설악산 공룡능선, 천불동 계곡
설악산 중청에서 바라본 공룡 능선
설악산 공룡 능선을 걷는다는 것은
그 웅장하고 경이로운 장관을
가까이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온몸으로 느끼고자 하는 욕망과
그 위험하고 힘든 곳을
두 발로 직접 헤쳐 나오며 얻는
희열에 대한 기대 등으로 인해
동경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년 많은 이들이
공룡을 찾고 즐기고 회상합니다.
설악 공룡능선(소공원-마등령-공룡능선-
무너미고개-천불동-소공원)코스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을 빼고도
코스 길이가 20km 이상으로
장거리인 반면
전체 산행 예상 시간은 10시간으로
짧은 편이라
회원들에게 조금 무리한 산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주목적인 공룡 능선과
단풍이 한창인 천불동 계곡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을철 설악산 공룡 능선의
대표적인 코스 중 하나.
바로 관련된 코스의 GPX 파일을 구하여
산행 정보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또한 GPX 파일은 실제 산행을 할 때
'경로 따라가기' 기능을 이용하면
경로이탈 안내 등을 해주기 때문에
산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설악산 소공원-마등령-공룡능선-
천불동-소공원.gpx
이러한 GPX 파일을 구하는 것이
예전에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트랭글, 램블러 등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트랭글GPS 앱을 이용하여
원하는 GPX 파일을 구하는 예시입니다.
GPX 파일을 구했으면
가장 먼저 자신이 가고자하는 코스와
동일한지 확인하고
지도를 확대하면서
경로가 이상하지 않은지,
고도 변화는 어떤지,
주위에 뭐가 있는지,
진행 방향은 어떤지,
기점으로 삼을 만한 곳은 어딘지 등
다양한 정보를 얻도록 합니다.
GPX 파일은 가급적 최근에 만들어지고
코스가 부드럽게 이어진 것이 좋습니다.
오래된 GPX 파일의 경우
등산로 유실 등
현재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중간 중간 튄 지역이 많으면
코스를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코스에 맞는
산행기를 찾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이 곁들여진 산행기를 보면
산행 중 도움이 많이 됩니다.
또한 식수, 휴식처, 예상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설악산 신흥사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 코스의 예상 거리는 21km인데
10시간이면
평속 2km/h 정도로 다니면 됩니다.
중간 휴식 및 식사 시간을 포함 하면
2.2~2.3km/h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만약 스스로의 산행 평속이
이 정도 되지 않는다면
이 코스를 선택하면
약속된 시간 내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인기 있는 코스를 다닐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니
중간 중간 발생하는
병목 현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평속을 잘 알고
예상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벽이라 많이 추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차에서 내렸을 때
생각보다 따뜻해서 당황했습니다.
상의는 스켈리도 컴프레션 티셔츠와
윈드스토퍼 셔츠를 입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카드 결제도 안되는 신흥사 입장료 3,500원...
국립공원법...문화재관람료...소송...뭐...
원래 코스에는 없었지만
희운각 대피소까지 올라가는데
조금 더 가서 대청봉에 들렀다
하산하기로 계획합니다.
저의 평속으로는
그다지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곰돌이를 다시 보니 반가웠습니다.
녀석 하나도 안 늙었네.
멋들어진 글씨체로
'사흥신산악설'이라 쓰여진
신흥사 산문(일주문)을 지납니다.
이내 높이 14.6m의
통일대불을 만나게 됩니다.
하늘을 잠시 쳐다보니
캄캄한 밤 하늘과
쏟아 질 듯한 별들로 아주 멋집니다.
대청봉까지 고작 9km 입니다.
대청봉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비선대까지는
거의 오르막이 없는 평지입니다.
거의 4km나 되는 거리입니다.
오르막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힘드니
이런 평지에서 속도를 내어 두면
조금 더 여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비선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좌측은 천불동 계곡 방향,
우측은 마등령, 공룡 능선 방향입니다.
비선대를 지나고 나면
바로 상당한 경사를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올라가면 그까짓 오르막
오르막 오를 때 종아리,
허벅지 등의 부상에 유의하며
특히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오르막 쉽게 오르는 비법
http://thankspizza.tistory.com/223
등산비법공개 - 오르막 쉽게 오르는 비법
등산을 하다 보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오르막을 오르는 것입니다.
오르막을 오르기 어려운 이유는
경사도가 높아서
평지보다 발을 높이 들어야 하고
중력에 맞서야 하며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며 오르기 위해
보다 많은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오르막을 잘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평지보다 발을 높이 들면서
이동하더라도
호흡이 부족하지 않도록
크게 숨을 쉬는 것이 중요...
그리고 오르막을 오르면
당연히 더워 질테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윈드스토퍼 셔츠를 벗고
컴프레션 티셔츠만으로
운행하기로 합니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 보니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헤드랜턴을 갈무리하며
잠시 고민을 합니다.
지금 시간이 6시 10분경,
일출 시간은 6시 33분...
조금 더 올라가서 일출을 볼만한
더 좋은 장소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이곳에서 일출까지
기다려서 보고 갈까?
이곳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면
대청봉 오르기는 힘들텐데...
이전에 왔던 경험이 있었으면
어디에서 일출을 보면 좋을지
미리 계획하고 움직였겠지만
오늘은 그냥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대청봉은 포기하고
이곳에서 일출을 즐기기로 합니다.
산에 왔으니 즐길 거는 다 즐겨야죠.
떠오르는 해를 버리고 어디를 가겠습니까?
그리고 윈드스토퍼 셔츠와
고어텍스 자켓을 입고
자크를 끝까지 올리고
추위에 대비합니다.
일출까지 시간이 더디 가는 듯 하지만
이곳저곳 둘러보고
지나는 사람들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참 일출을 즐긴 후
자켓과 셔츠를 벗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걸어가니
계단이 나오고
이 계단을 오르고 나니...젠장
정면이 탁 트인 일출보기 아주 좋은
멋진 장소가 나타났습니다.
아 젠장...
이런 곳을 두고 나무 사이로 지켜보느라고...
뭐 어쨌건 일출은 잘 봤습니다...하하
가을입니다.
캬 가을 설악입니다.
역시 설악입니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말할 것도 없고
가파르게 올라가는
눈 앞의 바위도 절경입니다.
오늘의 복장입니다.
상의는 스켈리도 컴프레션 티셔츠,
하의는 네파 폴라텍 파워 쉴드 바지입니다.
등산화는 K2 팔라딘인데
은퇴(?) 시켰던 녀석을 다시 신고 왔습니다.
요즘 주력으로 신고 있는
블랙야크 웰트화
배낭은
마모트 콤프레서 플러스 20L 입니다.
많은 분들이 작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 안에 마모트 기가와트 자켓(패딩),
윈드스토퍼 셔츠,
고어텍스 자켓,
여분의 셔츠, 양말, 수건,
행동식, 점심, 물 700ml, 장갑 등
필요한 물품은 모두 들어 있습니다.
가볍고 질기고...
제가 몇 년째 애용하고 있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에게
추천하지 못하는 것은
외부 물병 주머니가 없습니다.
서로 각자의 모습으로 설악과 어울려 보고
다시 단풍을 즐기며
공룡 등으로 길을 재촉합니다.
흐르는 개울에 물을 담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저도 손바닥으로 물을 받아 두어 번 마셔봅니다.
캬 시원타.
둘러보는 곳 마다 알록달록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고 있는
단풍에 눈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단풍잎이 예쁘게 물들었다기 보다는
말라서 바랜 색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금만 시야가 트이는 곳에 나오면
이러한 절경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과
중청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공룡을 타는 동안
항상 든든히 지켜 주는 세존봉입니다.
저 멀리 속초 바다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은 날씨입니다.
조금 더 올라서 본 세존봉입니다.
비단 공룡 능선 뿐만 아니라
등산을 할 때는
이처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합니다.
이 또한 등산의 즐거움입니다.
단지 공룡 능선에서는
이런 오르내리막이 조금 더 가파르고
조금 더 자주 있습니다.
그러니 즐거움도 두 배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인증샷입니다.
더구나 설악의 공룡과 같은
절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등산이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줄지어 기다리며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은
썩 재미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병목 현상이 길어져
서로 큰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조금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몇 차례의 병목 현상과
설악의 장관에 정신이 팔려 구경하다
일행과 헤어지게 되어
혼자 산행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다닐 때와 달리
조금 쓸쓸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구경하며 다녔습니다.
오르고 싶은 중청과 대청을 보며
길을 재촉하니 어느덧
무너미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에델바이스 그리고 범봉
시간은 11시 45분,
굳이 희운각을 갈 필요는 없으니
바로 천불동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천불동 계곡 방향은
수량이 더 풍부해서인지
단풍이 훨씬 곱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멋진 폭포도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자리잡고 앉아
한동안 넋 놓고
멍하니 바라보고 싶습니다만
약속된 시간이 있기에
사진만 몇 장 남기고 발 걸음을 옮깁니다.
물론 내키는 대로 사진은 찍고 다녀야죠.
아니면 너무 아쉬울테니까요,.
이하 사진만 나열합니다!
▲신선대를 당겨주고...
천불동 계곡은 보시다시피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올해 찾지 못하시는 분들은
내년에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을을 즐기기에는
공룡 능선을 타는 것보다
천천히 천불동 계곡을 왕복하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2시 정도에 신흥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침에 희미하게 지나쳤던
통일대불은 역시 대단합니다.
부처님 방가방가
곰돌이도 안녕, 잘있어라.
하 하...
가는 도중 B면 주차장을
두 번이나 물어 봤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거의 3~4km 더군요.
산행하시는 분들 꼭 확인하세요.
생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안전하게 도착하여
모든 일정을 잘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