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운해태배에 돌풍을 몰고온 허서현 2단. 32강전에서 최정 9단을, 16강전에서 문유빈 4단을 꺾고 혼성기전 첫 8강을 이뤘다.
2020 크라운해태배 본선 16강전
최정 꺾은 허서현, 문유빈도 제압
허서현 2단이 최정 9단에게 이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100명 중에 몇 명이나 됐을까. 허서현 2단이 문유빈 4단에게 이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100명 중에 몇 명이었을까.
그 허서현 2단이 최정 9단과 문유빈 4단을 연거푸 이긴다고 예상한 사람은 또 얼마나 됐을까. 새해 들어 '이변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2020 크라운해태배에서 '허서현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 랭킹 212위 허서현 2단(왼쪽)이 29위 문유빈 4단과의 첫 대결에서 역전승했다. 278수 만의 불계승.
19세 허서현 2단은 지난 4일의 32강전에서 최정 9단을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13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16강전에서는 문유빈 4단을 꺾었다. 2시간 10분, 278수 만의 불계승.
"바둑도 나쁘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견뎌내서 역전시켰다"는 바둑TV 중계석의 김영삼 해설자, "시간에 쫓겨 우상귀에서 젖힌 한수가 변화를 만들어냈고, 그 수에 문유빈 4단이 흔들렸다"는 배윤진 진행자.
▲ AI 승률 90%를 넘기기도 했던 문유빈(흑)이 우상귀 패싸움 과정에서 흔들렸다. 흑3이 사실상 패착. 맛 나쁜 중앙을 보강한 뜻이나 헛수에 가까웠다. 허서현이 4~8로 상변 흑집이 크게 깨뜨리면서 승세를 굳혔다. AI는 흑3으로 A를 추천했고 그랬으면 팽팽한 승부.
최정 9단은 국내 여자기사를 상대로 57연승을 거둔 바 있고, 그 후에 허서현을 만나기 전까지 다시 전체 여자기사를 상대로 17연승 중이었다. 또 문유빈 4단은 지난해 KB리그 신인왕이자 이붕배 신예최고위전 우승자.
현재 랭킹은 최정 9단이 27위, 문유빈 4단이 29위, 허서현 2단이 212위. 크라운해태배에서 여자기사의 최고 성적은 전기 대회 오유진 7단의 이번 시즌에 조승아 3단과 허서현 2단이 8강으로 올라갔다.
▲ 랭킹 59위 금지우 2단(오른쪽)은 32강전에서 문민종 3단을, 16강전에서 123위 이어덕둥 2단(왼쪽)을 꺾었다.
"이길 줄 몰랐는데 운이 많아 따랐다"는 국후의 허서현 2단. "요즘 '부득탐승'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한다고 매일 노트에 적어야 한다. 매일 승부를 해야 한다.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다져야 한다'는 서봉수 사범님의 말씀이 와닿았다"면서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8강전에서는 이창석-조완규 전의 승자와 대결한다. "점점 센 상대를 만나는데 오늘처럼 운으로 이기지 않고 최대한 실력을 발휘해 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전체기전 7연승과 함께 첫 출전한 크라운해태배 8강에 진출한 금지우 2단. 프로 전적 49승18패로 73.13%의 승률을 올리고 있다.
이어 열린 또 한 판의 16강전에서는 프로가 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난 금지우 2단이 6년차 이어덕둥 2단에게 199수 만에 불계승했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시작된 연승 숫자는 7연승으로 늘어났다. 8강 상대는 최재영 5단이다.
2017년에 닻을 올린 크라운해태배는 만 25세 이하(이번 기는 1995년 이후 출생) 기사들의 경연장. 참가 자격을 가진 기사 중 신진서 9단,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우승상금은 3000만원.
▲ 이변의 연속인 크라운해태배다. KB리거는 본선에 14명 올랐으나 16강전이 진행 중인 현재 4명 남아 있다.
▲ 지난해 KB리그 신인상과 이붕배 신예최고위전 우승을 차지한 문유빈 4단.
▲ '끼' 많은 이어덕둥 2단은 유튜버로도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 허서현 2단은 이창석-조완규 전의 승자와 8강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