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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 순으로 1.파스칼산다 직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을 비롯, 가공품 등을 90% 이상 취급하고 있다. 2.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지역 가공업체가 제조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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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푸드' 활성화…경제발전 선도 - 소량다품목 출하·지역 식품업체 가공품 활용…신뢰도↑
일본에서 로컬푸드가 발달하게 된 계기는 농식품에 대한 안전·안심 소비트렌드와 인구 고령화로 집약된다. 특히 현재 일본 로컬푸드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 로컬푸드는 완주군 용진농협이 2012년 4월 직매장을 열며 처음 소개됐다. 용진농협 또한 일본의 오야마 마을 직매장을 벤치마킹해 한국화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말 기준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협만 현재 50개소를 개장했고 포천시, 김포시 등 지자체에서도 파머스마켓 등 로컬푸드 매장을 개장, 전국 시·군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한국도 로컬푸드 직매장이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로컬푸드 매장이 단순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및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농업·농촌이 발전할 수 있는 도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일본을 통해 국내 로컬푸드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봤다.
# 로컬푸드, 농촌 경제 활성화 이바지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로컬푸드를 운영하고 있는 직매장은 지역 농업인들의 참여율이 높다. 이는 출하농업인들에게 경제적 가치를 부여함은 물론 고령농을 위한 배려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JA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하는 농가들에게 보통 15~20%의 수수료를 받는다. 도매시장 수수료와 비교하면 물론 비싸지만 도매시장 출하에 따른 박스비, 수집비, 선별비, 물류비 등을 비롯, 회계 관련 제반 비용 등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로컬푸드 매장은 도매시장과 달리 소량 다품목 출하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고령화된 농업인들에게 엄청난 혜택이다.
파스칼산다에 출하하는 한 농업인은 “도매시장은 규모화, 규격화된 농산물만 취급하지만 로컬푸드 매장은 크기, 품위에 상관없이 신선한 당일 수확 농산물이면 일단 받아준다”며 “가격은 내가 스스로 팔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제시하면 된다”고 밝혔다.
오카다 요시카즈 멕케몬히로바 점장은 “이곳 매장에 출하하는 농업인의 평균 나이는 60·70대로 특히 70대가 더 많다”며 “일본인들은 65세 정년 퇴직 이후 부모의 밭, 논을 물려받아 농사를 짓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마땅히 출하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직매장의 이용은 소량 다품목을 생산하는 초보 농업인들의 활용률이 높다”고 밝혔다.
# 지역 농축산물 물론 지역 가공품 적극 활용
일본 로컬푸드 매장에 놓은 농축산물은 당연 지역 제품이 주를 이룬다. 가공품 역시 지역 식품업체의 제품을 적극 활용한다.
파스칼산다 직매장은 산다시 인근에서 사육되는 소, 돼지 등을 가공한 소시지와 훈제육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식된장과 청국장, 곤약 역시 산다시에 위치한 가공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매장 입구에는 축분발효미생물제재(EM)와 공예품으로 활용될 수 있는 목재, 볏짚, 조화 등도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손수 뜨개질해 만든 장갑, 테이블 보 등 이곳 직매장의 판매 제품이기도 하다.
1년에 26억엔의 매출을 올리는 맥케몬히로바 직매장은 지역 농축산물 판매 비중이 80%에 이르며 사과, 연근 등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은 JA를 통해 타 지역에서 구매해 구색을 갖추고 있다.
이곳 역시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유제품과 육류 가공품은 지역 농가 또는 지역의 가공업체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로컬푸드 판매장은 최대한 지역 농축산물과 가공품을 활용해 판매대에 올리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로컬푸드 운영자는 “현재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축산물의 경우 지역 제품 대부분이지만 가공품은 대기업 제품도 눈에 띤다”며 “이는 지역 농축산물 가공에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므로 이를 폐지해 지역 가공품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로컬푸드 매장은 하나로마트와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며 “로컬푸드 직매장이 하나로마트화되지 않아야 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믿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농업의 6차산업화 이끄는 원동력
일본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자, 자국산 농산물의 면역체계를 갖추는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로컬푸드 직매장은 연중 소비자와 함께 수확 체험을 비롯해 잼 만들기, 절임식품 제조, 건강 요가 및 힐링 교실 등을 진행해 소비자들이 자꾸 찾아오도록 만든다.
이는 소비자와 잦은 교류를 통해 안전, 안심한 지역 농식품을 알리기 위해서다. 특히 일본은 매달 19일 농림수산성이 ‘식농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권장함에 따라 로컬푸드 직매장이 학교를 대신해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많다.
특히 이 같은 식생활 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과정이 바로 자국 농산물에 대한 교육이다. 미래의 소비자인 아이들에게 자국의 농산물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농산물이 신선함, 높은 영양가에 대해 홍보함으로써 보다 나은 식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농업·농촌에 관심을 불어 넣고 있다.
이는 일본 역시 외국 농산물이 밀려드는 현 시점에서 자국 농산물의 면역체계를 조성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오카다 점장은 “단순 지역 농산물 판매에서 저수지, 산림, 동식물·곤충, 온천 등을 활용해 테마마을을 조성하려 한다”며 “현재 마을 주민 46명이 직매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테마마을이 조성되면 더 많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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