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줄 알았어
다른 학교로 전학 가고
다른 동네로 이사 하고
때마다 아쉽게 손 흔들고
그럴 줄 알았어
짝꿍은 그런데
간다는 말도 없이
그냥 휑 가 버렸어
되거라
-착한 사람 되거라.
-꼭 필요한 사람 되거라.
-최고의 혜진이가 되거라.
잠자기 전,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엄마는 꼭 그런다.
-엄마두 최고의 엄마가 되거라.
-....
-엄마, 울어?
그리다 보니
내 취미는 그림 그리기
커다란 네모 그리고
그 안에
강아지풀 같은 눈썹 두 개를 나란히
눈은 나중에,
코는 콧구멍이 보이도록 커다랗게
입은 썰어 놓은 순대처럼 굵게
아 참 눈은,
감고 있지
일요일 잠만 자는
우리 아빠
내 짝 이름은 수지
우리 반에 황수지도 있다
선생님이 수지야, 부르지 않고 항상
강, 이라 부른다
황, 이라 부른다
그러면 네! 하고 대답한다.
친구들도 그렇게 부른다
수지, 라고 부르지 않고
말짱 황! 또는 새우 깡! 불러 댄다
내게 황! , 깡! 한다면
깡다구 있게 들이받을 텐데
성씨가
상이 아니라 황이 아니라
왕, 이면?
우리 모두 신하가 된다
치과에서
치과에서
아, 벌리고 있는데
하필이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가 왔다
맨날 뛴다고 올라오는 마녀가
눈으로 말했다
'너지?'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하필이면
마녀가 내 옆에 누웠다
나는 충치!
마녀는 틀니!
-아,
마녀가 먼저 소리를 냈따
-아,
나도 소리를 질렀다
마녀가 내 손을 잡았다
나도 놓지 않았다
카페 게시글
♤ 추천하고싶은 동시
눈으로 찍었어 / 이정이 / 시와 동화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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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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