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한국바둑리그]
우승을 못하면 어쩌려고?!
마치 열 손가락을 지지기라도 하겠다는 듯, 선수와 감독들의 우승 의지는 강렬하기만 하다.
5월 13일, 한국바둑계가 총 출동해 서울 63빌딩 2층 국제회의장에서 2009 한국바둑리그의 개막을 축하했다. 개막식 사회는 바둑계의 '재간둥이' 김지명씨와 최유진씨가 맡았다.
먼저 개막식 축사에 나선 메인 스폰서 KB국민은행 최인규 부행장은 "이번 리그는 산고끝에 나온 옥동자를 보는 느낌"이라며 "어려움끝에 개막을 했으니 한층더 발전 할 게 분명하다"면서 선수 및 감독들 모두에게 환영과 감사를 표했다. 사회자인 김지명씨와 최유진씨는 '바둑리그가 숱한 '바둑폐인'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축하.
다음은 7개팀 단장,감독,선수들의 인터뷰를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한게임 팀
경기 한게임 - 본전을 뽑겠다. - 우승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단장 정욱] "한게임은 6년연속 참가팀이다. 이번에야 말로 우승을 해서 본전을 뽑겠다.
- 차민수 감독은 드라마 All-in의 주인공이다. 이 리그에선 어떤 All-in전략을 쓸 것인가?
[감독 차민수 4단] 일단 (포커도 게임인데)게임하면 한게임이다. 이번에 우승을 완성시키려고 승부사인 나를 감독으로 쓴 것 같다. 우리팀은 '약한 9단'이 한명도 없다. 그만큼 강팀이다. 올해 우승할 것으로 자신한다."
- 김미리 초단은 유일한 여성기사다. 꿈의기전 바둑리그에 입단하자마자 출전케 됐는데 소감은?
[김미리 초단]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기쁘다, 꼭 도움이 되겠다."
- 좋아하는 기사는
"이창호 9단" --> 적군을 좋아하시는군요.(사회자)
감독 : 차민수
선수 : 윤준상, 이영구, 홍성지, 김주호, 김미리, 한웅규
▲KIXX 팀
Kixx - 바닥이다. 올라갈 일만 남았을 뿐. [박희준 단장] "이번에 감독도 교체했다. 저번에 꼴등이라 더 떨어질 곳도 없다.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감독 양재호 9단 ] 이창호 9단을 제외하고, 모두 젊은 선수로 바뀌었다. 감독도 바뀐 마당에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예전에도 그랬듯이 즐겁게 승화시키겠다. 선수들과 모든 부담을 즐겁게 이겨나가겠다."
- 3년째 1지명 및 보호선수로서 KIXX와 함께하고 있는데..
[이창호 9단] "아 그 부분이 가장 죄송하다. 이번 선수 선발에서 저를 당연히 버리실 줄 알았는데, 또 택해 주셨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저도 얼마전 큰 시합에 져서 바닥이라 생각한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감독 : 양재호
선수 : 이창호, 박정환, 홍민표, 박시열, 강창배, 고근태
▲영남일보 팀
대구 영남일보 - 3연속 우승노리는 스파르타식 감독 [개막식 예언이 꼭 들어맞는다는 쪽집게 이정환 단장] 어렵다. 이번에는 모든 팀의 전력이 평준화되서 예상이 어렵다. 다만 우리팀의 박영훈 + 김지석의 환상콤비를 무기로 영남일보가 무한질주 할 것이 예상된다.
[감독 최규병 9단] 3연패를 못할까봐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무사히 대회가 열려서) 다시 우승할 기회가 온 것이라 기쁘다. 나는 최강의 선수만을 뽑았다. 정으로 뽑지 않는다. 우승을 자신한다.(입술꽉).
[박영훈 9단] 예전에도 영남일보팀으로 뛴 적이 있다. 그때 잘 못해서 미안했는데, 이번에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 기쁘다. 특히 최규병 감독을 만나 기쁘다.(박9단은 최감독의 제자)
감독 : 최규병
선수 : 박영훈, 강유택, 김지석, 김형우, 염정훈, 유창혁
▲티브로드 팀
이북5도 티브로드 - 서봉수의 도깨비팀 -조한승을 좋아하는 이유?
[단장 박용신] 보호선수로 조한승을 선택했다.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며 굉장히 맘에 든다.
[감독 서봉수 9단] - 도깨비 팀이란 이야기가 있는데, 몇위를 예상하나?
당연히 우승이다. 내가 자신이 없어도 선수들이 잘 하면 끝나는 거다. 선수들이 잘할 거다."
[목진석 9단]- 바둑리그 선발은 주로 어린 저단진을 선호하는데 이팀은 9단이 가장 많다. 4명이나 된다.
" 우리는 강한 9단만 모여 있다. 9단들의 장점이라면 노련함?(쑥쓰럽구만)
[조한승 9단] 전에 2지명일때 전승했다. 잘 할 거라 생각한다.
감독 : 서봉수
선수 : 목진석, 조한승, 안조영, 류동완, 김현섭, 최명훈
▲신안태평천일염 팀
신안 태평천일염 - 이세돌의 빈자리, 5만 신안군민이 응원군! [박우량 군수] 건강은 음식을 잘 드시는게 중요하며, 음식에는 소금이 중요하고, 그중에서도 천일염이 좋다. 한국 천일염의 70%를 생산하는게 바로 신안이다. 신안은 청정의 상징이다. 이번에 이세돌 9단이 참여를 못했지만 신안이 고향이고 5천만 국민들에게 바둑을 통해 신안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230여개 자치단체중에서 바둑리그 참가는 우리가 최초인데, 참가 예산을 쓰는데 흔쾌히 동의해준 5만 군민들에게 감사한다."
[감독 이홍렬 9단] 우린 신생팀이다. 결코 들러리 서지 않겠다. 가을잔치에서 4강에 들어 들러리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강동윤 9단]-이세돌의 빈자리를 채웠는데?
"올해 성적을 좀 높여보고 싶다. 아마 상대팀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저는 부담이 없다. 저보단 이세돌을 선호하실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리그에서 이세돌 9단과 승부에서 만나지 않으니 다행이다."
감독 : 이홍열
선수 : 강동윤, 박정상, 이원도, 이정우, 이태현, 안형준
▲바투 팀
인천 바투 - 우리는 히든, 스캔할테면 스캔해봐! [단장 이정주] 바둑과 바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바투와 바둑은 함께 문화에 기여하며 발전할 것이다.
[감독 김영환 9단] 우리팀에 만족한다. 좋은 표정을 숨길 수가 없을 정도다. 선수선발에 '히든'선수가 많이 있었는데 상대편들이 '스캔'을 할 줄 몰라 우리가 출중한 선수들을 뽑았다. 이번에 2등만 하겠다. (리그는 2등만하고 4강이 겨루는 포스트시즌에서 우승하겠다는 뜻임)
[백홍석 6단] 1지명에서 3지명으로 강등돼었는데?
강등이라기보단 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속상하지만 자신을 채찍질해 팀도 우승하고, 기량도 올리겠다.
감독 : 김영환
선수 : 원성진, 허영호, 백홍석, 박승화, 윤성현, 김승재
▲하이트진로 팀
서울 하이트진로 [단장 이장규] 난 군대3급이다. 실력에비해 바둑을 더 좋아한다. 선수들의 열렬한 팬이되어 단장의 임무를 다하겠다.
[감독 강훈 9단] 초임 감독이라 우려하는 것은 알고있다. 오더에 신경을 쓰며 충실히 하겠다. 선수들이 잘 이겨줄 것으로 믿는다.
[조훈현 9단] 최고령 선수인데, 비결은? 보약인가?
"대답을 안해도 알 것이다. 하하. 이게 단체전이라 한사람이 저조해도 다른사람이 아주 잘하면 성적이 좋아진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우리팀이 강팀이라), 앞사람을 밀어주는 역할만 해주면 분명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감독 : 강훈
선수 : 최철한, 한상훈, 조훈현, 이춘규, 진동규, 안성준
끝내기 광경 - 식사 끝나고 전부 남아? 감독님은 무서워 개막식에서 모든 팀이 점심식사 테이블에서 떠나간 후, 오직 영남일보 팀만이 최규병 9단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최규병 9단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을 저절로 알 때까지 소속 팀원들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역시 스파르타식?
▲어, 벌써 다 갔네들, 감독님이 일어나자, 그제서야 선수들도 모두 엉거주춤
▲각 팀주장들, 최철한,원성진,목진석,박영훈,강동윤,이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