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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 진공관 앰프의 이해
5극 진공관의 구조와 특징
5극 진공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다극관이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3극관에 대한 반대적인 용어인데 3극관이 그리드를 하나만 가지고 있는 반면에 다극관은 그리드를 2개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드를 4개 이상 가지고 있는 진공관도 있지만 오디오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3극관에 스크린 그리드와 서프레서 그리드를 추가한 5극 진공관, 그리고 5극 진공관의 변형인 빔관뿐입니다.
3극 진공관 외에 5극관과 빔관이 탄생한 이유는 3극관이 갖는 높은 그리드와 플레이트간의 정전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였습니다. 3극관은 고주파로 갈수록 그리드와 플레이트의 전극간 정전용량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 점차적으로 이들 주파수의 신호에 대해서는 쇼트 상태에 가깝게 되어 증폭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동작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해소하고자 하여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컨트롤)그리드와 플레이트 사이에 스크린 그리드라는 것을 설치하여 이 (컨트롤) 그리드를 감싸므로서 실드 효과에 의해 정전 용량을 수 ㎊용량 단위에서 0.01㎊이하의 용량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그림1]
보통 이 스크린 그리드에는 + 전위를 걸어주게 되는데, (컨트롤) 그리드를 빠져나간 전자는 + 전위의 스크린 그리드에 의해 더욱 세게 가속되어 플레이트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속된 전자가 플레이트 표면에 충돌함으로써 2차 전자라고 하는 플레이트에서 나오는 전자가 생기게 됩니다. 이 2차 전자는 때에 따라서(플레이트 보다 스크린 그리드의 전위가 높아지는 때) 플레이트에 흡수되지 않고 (컨트롤) 그리드로 흡수되어 역전류가 흐르는 원치 않는 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3극관에도 2차 전자가 생길 수 있지만 플레이트의 전위가 그리드보다 항상 높으므로 플레이트에 다시 흡수되어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런 2차 전자의 악영향을 막기 위해 스크린 그리드와 플레이트간에 서프레서 그리드를 설치하여 2차 전자가 컨트롤 그리드로 가는 것을 막아 주도록 하였습니다. 서프레서 그리드, 즉 "억제 전극"이란 말은 바로 이 2차 전자를 억제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입니다.
서프레서 그리드는 보통 접지점에 연결하여 플레이트의 전위보다 낮게 설정해서 2차 전자가 이 서프레서 그리드에서 반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플레이트(양극), 캐소드(음극), 컨트롤 그리드, 스크린 그리드 및 서프레서 그리드의 5개 극을 갖기 때문에 5극관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전극간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4극관으로, 다시 2차 전자의 영향을 없애기 위해 5극관으로 변모되었는데 이 5극관에는 3극관에서 볼 수 없는 다른 장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컨트롤 그리드의 추가에 의해 전자가 가속이 되어 낮은 바이어스 전압으로도 충분한 전류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서, 5극관으로 출력관 등을 구성할 경우에는 낮은 드라이빙 전압으로도 쉽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오디오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라디오 주파수에 비해 주파수가 훨씬 낮기 때문에 전극간 감소에 의한 득보다는 드라이빙이 쉽다는 점 때문에 5극관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빔관은 [그림2]에서 보는 바와같이 5극관의 서프레서 그리드 대신에 빔형성판을 붙이고 스크린 그리드와 플레이트간의 간격을 대폭 떨어뜨린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 빔관은 서프레서 그리드는 없지만 컨트롤 그리드에서 플레이트로 가는 거리가 멀고 또한 컨트롤 그리드의 전위(Potential)가 플레이트보다 높으므로 컨트롤 그리드를 빠져나온 전자는 일종의 브레이크가 걸려 속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같이 속도가 늦추어진 전자의 무리는 "공간 전하(space charge)"라는 것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공간 전하는 플레이트에서 나오는 2차 전자를 되돌려 다시 플레이트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2차 전자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빔 형성판은 보통 그 전위를 캐소드의 전위와 같게 만드는데, 전자빔 형성을 도와주는 한편 플레이트에서 나와 떠도는 2차 전자가 컨트롤 그리드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빔관은 컨트롤 그리드와 스크린 그리드를 서로 평행이 되도록 감아 전자가 쉽게 이들 극사이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스크린 그리드에 부딪히는 전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스크린 그리드 전류가 감소하는 좋은 효과를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진공관 내부에서 열로 없어지는 전력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필요한 출력관에서는 5극관보다 빔관이 유리하기 때문에 빔관은 특히 출력관으로 대부분 제조됩니다. 특히 진공관이 발달하는 1950년대로 들어가면 출력관은 대부분 빔관으로 제조된 경향이 보입니다.
전후에 유럽에서 제조된 5극 진공관 또는 그 구조를 스크린 그리드와 컨트롤 그리드의 핏치를 평행으로 놓아 빔관의 특징인 낮은 스크린 그리드 전류 특성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극 진공관의 특징은 [그림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플레이트 전압, 전류 특성 곡선(Eb-Ib)이 3극관과 아주 다릅니다. 5극관에서는 플레이트 공급 전압이 어느 정도 증가할 때 가지는 플레이트 전류도 급격히 증가하지만 그 후에는 플레이트 전류가 거의 일정해집니다. (컨트롤 그리드 전압을 일정하게 하고 서프레서 그리드는 0V에 위치시켜 놓고 측정한다)
이렇게 변하는 점을 "Knee Voltage"라고 하는데, 단어 뜻대로 "무릎"과 같이 꺾어진 후 일정하다는 의미로 붙인 것 같습니다. 이 전압을 중심으로 스크린 전류도 급격히 감소하다가 그 이후는 거의 일정하게 됩니다. 5극 진공관은 플레이트 전류와 컨트롤 그리드 전류가 일정한 부분에서 동작시킵니다.
주요 5극 진공관의 종류
KT88(6550)
KT88은 영국 G.E.C(General Electric Company의 약자로 미국의 General Electric 社와는 명칭은 비슷하나 별개의 회사임) 社 산하의 M.O. Valve 社에서 개발한 KT 시리즈 중 당시 가장 큰 출력을 낼 수 있는 4극 빔 출력관입니다. KT 시리즈의 출력관 중에는 KT63, KT66, KT77 및 KT88이 있습니다. 이 KT88 진공관 하면 매킨토시 社의 MC275 파워앰프의 크롬 플레이트 패널 위에서 빨갛게 빛을 발하고 있는 위용 있는 자태가 연상됩니다. 특히 유리 벽 옆면에서 황금색으로 포효하는 사자상이 그려진 (골든 라이온 마크가 있는) KT88 진공관은 더욱 매력적입니다.
아주 드물기는 하나 "황금 군주(골드 모나크)" 마크가 있는 G.E.C 社의 KT88도 있는데 이 진공관은 생산 개수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부르는 게 값일 만큼 매우 비쌉니다. 이 진공관 밑면의 알루미늄 베이스에는 빨간색 띠로 "GENALEX"라는 회사명이 명기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중국에서도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KT88을 생산하고 있는데 "골든 드래곤"이나 "선 그릴" 브랜드와 같이 영국 등지에서 품질 검사를 하여 재판매하는 선별관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 KT88은 싱글 앰프 구성으로도 최대 20W를 뽑을 수 있고 푸시풀 AB1 급으로 최대 67W, AB2 급으로 구성시 100W 정도 뽑을 수 있습니다. 디소 무리를 하면 B급 동작에 가깝게 동작시켜 150W까지도 뽑을 수 있는 강력한 진공관입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6550도 규격은 KT88과 같습니다. 다만 미국제는 유리관에 굴곡이 없는 GT형이 대부분입니다. 외관상, 음질상 KT88보다 한수 아래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텅솔 社에서 나온 6550은 KT88과 상당히 닮은 항아리형으로 모양도 이쁘고 저역의 힘도 좋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코카콜라의 병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Coke Bottle"형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러시아의 소브텍 社에서 생산된 6550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만듦새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여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찾고 있지만 역시 텅솔 社의 6550에는 못 미칩니다.
6L6 계열
역사가 오래된 빔관으로 1939년에 미국 RCA 社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원래는 아래 사진에서 모는 바와 같이 메탈관(왼쪽 첫번째)이었는데, 그 후 6L6G가 되면서 유리관으로 변하였습니다. 초기의 6L6G및 616GA는 ST타입의 진공관이었으나 6L6GB, 6L6GC등으로 변하면서 플레이트 손실이 초기의 19W에서 30W로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이 6L6류는 주로 푸시풀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어떤 진공관보다도 직선성이 좋고 오디오용으로 잘 맞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A급 푸시풀의 경우는 4W 정도의 출력을 뽑을 수밖에 없으나 AB급으로 구성하면 20W에 가깝게 출력을 내게 할 수 있습니다. 히터는 6.3V에 0.9A의 전력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이 6L6 진공관을 사용한 예는 미국 매킨토시 社의 MC240 및 MC30 파워앰프가 있으며 웨스턴 일렉트릭 社에서는 103B, 109B, 118, A-10등 6개 기종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페어차일드 社, 크래프트맨 社 등 1950년대의 미국 회사에서 즐겨 채용했었습니다. 특히 이 6L6은 전기 기타의 앰프부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불후의 명기라고 일컫는 미국 마샬 社의 기타 앰프에 주로 채용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진공관은 수량면에 있어서는 전기 기타 앰프용의 수요가 훨씬 많은 편입니다(오버 드라이빙 등 가혹한 조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 자주 교체하기 때문). 구조상 상호 컨덕턴스(Gm)가 낮아 발진을 잘 하지 않으므로 자작 대상 진공관으로도 아주 좋은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 6L6계열의 진공관 중에서 5881은 공업용으로 개량한 모델인데 플레이트 손실이 커졌고 내진 구조를 가져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6L6 진공관은 RCA 社에서 개발했으나 주로 구할 수 있는 것은 GE 社 제품이 많습니다. 지금은 러시아제의 5881이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값도 저렴하고 특히 음질이 좋아 미국 등지에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유명한 기타리스트 에릭 클립톤이 자신의 마샬 기타 앰프의 진공관을 러시아 소브텍 社의 5881로 바꾸고 나서 "밀키 사운드"란 말로 그 부드러움과 풍요로움을 극찬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유럽에서 이 6L6에 상당하는 진공관은 영국 STC 社의 CV1947이 있고 KT66도 유사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WE350B
WE300B가 3극 출력관의 황제라면 5극 출력관의 황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 社의 WE350B입니다. 이 진공관은 구조가 6L6과 매우 유사하나 히터 전류가 0.9A에서 1.6A로 대폭 향상되었고 캐소드 면적도 커져 열적 안정성과 음악적 질감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극장용 등의 업무용으로 1940년도에 개발되었는데 초기의 WE350A는 플레이트가 진공관 위쪽에 달려 캡을 사용하는 형태의 것이었으나 WE350B는 일반 ST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국내에서 구하기가 극히 어렵지만 일본에서의 가격은 WE350A가 WE350B보다 좀 저렴하게 거래가 됩니다. 1990년대 중반 중국에서 제조되어 영국에서 선별 판매하는 골든 드래곤의 GD/ESTi 350B가 시중에 판매되었는데 당시 개당 7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었습니다.
EL34(6CA7)
1990년대 중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진공관 파워앰프의 절반 이상이 출력관으로써 이 EL34를 채용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진공관이었습니다. 이 EL34 진공관은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오디오용으로 개발된 5극관인데 이와 같은 규격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6CA7은 5극관이 아닌 빔관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완전한 호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진공관은 3극관 접속 싱글 앰프로 사용해도 약 6W 이상을 낼 수 있어 중형 3극 출력관 이상 가는 출력을 뽑을 수 있습니다. 직선성은 5극관으로서는 아주 우수한 편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의 럭스만 社에서 1970년대 중반에 진공관으로서는 가장 최후에 개발된 3극 출력관인 8045G도 실은 5극관을 진공관 내부에서 3극관 접속한 것입니다.
푸시풀로 구성해서는 3극관 접속을 하거나 UL(Ultra Linear)접속을 하거나 또는 5극관 접속을 하느냐 그리고 동작 급수를 A급, AB2급으로 하느냐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25W에서부터 최대 100W까지 내게 할 수 있습니다. 파라 푸시풀로 구성하여 100W 정도 내게 하면 아주 안정적이면서도 충분한 출력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마란츠 社의 전설적인 명기인 모델 9 파워앰프가 바로 이 경우입니다.
이 EL34나 6CA7을 제조한 진공관 회사는 매우 많았는데 그중 독일의 텔레풍켄 社와 영국의 뮬라드 社 제품의 성가가 높습니다. 이후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선별하여 판매하는 골든 드래곤 社 제품과 동유럽에서 제조되는 체코의 텔사 브랜드와 같은 제품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KT77
EL34와 거의 비슷한 출력관으로 EL34가 5극 출력관인데 비해 KT77은 빔 형성판이 달린 4극관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G.E.C 社에서만 생산되었는데 외관으로는 거의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EL34와 닮았습니다. 규격표에 의하면 EL34보다 높은 400V의 공급 전압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진공관 역시 1980년대에 생산 중지되어 구하기 어렵습니다. 가끔 마이클 & 오스틴등 영국제 파워앰프에 이 진공관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KT66
영국의 G.E.C 社에서 개발된 중급의 빔 출력관으로 영국의 쿼드 II 파워앰프에 사용되어 유명해졌습니다. 미국의 6L6GA 진공관과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 개발사에 큰 획을 그은 윌리엄슨 앰프 회로의 출력관에 이 진공관을 사용하여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송신관인 807과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플레이트 손실도 25W로 같습니다. 출력은 최대 500V의 공급 전환에 의해 AB1급으로 50W 정도를 내게 할 수 있습니다. 히터 규격은 6.3V, 1.5A입니다. G.E.C 社가 오리지널 메이커이지만 오스람, 마르코니 社의 제품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쓸만한 제품은 중고품도 상당한 가격을 주어야 할 정도입니다.
807
원래는 송신관으로 개발된 빔 출력관으로 2차 세계대전 후 군용으로 사용되던 진공관이 대량으로 방출되었기 때문에 한때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으며 충분한 출력을 얻을 수 있는 진공관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특징은 KT66이나 6L6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 진공관을 사용한 회로를 그대로 사용하여 제작하여도 될 정도입니다. 단 상호 컨덕턴스가 크기 때문에 발진이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 유의하면 됩니다. 플레이트 손실이 25W 정도로 크기 때문에 싱글 앰프 구성시에도 10W 정도 나오고, AB1급으로 하여 푸시풀로 구성하면 60W 정도까지 뽑을 수 있습니다. 군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구조가 매우 견고한 것도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6V6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던 이른바 전축에 가장 많이 사용하던 진공관입니다. 일찍이 1930년대말에 6L6과 더불어 RCA 社에서 개발되었습니다 6L6과 마찬가지로 처음 나올 당시에는 메탈관이었는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차츰 ST관 타입을 거쳐서 GT관 타입으로 변하였습니다.
이 6V6으로는 싱글 앰프로 구성시 약 4W의 출력을 뽑을 수 있어 1960~1970년대 당시 국내에서는 8인치 삼미 스피커 유닛을 네트워크 없이 싱글로 울리는 형태로 하여 전축으로 많이 꾸며졌습니다. 싱글로 꾸밀 경우 출력은 작고 디스토션도 많지만 특성상 귀에 부담이 없는 2차 고조파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음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푸시풀로 구성할 경우 A급 동작으로 약 10W, AB급 동작으로 약 14W를 뽑을 수 있습니다. 히터 규격은 6.3V, 0.45A입니다.
이 6V6을 생산한 회사는 여러 회사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원조인 RCA 社를 비롯하여 하이트론, 켄라드 社 등이 있는데 국내에서 보이는 제품은 주로 GE 社 제품입니다. 유럽에서도 이 6V6은 뮬라드, 텔사, 브리마 社등 여러 회사에서 생산되었습니다. 출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제의 고급 앰프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프로용 기기의 라인 앰프 출력단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파워앰프로 이 진공관이 사용한 예로는 미국 크래프트맨 社의 C-400등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당시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파워앰프를 자작하여도 훌륭한 음질을 내주지만 300B나 2A3 푸시풀 앰프의 드라이빙관으로 사용하면 이른바 "파워 드라이빙 방법"이라 하여 3극관의 상쾌함에다 적당한 두께도 얻을 수 있어 아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웨스턴 일렉트릭 社의 WE349도 6V6과 비슷한 진공관으로서 구하기가 어렵지만 음질 좋은 5극 진공관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6F6
6V6과 매우 흡사한 빔관으로 미국 RCA 社에서 1935년에 메탈관으로 처음 생산되었습니다. 후에 ST타입의 유리관을 가진 6F6G로 변하였고 다시 6F6GT로 변모하였습니다. 1940~1950년대의 미국의 유명한 음향학자인 올슨이 설계한 이른바 올슨형 앰프에 이 6F6G를 출력단에 4개를 사용하여 파라 푸시풀 형태로 꾸몄습니다. 이 앰프는 6F6G 출력관을 3극관 접속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6F6G를 3극관 접속하였을 때의 음질은 845와 같은 고전 3극 출력관의 음질에 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고 합니다. 약 300V의 공급 전압으로 푸시풀 구성시 약 10W 정도를 내게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6V6GT등에 비해 구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EL84(6BQ5)
2차 세계대전 이후 네덜란드의 필립스 社에서 개발한 9핀 MT형 5극 출력관으로 미국에서도 동종의 진공관이 6BQ5라는 이름으로 생산되었습니다. 종래의 출력관에 비해서 다른 점은 상호 컨덕턴스(Gm)가 대폭 향상되어 전력 감도가 극히 높아 드라이빙이 쉽다는 점 그리고 MT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출력을 뽑을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싱글 앰프 구성시 약 5.7W, 푸시풀로 구성할 경우 약 17W를 낼 수 있습니다. 히터는 6.3V, 0.79A로 MT관으로서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EL84는 자작할 경우 첫째로 Gm이 높은 만큼 발진하기 쉽다는 점, 그리고 푸시풀 구성으로도 3차 고조파 디스토션이 다소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적당한 부궤환을 걸어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다소간 주의가 필요합니다. 바이어스가 낮으므로 자기 바이어스 방식을 사용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8BQ5라는 동등관도 있는데 이는 단지 히터 규격이 8.4V, 0.6A로 변경되었을 뿐입니다.
7189, 7189A
6BQ5와 매우 비슷한 진공관으로 역시 9핀의 MT관입니다. 핀 배치 역시 동일한데, 다만 최대 허용 플레이트 전압을 100V 정도 높인 진공관입니다. 때문에 B급에 가까운 푸시풀 동작으로 하여 최대 24W까지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형의 MT관이기 때문에 열 발산이 좋지 않아 진공관 유리벽이 매우 뜨겁게 되어 수명이 짧아집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아이들링 커런트가 적은 B급 푸시풀 동작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면에서 많은 아이들링 전류가 흐르는 A급 싱글 앰프 구성은 바람직스럽지 못합니다. 과거에 소형 전축 등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국내에서는 주로 GE 社에서 생산된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7591
미국 매킨토시 社의 MC225 파워앰프와 피셔 社의 800C와 같은 리시버 앰프에 사용된 적이 있는 GT관 타입의 5극 출력관입니다. 오디오 전용관으로 생산되어 1960년대의 앰프에 많이 사용되었으나 1990년대 중반 재고가 거의 없어져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다시 동유럽에서 생산이 되어 현재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AB1급 푸시풀 구성으로 500V의 공급 전압으로 최대 50W까지 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25W 정도까지 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히터 전압이 6.3V, 1.2A로 6L6GC보다 크기 때문에 7591대신 6L6GC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출력 트랜스포머의 1차 임피던스도 6.6㏀으로 거의 같고 바이어스 전압도 그런대로 비슷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6L6GC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핀 배치가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개조가 필요합니다.
6BM8
이 진공관은 다소 특이한 관으로 고증폭률(μ=70)이 3극 전압 증폭관과 5극 출력관이 한 유리관 안에 합해진 복합 진공관입니다. 9핀의 대형 MT관 모습을 하고 있는데 히터 전압은 6.3V, 0.78A로 8B8, 16A8, 32A8, 50BM8등 히터 전압만 다른 동등관이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원래 유럽에서 브라운관 TV의 수직 발진용과 수직 출력용으로 설계한 진공관이지만 고급 라디오나 전축에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5극 출력관의 내부 저항이 낮기 때문에 부궤환(NFB)을 걸지 않아도 그런대로 댐핑이 좋은 소리를 내줍니다. 출력 트랜스포머의 1차 임피던스는 4~8㏀의 것 중에서 어느 것이나 사용하여도 괜찮은 것이 특징입니다. 250V의 공급 전압으로 푸시풀 구성을 하면 약 10W 정도를 낼 수 있습니다. 싱글 앰프로 구성하면 단 2개의 진공관 만으로 소형 파워앰프를 만들 수 있는데 약 3W 정도를 내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진공관으로서 6GW8이 있는데 상호 컨덕턴스가 높을 뿐 다른 성능은 비슷합니다.
6GB8
일본에서 설계되고 만들어진 대출력 빔관으로 일본 앰프 자작 관련 잡지나 책자에서는 이 진공관을 사용한 자작 기사를 가끔씩 볼 수 있지만 일본 이외에서는 제조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이 진공관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6V6의 3배에 해당하는 출력을 낼 수 있는데 싱글 구성시에도 10W 이상을 뽑을 수 있고 푸시풀로 구성하면 75W 정도는 간단히 내게 할 수 있습니다.
KT99
1990년대 초반 새롭게 개발된 진공관으로 미국 골드 에어로 社가 KT88의 규격을 상회한다고 광고를 하며 내놓은 새로운 진공관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중국산 KT88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규격을 갖고 있습니다. 단지 최대 플레이트 전압이나 최대 그리드 전압 등 최대 규격이 약간 더 높습니다. 모양은 대출력 5극관으로서는 드물게 가스 배기구가 위쪽에 붙어 있고 가느다란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대형 MT관을 보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진공관의 모습과 만듦새로 보아 동 유럽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추측되는데 KT88보다 우수하다는 인식을 시키겠다는 순전한 상업상의 목적에서 임의로 이름을 KT99라고 붙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외에 KT90, KT100의 이름을 붙인 것도 있으나 이 역시 선전 목적 위주로 이름을 붙인 것으로 후기에 개발된 KT88의 또 다른 이름으로 보면 됩니다.
EL156
독일에서 제조된 오디오용으로는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빔 출력관으로 레코드 커팅용 드라이빙 앰프의 출력단에 사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EL156의 크기는 플레이트 손실값이 50W로서 EL34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싱글 앰프로 동작시켜도 24W 정도 내게 할 수 있으나 보통 AB1급 푸시풀로 구성하여 최대 130W의 출력을 내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진공관은 대부분 텔레푼켄 社에서 제조되었는데 수량이 많지 않아 생산하고 있을 당시에도 값비싼 진공관의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구하기 다소 어렵고 값도 비싼 편입니다. 특수 9핀용 소켓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 되는 요소입니다.
F2a, F2a11
독일 지멘스 社에서 개발된 출력관으로 F2a는 5극관이고 F2a11은 빔관입니다. 그렇지만 소켓만 변경한다면 다른 규격이 같기 때문에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극관 접속으로 A급 싱글 동작시키면 5.5W 정도가 나오며 AB1급으로 5극관 푸시풀 동작시키면 40W 정도까지 내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5극관 접속으로 하여 싱글 동작시키면 다소 많은 디스토션이 나오기 때문에 부궤환(NFB)을 걸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넉넉한 출력을 내게 하면서도 바이어스 전압이 20V 정도로 낮기 때문에 사용하기 아주 쉽습니다. 명 3극 출력관인 ED2를 연상시킬 만큼 수려한 외관을 갖고 있는 데다 넉넉한 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유럽판 WE350B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EL37
EL34가 잘 알려져 있는 반면 EL37은 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EL34와 아주 닮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주요한 차이점은 EL34의 플레이트 내압 전압이 800V에 이르는데 비하여 이 EL37은 400V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플레이트 손실은 25W로 동일하며 외관이 GT관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기는 오히려 더 큽니다. 플레이트 전압을 400V 이하로 낮추어 사용한다면 EL34보다 더 나은 음질을 들려준다고 합니다. 푸시풀 구성으로 하여 380V의 전원 전압을 공급하면 약 40W의 출력을 내게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그리 비싸지 않게 구할 수 있는데다 모습 또한 EL34보다 더 고전적이기 때문에 적극 사용해 보고 싶은 5극 출력관입니다.
42, A642
가장 오래전에 미국에서 개발된 5극 출력관의 하나로 소출력의 출력관으로서 푸시풀 구성시 8W 정도를 내게 할 수 있습니다. 3극관 접속으로 싱글 앰프로 구성하면 소형 3극관인 45와 상당히 비슷한 음질을 내준다고 합니다. 출력은 1W를 약간 상회할 정도로 작습니다. 출력이 작고 5극 진공관 특유의 음색이 나오므로 가급적 푸시풀로 구성하고 부궤환(NFB)을 걸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히터 규격은 6.3V, 0.7A인데 히터 규격만 다를 뿐 특성이 같은 진공관이 여러 개 있습니다. 2A5나 6F6도 42와 매우 유사한 관입니다. 42가 미국관인데 비하여 이와 동등한 유럽제 진공관이 A642입니다. 유럽에서는 여러 회사에서 생산되었기 때문에 비슷한 명칭이 많은데 예를 들면 G42, T42(러시아), 42E(G.E.C)등이 있습니다.
47
이 역시 가장 오래전에 개발된 5극 출력관의 하나로 전신은 247입니다. 이 247은 1929년에 RCA 社에서 개발된 사상 최초의 5극 출력관입니다. 47의 히터는 2A3와 같이 직열형, 2.5V인데 1.75A의 전류를 흘려 주어야 합니다. 싱글로 동작시키면 약 3W 정도의 출력관을 내게 할 수 있습니다. 외관 역시 ST관 타입으로 고전관의 풍취를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수요 또한 그리 많지 않으므로 미국에서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자작 애호가라면 한번 구입하여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247, 47, 2A5, 42및 6F6은 유사 계열의 진공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5극 진공관 앰프의 이해 / 부산오디오 전문 판매점 태하사운드 051-752-3581|작성자 teahasoun
첫댓글 이번에 3번째 KT88 진공관 앰프를 만들면서 각오를 새롭게 하고 열심히 했는데 B전압을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정류관을 불태워 먹었습니다. 태림트랜스 조사장에게 앰프를 들고 갔다가 회로도도 안보고 만드냐고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사실 저는 회로도는 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만들었던 것을 참고해서 조금씩 변형해서 제작하는데 이번에는 고압 320V 가지고 실수하는 바람에 5U4 정류관 1개가 타버렸습니다. 왠만하면 권선생님 도움없이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