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논평] 한국 정치의 총체적 난국, 김대중 대통령의 유산은 어디로 갔는가?
- 김대중 대통령 서거 13주년을 지나며 -
윤석열 정권의 등장은 검찰 파시즘의 등장이자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일대 반동적 공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동적 공세’라는 말은 그간 우리 사회가 진력을 다해 성취해온 민주주의 역사를 허물어뜨리는 ‘정치적 야만’을 뜻합니다. 취임 100일 동안 드러난 것이 너무 많아 일일이 거론하기 쉽지 않은데, 그중에서 “공적 권한의 사유화”가 가장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발동되어야 할 공적 권한이 윤석열의 사적 인맥에 의해 남용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국정 마비와 국민들의 피해는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8월 18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13주기였습니다. 그의 생애를 대대적으로 기억하는 상황도 만들지 못했고 그 유산을 이어가야 할 민주당도 내홍에 빠져 김대중 대통령의 위업을 기리고 그것이 오늘의 정치에 주는 교훈과 유산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당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 시대가 배우고 발전시켜야 할 유산은 하나둘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귀중한 것은 시대적 위기에 온몸으로 맞섰고 악과의 싸움에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전 생애를 살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이명박 정권 당시, 민주주의가 타격받는 것을 보면서 ‘담벼락에 대고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말씀을 남길 정도로 한 시대가 겪는 고통을 그대로 좌시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그런 정치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 평화를 넘어 통일 방안까지 제시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진력을 다했고, 국란의 위기를 국민통합의 진정성으로 대처했으며 자신이 그토록 오랜 세월 희생당해왔음에도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으며 세계적 지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신적 위상을 높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들을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그가 이 말을 할 때마다 그 뜨거운 진심이 우리를 감동시켰습니다. 정치인으로서 그에게도 피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긴 했어도, 그의 장점과 성취가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한국정치의 큰 길을 열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한국정치의 총체적 난국, 김대중의 유산이 다시 무게있고 진지하게 소환되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2022년 8월 19일
<촛불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