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 지도자의 58%는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X세대의 지도자를 꼽으라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 정도가 떠오른다. 이름도 생소한 소국에는 30대 중반의 국가 지도자가 있긴 하다. 이처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젊은 정치 지도자가 출현하기에는 세대 장벽이 그만큼 높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보라, 판을 좌지우지하는 세대는 운동권 출신 기득권세력들이다. 이들은 386에서 시작하여 어느덧 586과 686이 되었다. 지겹도록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은 흐르지 않고 한곳에 오랫동안 고여있으면 반드시 썩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고인물이 썩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오는 8월 17일은 민주당에서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전당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만큼, 후보자 간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다섯 명이 당 대표에 출마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는 수십 년간 정치권 주변에서 기득권 행세를 해온 고인물들이다. 이러니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여 결국 고인물 중에서 당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제로로 보이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돌출형 후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무모하리만큼 당돌하게 보이지만 일반인의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은 올해 36세의 여성 김보미다. 그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전라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니 순수 전라도 토박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렇다면 민주당에서 일당 장기 독주하는 전라도 정치권의 지저분한 비리와 부패한 난맥상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현실을 분노와 울분으로 달래며 세대교체의 절실함을 느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대학 전공도 정치와 거리가 먼 미술학이었지만 28세에 고향에서 최연소 군(구)의원이 되었고, 재선에 성공하여 구의회 의장까지 역임했다. 여기까지가 그의 정치경력이다.
김보미는 변변찮은 이런 경력으로 운동권 기득권이 득세하는 집권 여당에서 당 대표에 도전했으니 용기 하나만큼은 가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보미의 출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가 “세대교체”라는 시대의 화두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김보미는 작심한듯 당내 운동권 출신 기득권을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그녀는 “지금 민주당은 공정, 민주, 세대교체, 미래, 청년이 없는 5무(無) 정당이며 민주화 운동이 정치를 40년, 50년 독점할 권한이 될 수는 없다. AI 시대에 화염병과 짱돌 들던 분들이 아직도 정치의 주축”이라며 당내 운동권 출신 기득권세력을 강하게 직격했다. 그날의 발언은 민주당의 기득권세력인 586 운동권에게 가하는 핵 펀치와 다름없는 엄청난 한방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했다. 386에서 출발한 당내 기득권세력을 향해 “686, 786, 886까지 갈거냐. 미래를 준비할 정당이 과거에만 복수한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자”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운동권 퇴진을 주장한 이 발언은 현실을 직시한 매우 용감한 발언이었지만 기득권세력 앞에선 그저 반향 없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이 발언으로 김보미는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 이들의 야유는 절대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겁박이었다. 하지만 김보미의 발언은 민주당내 기득권 세력인 운동권 출신들이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이는 각종 악법 추진과 정책들로 인해 나라가 성한 데가 한군데가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으니 아이러니가 따로 없었다.
민주당은 당 대표에 출마하려면 2천만원의 예비경선 기탁금을 내야 하고,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총 1억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청년층에 해당하는 39세 이하는 50% 감면받는다. 김보미는 자신이 기득권의 벽에 막혀 예비경선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은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운동권 출신들이 누려온 낡고 병든 기득권을 혁파하여 새로운 피 수혈이 필요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출마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뜻을 품고 나왔다면 비록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김보미의 외침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김보미가 더 많이 등장하여 민주당 기득권 세대교체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첫댓글 강진군 의회를 구의회로 착각하셔ㅑㅆ네요. 김보미 같은 인물이 10명만 되면 민주당이 달라질 것 같은데.....
구의원이나 군의원이나 똑같은 기초의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같습니다. 과거 민주당은 20대 대선에서 패배하자 당을 쇄신한답시고 박지현이라는 25세 여성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기용하여 얼굴마담으로 이용만 해 먹다가 그해 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여 비상대채위가 해체되자 그것을 기회로 박지현이 당대표에 출마하려하자 운동권 기득권 세력이 자격 미달이라는 이유로 출마를 원천 봉쇄하여 쫓아낸 사실이 있지요. 이런 정당이다보니 2030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봐야지. 조선일보는 내가 글을 올린지 하루 뒤에 김보미 인터뷰 기사를 실었더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