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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 비슷한 입장 견지한 인도와 프랑스, 양자 간 협력 강화 나서
◦ 인도 총리, 프랑스 방문하여 국방 및 경제 협력 강화
- 인도 총리는 인도-프랑스 전략적 동반자 관계 체결 25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를 방문하였다. 2023년 7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는 프랑스 파리(Paris)를 방문하여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과 회담을 나누었다. 인도는 1998년에 프랑스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였으며, 이후로도 프랑스와 다자주의, 테러, 기후변화, 지속가능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 인도 총리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인도는 프랑스제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였다. 인도 국방조달위원회(India's Defense Acquisition Council)는 인도 해군이 사용할 라팔(Rafal) 전투기 26대를 구매하였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스코르펜(Scorpene)급 디젤 잠수함 3척도 구매하였다. 프랑스는 인도에 중요한 방위 협력국이며,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인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 국방장비 중 30%를 프랑스에서 수입해왔다.
◦ 인도와 프랑스,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 비슷한 이해관계 지닌 것으로 평가돼
- 인도가 프랑스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중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2023년 초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고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을 주장하며 유럽이 미국 추종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모하메드 지샨(Mohamed Zeeshan)은 외교전문지 디플로맷(The Diplomat)에 기고한 글에서 프랑스가 중도 노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의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인도에 더 많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은 미국보다 프랑스가 더 나은 협력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 프랑스의 입장에서도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요한 협력국으로 평가된다. 프랑스의 남아시아 전문가 크리스토프 자프렐로(Christophe Jaffrelot)는 프랑스 언론 르몽드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랑스가 인도와 마찬가지로 인도양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공통 분모가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자프렐로는 프랑스가 보유한 배타적 경제 수역의 대부분이 인도양에 있음을 지적하며, 2020년에 프랑스가 인도의 도움으로 인도양 국가 간의 안보 및 경제 협력을 위한 국제기구인 환인도양연합(Indian Ocean Rim Association)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 인도와 프랑스, 2047년까지 전략적 동반자관계 강화 방안 발표… 한편, 인도 총리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와 EU서는 인도의 인권 문제 지적돼
◦ 인도와 프랑스, 전략적 동반자관계 강화하기 위한 ‘호라이즌 2047 로드맵’ 발표
- 인도와 프랑스는 2047년까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인도와 프랑스는 인도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국방안보, 과학기술, 지속가능성, 디지털 경제, 인적 교류, 해양 안보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호라이즌2047 로드맵’(Horizon 2047 Roadmap)을 발표하기로 했다. 호라이즌2047 로드맵에 따르면 인도와 프랑스는 무기 공동 개발과 방위산업 협력, 위성 서비스 협력, 해양 생태계 연구를 할 계획이다.
- 또한 인도와 프랑스는 프랑스 대학교의 신규 캠퍼스를 인도에 설립하고, 프랑스로 유학하기 위한 장기 비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문화 및 인적 교류도 강화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교육 기관 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s Françaises)는 2030년까지 3만 명의 인도 학생들을 프랑스로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외에도 인도와 프랑스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인도의 원자력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하였다. 2023년 7월 14일 인도와 프랑스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를 비롯한 분야에 양국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인도와 프랑스는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특히 2021년에 프랑스전력공사(EDF, Électricité de France)는 인도 서부의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에 위치한 자이타푸르(Jaitapur)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 대한 기술을 인도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프랑스 내에서는 인도 총리 초청에 대한 비판 제기돼… 유럽의회는 인도 인권 실태에 대한 결의문 발표
- 한편, 프랑스가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프랑스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를 비롯한 이들은 르몽드(Le Monde)를 통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인도에 시민 사회에 대한 탄압을 종식시키고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크리스토프 자프렐로 또한 인도에서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고 시민사회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의 인권을 쟁취한 것을 기념하는 프랑스 혁명 기념일(7월 14일) 행사에 인도 총리를 초청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 한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방문한 2023년 7월 13일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는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 위치한 유럽의회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Manipur)주에서 발생한 부족 간 유혈 충돌에 대해 논의하고, 인도 중앙정부에 인도의 부족 및 종교 간 폭력을 중단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인도 중앙정부에 EU 차원에서 마니푸르 사태를 독립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청하였다.
< 감수 : 권순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Indian Express, Expert Explains: With PM Modi’s visit, how India-France ties might shape up with a new roadmap for 2047, 2023.07.18.
The Diplomat, If India Has a Natural Ally, It’s Probably France, 2023.07.17.
Mint, An India-France partnership got fresh impetus from Modi’s visit, 2023.07.17.
World Nuclear News, France, India expand cooperation to include SMRs, 2023.07.17.
Atalayar, India-France strategic partnership: Beyond defence agreements, 2023.07.16.
Euronews, Bastille Day: Macron tries to woo India's Modi, despite human rights concerns, 2023.07.14.
Al Jazeera, Military deals in focus as France rolls out red carpet for Modi, 2023.07.13.
Money Control, European Parliament adopts resolution on human rights in India, 2023.07.13.
Le Monde diplomatique, How strategic are France’s relations with India?,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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