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2년, 결혼도 2년차. 내 나이 아직 30 초반. 더 늦기 전에 빨리 이 지옥에서 벗어나야겠다 싶어 이혼결심.
연애 때는 전혀 몰랐음. 그냥 배려깊고 사과가 몸에 베었나 정도. 자신이 양해를 구해야 될 일이면 무조건 진짜진짜 미안해 시전.
이놈에겐 진짜진짜 미안해가 일종의 무기임. 자신이 하는 짓을 정당화 할 무기. 자기가 귀찮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무기.
결혼 후 놈이 본색을 점점 드러냄. 자기가 하기 귀찮은 집안일은 갑자기 진짜진짜 미안한데 지금 아파서 다음에 두 번 할테니 이번엔 너가 해달라는 정도? 초반에는 그냥 귀여운 꼼수 같았음. 나도 콩깍지 씌어서 제정신 아니었나 봄.
근데 날이 갈수록 도가 지나쳐갔음. 집안일같은 거에서부터 생활 속 자잘한 일까지.
- 나 목마른데 물 좀 갖다주면 안돼? 내가 기운이 없어서 그래. 진짜진짜 미안해. - 나 바빠서 그러는데 내가 방금 화장실 휴지 다 썼거든? 이따 휴지 좀 채워줘. 진짜진짜 미안해. - 손목보호대가 안 보여. 찾아줘. 진짜진짜 미안해.(자기가 찾아보고 나한테 말하는 거 아님. 대충 눈으로만 훑고 안 보이면 무조건 나 부름) - 나 주차장인데 자리가 없어. 나와서 주차자리 좀 같이 찾아줘. 진짜진짜 미안해.
등등 생활속 모든 게 진짜진짜 미안해로 바뀐다고 생각해보셈.
그놈의 진짜진짜 미안해!!!!!!!!!!!!!!!!!!!!!!!!!!!!!!!!!!!!!
나도 노력 안해본거 아님. 나도 싫다고 거절 계속 한 적도 있고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말한 적도 있고 결국 같이 진흙탕에서 구르자는 마음으로 똑같이 느껴보라고 몇번이나 남편한테 지가 하는 거 똑같이 해준 적도 있음.
거절? 아 제발 부탁할게. 내가 지금 진짜 바쁘고 힘들어서 그런데 어떻게 거절하냐. 와 진짜(화내고 나감. 사람 기빨리게 쓸데없는 냉전이 몇번이나 반복되는 게 너무 지쳐서 내가 항복함)
시어머니 전화? 시어머니왈 우리애가 삼형제중 막내에다가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서 그러니 너가 이해 좀 해라.
똑같이 하면? 너 지금 일부러 나 따라하는 거지? 어이가 없다. 난 진짜 아파서 그러는 건데(위에 거절 패턴 반복)
참을 인 가슴속에 수백번 새기며 참아오다 사건이 터짐. 어제 내가 회사에서 뭘 잘못먹고 갑자기 토랑 설사를 분수 뿜어내듯 뿜어서 반차내고 바로 응급실 직행함.
나보고 염증수치 높다며 입원 권유했지만 병원이 너무 싫어서(나야말로 어릴 때 병원신세 많이 져서 병원 극도로 싫어함) 거절하고 그냥 몇시간동안 항생제랑 수액맞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감. 남편한테는 미리 이런 상황이라고 전달한 상태.
집 들어가니 남편은 야참?을 먹고 있었음. 나한테 괜찮냐고 물어봤지만, 몸이 아파서 그런가 이상하게 예민해져서 말로는 괜찮냐 물어보지만 몸뚱아리는 꾸역꾸역 음식을 쳐먹고 있는 남편이 너무 꼴뵈기 싫었음.
그래도 아파서 기운도 없고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바로 씻고 방 들어가서 누움. 너무 고단했음.
그렇게 기절하듯 잠이 들락말락하는데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림..아...내가 이렇게 죽어가는데 설마..했음.
역시나가 역시나. 아파서 기절한 나보고 옆에 붙어서 병간호는 못해줄망정 "여보. 아픈 거 아는데 나 진짜 급해서.. 경비실에 택배맡아진 거 가져와주면 안될까? 아까 올 때 갖다달라고 하는 걸 까먹어서..진짜진짜 미안해." (남편이 경비아저씨랑 싸운 적 있어서 그후 내가 사과드리고 경비실 갈 일 있으면 무조건 나 보냄) "
남편이 저 말 하자마자 나 폭발.
진짜 좀전까지만 해도 아파서 말할 기운도 없었는데 갑자기 저말 듣자마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나면서 악쓰듯이 소리가 질러짐.
첫댓글 진짜진짜 미안해ㅅㅂㅋㅋㅋㅋㅋ 조까슈 인생에서 꺼져줘~
글만읽어도 너무 답답하고 속이 꽉 막히는기분ㅜㅜ 후기필요
미친 입으로만 미안해하고 사람 종부리듯 부리네
와. 저거야말로 등신이 따로없네. 존나 아무것도 못하는 새끼가 왜 결혼을 쳐 하고 지랄이야. 남의집 귀한딸 신세 조질일 있어?
죽여버리고싶다
아 존나혈압올라
완전체야 뭐야 진짜 개빡쳐 그놈의 진짜진짜 미안해ㅡㅡ
ㅏ시발 좆같은새끼
와 저거를 또 시모는 얘가 막내라서 그렇다고....ㅎ
미안하단말은 공짜니까 막쓰는듯 ㅋㅋㅋ 진짜 약아빠졌다 존나패고싶음
죽어
와.....이런 염병
미친새끼 뚝배기 깨버려
그냥 시키고싶은거임 ㅋㅋㅋㅋ 미안하긴 뭐가 미안함 미안하면 재기쑈 부탁!
그래도 이혼은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ㅠㅠ 쉽게 결정하고 한 결혼 아닐텐데 이혼은 너무 쉽게 하신다.. 이혼하지마시고... 남편 생명보험 들어논거 있죠?^^
에리 불러라 이건 에리 불러서 피드백 지옥에 처넣어야한다 뭐가 미안한지 미안한줄 아는 사람이 왜 바뀌지는 않는지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왜 행동은 그러지않았는지 언제까지 그럴건지, 바뀔생각이 없는건지 피드백 지옥에 처넣어부러.
와...열받는다
와진짜존나얄밉네
와이프가 응급실갓으면 반차내고 쫓아오질못할망정 퇴근하자마자 병원으로갓어야되는거아니야??
저 성질 내는 게 진짜 끔찍
이거 읽으면서 노이로제 생길거같은데 저분은 얼마나 울화통터질까 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
와시발 개빡쳐 미친거아냐???
결혼한 이유도 다 받아줘서 그러는거아님? 그럴꺼면 느그 개비랑 살아..
응급실 다녀온 와이프를 부려먹을 생각을 하냐 저건 남도 안 그러겠다 와
아픈데 왜 심부름을시키는거임...? 뭐가미안해 시팔 아오
진짜진짜 안미안해야 저런말할수있음 진짜진짜 미안하면 절대 저렇게못해
아씨발 택배 진짜 돌았나 쳐돌았네 시발
진짜 쳐맞아야 저딴 말을 안하는데 ㅅㅂ
지랄 염병을하네
뒤져시발 개짜증나내
대가리 도끼
와이프 응급실가있는데...병원으로 안가고 집에서 야참먹고 있었다고?ㅋㅋㅋㅋㅋㅋ노답
아조팔 속터져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