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하늘로 채워지는 마음….
‘인격의학’의 창시자인 폴 투르니에 글에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악성빈혈로 고생하는 한 직장 여성을 반년 이상 치료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병가를 내고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도록 권했는데, 일주일 후에 다시 온 여인은 아주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검사를 해 보니 악성빈혈 증세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놀란 의사가 물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그 여성이 대답했습니다.
“죽도록 미워하던 한 사람을 용서했어요. 바로 그때부터 기분이 좋아지더니, 삶에 희망이 생기고 이렇게 행복해졌어요.”
여인에게 만성적 악성빈혈이 발병한 원인은 미움과 분노였고, 특효약은 ‘용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저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주어야 한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매정한 종의 비유를 통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마태오 복음 18장 35절).”
그때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이르셨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봅니다.
저는 그 나뭇잎을 보면서,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 하늘로 채워지는 마음’임을 깨닫습니다.
아! 나뭇잎들도 떨어지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붉게 물든 나뭇잎들은 아래 가지에서부터 떨어지고, 높은 가지는 바람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인생에도 이렇게 떠나가야 할 때가 있고, 보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나뭇잎이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고 할지라도 나무는 더 아름다운 하늘로 채워지는 것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고운님들의 삶에 그 어떤 빈자리도 하늘로 채워지고, 하늘로 채워져야 삶에 닥쳐오는 겨울을 이기고,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토록 아름다운 나뭇잎이 가녀린 나뭇가지 끝에서 맑은 가을을 향해 아기처럼 손을 흔들며 여전히 매달려 있나 봅니다. 마치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고운님들!
저명한 문화비평가인 마셜 맥루한은 ‘의학과 성서’라는 책에서 말했습니다.
“사람이 마음속에 분노를 품으면 각종 질병이 생기고, 기꺼이 용서할 때 이런 질병들이 치유된다.”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지 못한 채 계속 미워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저지른 단 한 번의 악행으로 끊임없이 상처 속에 매여 살게 됩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기꺼이 용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용서하지 않으면 내가 아프고, 용서하지 않고는 하느님과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머릿속으로 아는데 가슴까지 내려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너무나 큰 아픔과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을 죽도록 미워하고 분노를 품으면서 살아온 한 고운님께서 영적일기를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화해의 마음을 가졌답니다.
즉,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용서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답니다.
저 두레박 역시도 하느님의 용서를 믿기에 이 정도라도 내 꼬락서니를 봉헌하며 살아감에 감사드린다고 합니다.
참, 참, 참말로...
“하느님의 용서를 믿기에 고운님들 자신의 꼬락서니로 하느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삶이 바로 하늘로 채워지는 마음이라는 것임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하느님의 자비를 믿기에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과 간호하는 이들, 그리고 자녀의 꼬락서니가 어쩌든 주님을 붙들고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도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로 채워지는 믿음을 더하여 주시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그토록 어려웠던 용서 문제의 해답을 얻은 것에 기뻐하며 함께 행복한 날을 보내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께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