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의 새순들이 싱그러운 5월, 이 상쾌한 아침을 열고 경복궁역으로 출발, 통인시장에서 대동제의 장을 보고 자하문이라 더 널리 알려진 창의문으로 향했다. 창의문 앞 최규식 동상에서 윤고문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오늘의 첫 일정지인 백석동천으로 향했다.
백석동천 : 洞天이란 산천으로 둘러쌓인 경치 좋은 곳,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길 옆에는 각진 도심의 건축물에선 느낄 수없는 , 푸근하고 수수한 정서를 머금고 있는 작은 평수의 카페와 아담한 집들이 있다. 녹색 숲아래로 호젖하게 산책하듯 흙길을 걸어가다 보니 추사 김정희의 별장터로 추정되는 백석동천에 도착했다. 윤고문님의 설명을 들으며 주춧돌 사이를 가상의 선으로 이어보니 아담한 한옥 한 채가 그려진다. 사랑채터로 추정되는 돌계단과 기단,초석에 빙 둘러앉아 참석자 소개시간을 갖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들로 천지신명께 고하는 대동제를 시작하였다. 제주께서 3배후 음복을 하고 시작한 의식은 제사장의 비나리를 끝으로 마쳤다. 거기 그대로 역사가 머문 터에, 점심 자리를 펼치고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오랜만의 만남을 몇잔의 술잔에 담아 풀어낸다. 즐겁던 식사시간이 끝나고 학생회에서 야심적으로 준비한 강강술래!!! 원시시대부터 1년중 가장 달이 밝은 밤에 축제를 벌여 노래하고 춤추던 풍습에서 비롯된 민속놀이라고 한다. 손에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돌며,명창 유순 선배님이 메기는 소리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강강술래'하며 받는 소리를 한다. 청어엮기, 꼬리따기, 문지기 놀이를 하며 잊혀져간 동심이 되살아나고, 여유있는 삶의 웃음소리가 도심속에 두고온 삶을 잠시 잊게한다. 놀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세검정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걷는다. 골목길의 정서가 묻어나는 길을 따라 내려오니
세검정이다. 버스를 타고 무계원으로 향했다.
무계원 : 무계정사지는 세종의 셋째아들인 안평대군이 정치를 피해 있던 곳이다. 수양대군이 계유정란을 일으키자 역모로 몰린 안평대군이 사약을 받고 죽는다. 그 뒤로부터 페허가 되었다. 조선 말기 서화가 이병직의 집이었던 오진암.안마당에 멋진 오동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국 근대 최초의 요정이었던 오진암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무계원 자리에 복원키로 하였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한옥 자재를 오진암을 복원하는데 사용하고, 전통문화시설 무계원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마당의 일부는 청계천 복원 당시 발굴된 석재들로 꾸며졌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무계원이 한에 뿌리를 내리고 피어난 꽃과 같이 느껴진다. 바로 위의 무계정사 터에서"패자의역사는 철저히 지워진다"고 하신 윤고문님의 설명처럼 사유지가되어 방치되어있는 터를 보고 있자니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것같아 쓸쓸해진다.
현진건 집터 : 빙허 현진건의 ( 1900~1943)집터는 표식으로만 남아있다. 동아일보사회부장 당시 일장기 말살 사건 이후 구속되었다. 그후 이곳으로 이사와 1937~1943년까지 살던 곳이다.그가 떠나고 홀로 남아 있던 집은 60여년이 흘러 2003년 초라하게 헐리고 만다. 현진건 - 근대문학초기 단편소설의 양식을 개척하고 사실주의 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소설가이다 그의 작품은 자전적 소설과 민족적 현실 및 하층민에 대한 소설, 역사소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그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는 친일문학에 가담하지 않은채 빈곤한 생활을 하다가 1943년 장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함께하는 윤동주 문학관
윤동주(1917~1945): 일제 강점기에 짧게 살다간 젋은 시인으로, 어둡고 가난한 생활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일제의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고민하는 철인이었다. 그의 이러한 사상은 그의 얼마되지 않는 시 속에 반영되어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정병욱과 함께 하숙을 했다. 당시 이 곳 인왕산에 올라 시정을 다듬곤 했다. 그 인연으로 2012년 방치되어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그대로 살려 윤동주의 시세계를 표현한 문학관으로 탈바꿈했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중앙에 낡은 우물이 눈에 들어온다 '시인의 생가(만주 북간도 명동촌)에 있던 우물을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제1 전시실 : 윤동주시인의 애장본들과 사진 등이 전시되어있다
제 2 전시실 : 천장을 뜯어낸 열린우물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듬
제 3 전시실 : 닫힌 우물 : 윤동주 시인이 갇혀 있던 감옥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윤동주 시인의 시세계와 일생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수성동계곡 : 물소리가 빼어난 계곡
시인의 언덕을 넘어서 들어선 전망좋은 숲길,산책의 즐거움을 느길 수 있는 인왕산 자락길은 나무테크로 잘 정비되어 잇어 큰 어려움 없이 수성동 계곡으로 내려왓다. 수성동(水聲洞-조선시대 洞(마을동)김정희은 계곡이란 의미로 쓰였다한다) 계곡은 한 장의 진경산수화로 복원되었다. 정선의 그림 수성동계곡 속의 기린교로 추정되는 다리가 발견되었던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동국여지비고''함경지략'등에 소개된 명승지로 양반들의 이름난 여름 피서지였다고한다. 안내판에 정선의 그림이 새겨져 있어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앞만 보면 옛시간 그대로인데...안내판에 그림에는 주변 암석이 수려하고 거대한 바위사이로 개울이 흐르며 계곡에는 장대석을 두개 맞댄 모양의 돌다리인 기린교가 놓여 있다. 수성동은 추사 김정희와도 인연이 깊다.
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
김정희
수성동에서 비를 맞으며 폭포를 보고 심설의 운을 빌린다
골짜기 들어오니 몇 무 안되고 나막신 아래로 물소리 우렁차다
푸르름 물들어 몸을 싸는 듯 대낮에 가는데도 밤 긴 것 같네
고운 이끼 자리를 깔고 둥근 솔은 기와 덮은 듯
낙숫물 소리 예전엔 새 소릴러니 오늘은 대아송같다
산마음 정숙하면 새들도 소리 죽이나
원컨데 이 소리 세상에 돌려 저 속된 것들 침주어 꾸밈없이 만들었으면
저녁 구름 홀연히 먹을 뿌리어 시의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이상의집
현재 이상의 집은 작고 협소한 공간이지만 원래 이상이 살던 집은 300여평의 넓은 한옥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넓은 집은 10여개의 필지로 분할되어 여러채의 한옥과 집들이 들어서서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공간 내부에서 문을 통해 올라가는 2층 복도, 그리고 그 끝. 그 공간들은 이상을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더 오르고 싶어도 못오른다
27세에 요절한 이상의 인생처럼...
이상(1910~1936) : 본명 김혜경 난해한 작품들을 많이 발표한 시인겸 소설가. 건축일을 하기도 하였다. <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같은 해에 <동해><봉별기>등을 발표하고 폐결핵과 싸우다가 갱생할 뜻으로 도쿄행을 결행하였으나. 불온사상 혐의로 일본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보안여관 영추문 앞길에 위치한 보안여관의 허름한 외벽은 참으로 오래된 곳이란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된다 어느덧 오래 된 것이 희귀해져 버린 서울 하늘 아래,이토록 낡은 건물이 헐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게까지 느껴진다.여관의 작명치고는 지나치게 엄숙한 '보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 이곳의 주된 손님은 이른바 관과 연결된 사람이었다고한다. 또한 여관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그네를 위한 공간이었기에 언제나 머뭄과 떠남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이기도 했다. 1936년 한국근대문학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서정주 김동리등이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펴낸 역사적 공간이기도하다. 당시 젊은 시인과 작가 등 예술가들은 등단하기 전 장기 투숙을 했다. 2006년 운영난으로 문을 닫기까지 80년 넘게 여관으로 운영되었고 광복후에는 젊은 문인들의 아지트로,2007년부터는 문화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역사.문화.예술의 현장을 답사하다보니,제사장의 비나리중에 파고든 한 대목이 생각난다. 문학회에서 시집을 공부하면서 생각하게된 '정말 없고 가난한 자들에게 문학이 무슨소용이란 말인가? 에 대한 나름의 답인것 같다. "문학이 거지를 구제하지는 못하지만, 거지를 만들어내는 잘못된 사회를 호되게 나무라야합니다. 문학이 다만 글자가 아닐진데 우리 눈앞에 보이는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는 무기가 되어야합니다" 문학의 역활이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당대적 발언이든, 인간존재의 보편적 정서에 대한 표현이든, 결국 사람살이에 대한 노래이고,그 시심의 뒤란에는 불행과 고통에 대한 연민의 정서가 깔려 있기에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리라. 시간은 대하처럼 도도히 흘러갈 뿐 말이 없다. 예술가들은 그 흐름위에 걸터 앉아 발 밑으로 흐르는 현재를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해 나가는 존재들 같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순두부와 청국장이 기다리는 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편안한 마음으로 정겨운 만남을 술잔에 담아 외친다
문우사랑!
문학과 학우와 사랑을 위하여!!!
길고도 짧았던 하루에 이별을 고하면서,나는 다시 현재에의 문간을 찾고 있다.
산다는 것,
눈으로 익히긴 쉬워도 머리로 깨닫긴 어렵고,
귀열기는 쉬우나 가슴열긴 더 어려워
미운눈 다가리고 사랑의 창 가슴열어
마음의 굳은살 떼어내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첫댓글 선배님 너무 멋진 글입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히 넙죽받겠습니다o(^-^)o. 후배님~~~이번 행사에 넘 수고많으셨습니다. (*^▽^*). 덕분에생전 첨으로 제대로 배우며 강강술레도 해보았습니다~ 답사 코스 돌때도 뒤처지신분들 챙기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인사문자돌릴 때. 재학생명단에 전화번호가 없어서 인사못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Q(^.^Q)
문학회장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최은희 회장님을 능가 해야만 됩니다~~ㅋㅋ
내공이 만만찮은 울 회장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아이구~참~솔찬히 부끄럽습니다요~만수무강! 요즘엔 이말이 차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감사합니다~ ㅎ. 윤고문님~~~고문님이 계셔서 너무든든했습니다~ 겁없이 회장직을 턱하니 맡아놓고 문학회시간이나 행사가 다가오면 걱정부터 앞서게됩니다~ 고문님께서 도와주시겠다고 걱정말라고 하셨는데 이번 행사에서 저는보았습니다~느꼈습니다~ 남아일언중천금!!! 싸나이중의 싸나이!!! 쪼금 더 말해야할것같은데...부족한듯한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o^)/
그날 휘 돌았던 길을 회장님 덕분에 다시 짚어 봅니다
멋지십니다~~^^
총무님~컨디션도 안좋으셨는데 사진까지 찍으시느라. 수고많았습니다~ 총무님은 우릴보고,우린총무님 감상하고! 사진 찍을때의 포즈가~ 음~ 끝내줬습니다(^0^)~♪
이번 행사에 수고하신분들이 많으십니다~많은 회원님들이 참석하셨음에도 답사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별사고없이 마칠 수 있었던것은 준비하고 진행하신분들의 수고로움 덕분입니다~ 사전답사부터 행사당일까지 수고하시고 또 수고하신 이용로 고문님,유순 동문의장님, 송교정 동문회장님,신은미 동문회장님, 박희순 문학회총무님,신정희 학생회장님, 박영미 학생회총무님,당일 행사진행하시느라 수고하신 이광수 동문님, 서동석 후배님,김선겸 후배님,김우길 후배님 그외 수고하신 모든분들과 바쁘신중에도 귀한 시간내셔서 참석해주신 모든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드립니다~우째 인사드리다보니 연말시상식 분위기가 ~(^0^)
문학회 은희회장님!! 모꼬지에 다녀오셔서오목조목 올려주신글 잘보았고무안히 감사 감사 드림니다. ^ o^ ~~~~*
만년소녀같으신언니~~~항상용기 팍!팍!나는 말씀에 힘이 불끈!나서 화이팅!!!합니다~ㅎㅎ 문학회덕분에 좋으신분들 알아갈 기회가 생겨서. 윤고문님께 감사드리고있습니다(*^▽^*)
선배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모꼬지 안간분도 간사람못지않게 현장감이 살아날것같아요 어떠허면 그렇게 멋진글을 쓸수있죠? 역시 문학회 회장은 아무나하는것이 아니네요. 멋진글입니다~^^
참석 못하시는줄 알았는데 아침에 두분을 뵈니 어찌나 반갑던지요~시원한 산바람과 함께했던 모꼬지의 특별했던시간들, 낡은것을 버리지않아 생긴 자연스러운 매력의 서촌기행, 이 모든것이 추억의 책갈피에 아름답게 남을수 있었던것은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의 덕분입니다(*^▽^*)
최은희 회장님 덕분에 다시한번 뒤돌아보게 됩니다
5월은 행복한달입니다 좋은장소와 테마가있는 하루였습니다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동문회장님~ 언제나 든든하게 모든행사의 처음과 끝을 챙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시간의 답사로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셨는데도 참석해주셔서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회장님! 화이팅!!!^^
문학회 다녀온지도 벌써 여러날이 지났네요. 오월의 눈부신 햇살과 연록색의 청아함이 우리 문우인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보듬어 주었고 김선겸 후배님의 야심작 강강술레는 모두가 거침없이 파안대소하며 하나가되던 오월그날!!!!!!!!!!
지금도 들려옵니다~~저마다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소란스럽게 수런거립니다*****
문학회장님과 함께 이번 행사를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고맙습니다
언제뵈어도 단아함이 돋보이시는 후배님~언젠가 답글에 쓰셨던 배꽃같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뵈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늘 건강하시길요Q(^.^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