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 동쪽 산자락에 자리한 정선땅 점재나루를 이용한다. 백운산 정상에 올랐다가 남서쪽 능선을 따라 칠족령전망대까지 간 후 다시 제장마을로 내려서는 것이다. 반대편의 문희마을에서도 오를 수 있지만 문희마을이 길 끝이어서 교통이 불편하다. 점재나루까지 갔지만 시간이 넉넉지 않았던 우리는 제장마을에서 칠족령전망대까지만 오르기로 하고 다시 제장마을로 방향을 틀었다.
- ▲ 2 칠족령전망대. 동강이 돌아나가는 곳에 연포마을의 두 집이 한가로운 풍광을 이뤘다. 3 동강길을 걷고 있는 김은자씨와 김소연씨.
-
제장마을과 칠족령전망대
KBS2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에 나왔다는 커다란 안내판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제장마을. 육지 속 섬이던 이곳이 이제는 국민관광지가 되어 여러 펜션과 민박이 운영되고 있었다. 마을 뒤쪽 사과밭 사이로 백운산 등산로가 이어졌다. 400m쯤은 완만한 산등성이를 따르다가 다시 중간 삼거리까지의 400m쯤은 가파른 사면을 올랐다. 높이를 더해갈수록 강 건너편으로 캠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암반구간 경고 안내판이 선 삼거리에서 백운산 방향을 버리고 왼쪽으로 산사면을 가로질러 칠족령으로 향했다.
- ▲ 4 제장마을 앞 동강을 따라 걷다가 강물이 하도 고요해 물수제비뜨기 시합을 했다.
-
백운산 산행의 백미가 정상에서 칠족령으로 내려서면서 바라보는 동강 풍경이다. 크고 작은 여섯 개의 봉우리를 넘나드는 길은 수백 m 높이로 깎아지른 기암절벽을 따라 이어지는데, 그토록 아찔한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퍼런 동강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로 유유히 흐른다.
가파르고 험한 백운산을 오르기가 여의치 않다면 제장마을에서 1km 거리인 칠족령전망대를 찾으면 된다. 칠족령 당산나무 아래에 마련된 전망대는 제장을 지나 소사나루터로 태극모양을 이루며 굽이도는 동강의 역동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강 한쪽은 기암절벽이, 다른 쪽은 너른 모래톱이 자리한 동강의 백미를 여기서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절매나루, 소사나루, 점재나루 등 동강과 남한강을 따라 한양까지 뗏목을 운반하던 떼꾼들이 쉬어갔을 나루터가 굽이도는 곳곳에 자리하고, 수백 m 넘는 ‘뼝대’ 아래로 휘돌아나가는 푸른 물살은 이곳이 선경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강 건너 정선땅에 솟은 완택산(916m)과 고고산(853.6m)이 푸른 하늘, 흰 구름 아래 멋진 산세로 하늘금을 그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었네요. 세상에! 저 강물 좀 봐요~.”
가파른 산길을 오르느라 힘들어하던 김은자씨와 김소연씨는 전망대 데크에 배낭을 벗어놓더니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몇 해 전 올랐을 때랑 바뀐 게 없이 멋진 최고의 풍광이 펼쳐져 나도 그 풍광에 빠져들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한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산을 내려선 우리는 제장마을 앞 동강길을 걸으며 동강의 푸름을 몸으로 느껴보았다. 칠족령전망대에서는 검고 아찔하게만 보이던 ‘뼝대’가 가까이 가니 더 거대하고 위압적이며 아름답게 다가왔다. 여울을 지나는 물살은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수많은 돌과 어우러진 동강에서의 하루가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
교통 중앙고속국도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국도를 이용해 정선군 신동읍의 예미 교차로까지 간다. 그 후 동강로를 따라 고성리 쪽으로 가면 동강고성학교 지나 오른쪽에 ‘동강 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산비탈에 지그재그로 만든 오름길을 따라 2.5km 오르면 ‘동강하늘애견동반캠핑장’이다.
캠핑장 이정표가 선 곳 건너편 샛길 입구에 ‘동강의 낙원 1.6km’라 새겨진 표석이 서 있다. 이 샛길을 따라 들어서면 동강변의 아름다운 마을 제장으로 이어진다. 캠핑장 이정표에서 동강로를 따라 600m 더 가면 왼쪽에 동강전망대가 있다.
숙박(지역번호 033) 2012년 6월에 개장한 ‘동강하늘애견캠핑장(070-4408-1604)’은 동강을 사이에 두고 백운산이 마주보이는 724m의 무명봉 정상부에 위치해 최고의 전망을 보여 준다. 18개 면의 나무데크와 전망대 옆 천연 잔디 캠프장을 갖췄고, 최고 시설의 샤워장과 화장실, 취사장이 마련되어 있다. 애견 전용 샤워장과 캠핑장도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찾기에 최적이다. 특히 원형의 전망대에 오르면 건너편 백운산을 중심으로 동강이 휘감아 도는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캠핑장 입구에 ‘산성민박(378-9892)’과 ‘펜션 운치조아(010-5361-9279)’가 있고, 제장마을에 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도 나왔던 ‘정희농박(378-3838)’과 ‘별 품은 펜션(010-4064-3564)’ 등 숙박시설이 많다.
맛집(지역번호 033)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이 22개나 있는 산간고랭지 정선은 전국 제일의 곤드레 산지다.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서는 정선 5일장과 매주 토요일의 주말장을 찾으면 장터의 콧등치기 국수와 곤드레밥, 감자옹심이를 맛볼 수 있다.
정선읍내의 ‘국향(563-9967)’과 ‘동호식당(562-5204)’은 곤드레밥을 잘하고, ‘동광식당(563-3100)’에서는 콧등치기 국수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