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풀 날리는 바람 사이 보이는뽀얀 하늘이 꼭 푹 고아진 곰국같습니다.
한사발 드실래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사위는 사위대로,
다음주까지 사용할 에너지 넉넉하게 채워놓고
부모님,
요즘 더더욱 드는 생각은
'그냥 오늘 하루 잘 살자!'입니다.
어제 친구 와이프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젊었을 때 회사를 다니다 퇴사를 하고 수십년간 옥산에서 토마토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청춘을 다 바치고 작년 9월인가 큰 꿈을 안고 새로운 사업 샤인머스켓 농장을 인수해서 상주로 내려갔는데 올 1월 암 판정을 받고 결국 어제 하늘나라로 멀고도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진짜 너무나 열심히 살았는데ᆢ
진짜 고생 너무 많이 했는데ᆢ
갑자기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빠져있는 친구를 어떻게 얼굴을 대해야 할까요?
그렇게 황망하게 떠날거라 생각했음 좀더 자주 만날껄ㅠㅠ
너무나 밝은 햇살인데 괜스레 슬퍼보입니다.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기쁘고 행복한 순간만이 아니라 슬프고 서럽고 부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순간도 인생이라는 걸
어쩔 수 없는 일들까지 가만히 껴안아야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아가는 시간.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내가 뭘 잘못한 거지?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지?
왜 이렇게 그립지?
왜 이렇게 슬프지? 하는 대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운이 없었을 뿐이야,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하고 삶을 받아들일 때
상실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어도
다시 살게는 된다.
그 과정에서 나를 위로한 진실이 있다.
내가 상실로 힘들다는 것은,
여전히 나와 사랑하는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슬품도 견딜 만해진다.
이것이 지난 시간 내가 배운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이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중에서
고운 하루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 09. 09.
꿈돌이예능어린이집 원장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