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위례신도시에 물량이 집중돼 있다. 2800여 가구가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강남지구, 동탄2신도시, 하남미사지구, 광명역세권지구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도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가 속속 나온다.
이에 따라 하반기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매제한이 풀리는 주요 지역과 분양권 시세 동향, 분양권 투자 가이드 등을 네 차례에 나눠 살펴본다.
상반기 뜨거웠던 위례신도시 분양시장 열기가 하반기에는 분양권 시장으로 옮겨 붙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 광풍이 몰아쳤던 위례신도시에서 2800여 가구의 전매제한이 풀리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는 강남권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개발되는 데다 인근에 문정법조타운, KTX 수서역세권 개발 등 굵직한 호재가 많아 큰 인기를 끌었다.
청약 열기 못지 않게 분양권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례신도시 같은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수십 대 1, 수백 대 1이 넘는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뚫어야 하지만 분양권은 시장에 나온 매물을 원하는 층과 동을 골라 살 수 있어서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에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위례신도시 분양이 막바지 단계여서 희소가치가 높아진 덕분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서 하반기 5개 단지 2873가구가 전매제한이 풀린다.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인 계약일로부터 1년이 지난 단지가 속속 생겨 분양권을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8월 5일 위례 신안 인스빌아스트로를 시작으로 26일 호반베르디움, 10월 위례 자이, 11월 중앙 푸르지오, 12월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의 전매가 가능해진다.
분양권에 웃돈이 붙었다. 지난 8월 5일 전매제한이 풀린 위례 신안 인스빌아스트로 전용 99·101㎡의 경우 분양가보다 9000만~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99㎡형은 7억1000만~7억5000만원, 101㎡형은 7억3000만~7억9000만에 거래되고 있다.
위례신도시 S공인 관계자는 “정부에서 발표한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당초 기대만큼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며 “매도·매수자 모두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6일 전매가 해제된 위례 호반베르디움은 분양가보다 5000만~6000만원을 더 줘야 한다. 5억8000만~6억5400만원에 분양된 전용 98㎡형이 6억4000만~7억원대에 매물이 나온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위례신도시 민간 분양 아파트 중 몇 안되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초등학교를 끼고 있어 관심 갖는 수요자가 많다”며 “인기 동호수를 중심으로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입주한 단지도 몸값이 뛰었다. 올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첫 민간분양 아파트인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분양가보다 웃돈이 1억~1억3000만원 정도 붙었다. 전용 108㎡형이 7억~8억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매물이 귀하다.
▲ 위례신도시에 전매제한이 풀린 아파트가 속속 나온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전경.
1만4000여 가구 분양 남아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에서 올 하반기 전매제한에서 풀리는 물량이 많고 입주를 앞둔 단지가 많아 분양권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당분간 신규 분양 물량이 적어 분양권 매입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 하반기 위례신도시에서 새로 분양하는 물량은 2개 단지 275가구(오피스텔 포함)에 그친다. 지난 6월 분양을 마친 우남역 푸르지오(620가구), 지난달 분양한 위례 지웰 푸르지오(784실)에 이어 이달 분양을 앞둔 위례 보미리즌빌(131가구), 위례우남역퍼스트푸르지오시티(144가구)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당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전매가 해제되는 만큼 청약 열기가 분양권 거래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10월 15일 전매제한이 풀리는 `위례자이`는 1순위 청약에 총 6만2670명이 몰려 평균 139대 1, 최고 73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12월 29일부터 전매가 가능한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는 70.6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J공인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는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지역이어서 청약에 실패한 실수요자가 분양권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 입주가 이어지는 점도 분양권 거래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11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9000가구 이상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보통 잔금을 치르는 입주 시점을 전후로 분양권이나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시세가 하락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권을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고 싶거나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라면 입주를 앞두고 급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는 시기를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분양권을 덜컥 사들이는 건 금물이다. 이미 웃돈이 많이 붙은 위례신도시의 경우 집값이 추가로 오를 여력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분양권을 매입할 경우 계약금과 1년 치 중도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목돈 마련이 여의치 않은 수요자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년 뒤에 신규 분양될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북쪽의 특수전사령부와 기무부대 이전이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된 아파트 4만2000가구 가운데 나머지 1만4000여 가구는 2018년 이후로 분양이 연기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최초 분양가 대비 호가가 비싸지 않은지,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가격이 적정한지, 앞으로 나올 신규 분양과 입주 물량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