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주 항공기의 자동 항법장치 고장으로
승객들이 비행기 내에서 공포에 떨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오늘 또 제주 항공기 관련 뉴스가 떴네요.
비행기 사고를 직접 경험한 저는 이런 뉴스를 대하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비행기 사고, 정말 공포스러워요.
뉴스를 대하고 제가 경험한 일이 생각나 전에 써두었던 글 한편 올립니다.
( 아이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할 텐데)
아내가 기어코 생명보험을 하나 더 구입했다.
젊은 세일즈맨 한인친구가 몇번 들락 거리더니 결국은 회유에 넘어간 모양이다.
적어도 한두달에 한번씩은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보험사원들이 찾아온다.
대부분 이곳에서 공부를 했다는데 취업이 쉽지 않은지,
한인대상의 방문 보험 세일즈맨 들이다.
대부분의 에이전트나 브로커들이 오피스영업을 하는것 과는 달리 이들은 꼭 방문영업을 한다.
생명보험 이라는 것이 젊고 건강했을때 적은 보험료로 한두건 가입하는 것이지
지금 이 나이에 무슨 엉뚱한 일이냐고 말렸었는데,
나름 생각있어 했겠지만 적지않은 보험료는 매달 어쩔셈일까?
이민오고 얼마되지 않은 때,
십년이면 아이들이 어느정도 독립할수 있을것이란 생각에,
십년 Term life insurance 와 아내의 일반 생명보험을 가입했었다.
이런 종류의 보험은 Term 조건으로 월보험료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오십 가까운 흡연자인 남자들의 일반생명보험은 보험금에 비해 월보험료가 터무니 없이 높았다.
그 십년이 올해 만기가 되고,
얼마전 장폐색과 복막염으로 꽤 고생을 했었는데 그일도 아내의 걱정에 보탬이 된 모양이다.
그런데 피보험자가 아내이다. 이건 또 무슨 영문인가?
저녁늦게 귀가한 나에게 아내는,
더 늦기전에 생명보험 하나 가입하는 것이 좋을것 같은데
육십 가까운 담배피우는 남자들은 보험료가 터무니없이 높아 아내것만 구입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요즈음 장례비용도 적지 않은데 나중에 아이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할것 아니냐고 한다.
어이쿠 부인! 사려도 깊다.
90년 초쯤으로 기억된다.
근무했던 회사의 사무실에 프루덴셜의 보험사원이 찾아와서는 몇일간 보험세일을 했었다.
담당임원 친구의 아들인지, 아들의 친구쯤인가 되었는데
이녀석이 시큐리티 카드로 출입이 통제되는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보험영업을 하는데
참 낭패스러웠다.
전날 아침의 미팅 끝무렵.
담당임원은 넌지시 프루덴셜 보험회사가 글로벌한 기업이고,
한국 보험 아줌마처럼 보따리 장사가 아닌 우수한 대졸출신 영업사원으로
국내영업을 시작했다고 위협성 광고를 했었다.
어쩔수 없이 녀석과 책상에 마주앉아 상담을 하는데,
노트북을 켜고 이것 저것 데이터를 집어넣고는 만약 사고가 났을경우 남은 가족이
지금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마큼의 액수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매달 이만큼의 월보험료가 필요하다고 그래프도 보여주며 그럴듯 하게 설명했었는데,
녀석을 쥐어 박을수는 없고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보험은 말그대로 보험인 사건이 얼마후 발생했다.
그즈음,
회사는4-5년간 신입직원의 충원이 중단되어 350여명의 전산실 직원중 대리직급이 막내였었다.
신선한 수혈이 중단된 조직은 침체되고 정체되기 마련.
어떤 멍청한 대학교수의 보고서에 현혹된 사장의 지시로,
새로운 기술과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구실로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2차에 걸친 미국 연수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되었다.
실리콘 밸리, 몇개의 미국대학, 꽤 유명하다는 S/W 회사를 섭외하여 2주간 진행된,
강의를 겸한 세미나는 강사들의 잔치일뿐,
밤새 고스톱과 음주에 시달린 직원들은 정작 낮 시간에는 졸기에 바빴었다.
2주간의 음주와 고스톱에 시달리고 귀국하는 비행편.
승객들도 피곤한지 대부분 잠이 들었다.
몇시간후면 도착이다.
입에 맞지않는 음식과 잠자리가 불편했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그립다.
그런데 얼핏 내다본 창문넘어 불꽃 같은 것이 보인듯 하다.
아니 웬 불꽃일까?
다시 고개를 빼어 내다보니 점보기 엔진 하나에 불이 붙었다.
노오란 화염이 엔진을 덮고있다.
잠깐 흰 소화액이 뻗쳐나오고 꺼지나 싶더니 다시 불꽃이 튄다.
이번엔 더욱 강력해진 화염이다.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되며 아무 생각을 할수가 없다.
입속이 바짝탄다.
이곳은 태평양 한가운데이다.
신입사원 연수때 강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미국까지 비행하기 위해서 점보기는 5만갤런 - 1,000 여 드럼의 항공유가 필요한데,
대부분 비행기 날개속에 항공유를 저장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저 불붙은 엔진이,
휘발성 강한 항공유가 잔뜩 들어있는 주익 바로밑에 붙어있는 것이다.
우선 옆좌석의 직원에게 귀띰을 했더니 순식간에 나머지 동료들에게 전달된다.
얼마후 승무원들이 창문을 모두 내리게 하고 빠르게 움직인다.
불붙은 폭탄위에 않았다.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 무엇을 해야하나?
저놈이 지금 바로 터질지 1-2분후에 터질지를 알수가 없다.
언제 터질지를 알기만 해도 좋겠는데.
울부짖는 사람, 머리를 숙이고 기도하는 사람,
비행기 내부는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다.
발밑의 가방에서 노트와 펜을 챙겼다.
제일먼저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 내가 할수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허둥거려지는 손을 애써 부여잡고 아내에게 먼저 몇줄을 가까스로 썼다.
- 여보 아이들을 부탁하오. 사랑하오.
부모님에게도 몇줄을 썼다.
- 아버지,어머니 죄송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부탁합니다.
남은 아내와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후회가 된다.
얼마전 쥐어박고 싶었던, 보험영업하는 친구와 상담했을때 계약을 했었어야 했었는데.
그렇게 악몽의 두어시간을 비행하고
수십대의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던 하네다 공항에 긴급착륙을 했었고.
허둥지둥 빠져나온 점보의 엔진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하네다 공항의 전화기 앞에서 한참을 줄서서 기다린 끝에 통화했던 아내는
긴급뉴스를 보고 이미 알고 있었다며 울음을 터트렸었다.
조금 젊었을때는 아이들을 위해서 보험에 가입하고,
이젠 조금 나이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짐이되지 않겠다고 보험가입을 하는 아내때문에,
실제 제가 겫었던 20여년전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보험, 여러분은 필요하신지요? (Feb. 2013)
첫댓글 휴...
저도 비행기에 앉아 있게 되면 문득 그런 상각을 떠 올려보다가 소름돋아 소스라치게되는데요
생각만으로도 그럴진데
몸소 겪으셨다니 굉장한 트라우마로 남으셨겠습니다..
휴,
우얄꼬 입니다.
요즈음에는 비행기 탈 기회가 별로 없어 다행이지요
무척 오랫동안 시달렸지요.
뉴스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공포, 저는 실감합니다.
촌동네 살다보니 비행편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직항이 없어 어딜가든 갈아타야 합니다.
동체가 조금 흔들려도 머리가 쭈뼛 서는데
정말 아찔하셨겠네요..
무사하셨음을 감사드립니다..
머리 쭈뼛, 공감합니다
요즈음엔 비행할 기회가 더물지만,
한동안 비행기 탈 생각하면
특히 탑승할때에는
갑자기 배가 아프고
맥이 풀리며 진땀이 나기도 했었지요.
휴,
우얄꼬 입니다.
특히 미국의 국내선, 낡기도 하고 정비도 안된것 같은 느낌에
저는 정말 사양합니다.
보험 여러분은 필요하신지요 ?
보험 필요 없습니다
왜냐면 저도 월보험료 80만원씩
들어갑니다 요즈음 나라에서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답니다
암진단비
사망보험금
장해치료비금
지급 받는 사람은 몇%나 될까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듯 합니다
해약도 못하고 고민스럽습니다
이전 글의 내용에 답을 주셨네요
제 생각엔
무리하지 않은 범위내에서의
만약을 대비한 보험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강제 가입대상이지만 자동차 경우에
보험이 없다면 큰 문제겠지요,
득보다 실이 많은듯 생각들면
해약 해야겠지만
기본적인 보험은 해약하면 안될것 같아요
@단풍들것네 자차는 꼭 필요!
씨동생 차타고 다녔어 잊어버림
아고야~!!! 단풍님
간만에 아주 무시무시한 메뉴를 들고오셨네여
생각만으로도 아찔ㅠ
나 같은 사람은 미리 기절하겄슈ㅠ
보험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1인임다
이 땅에서도 사고나믄 큰일인디
하늘에서야 말해 뭐하리ㅉ
창문 열고 뛰내릴 수도 읎고
아고야
이쪽오니 들여사가 반겨 주고
사실은 손꾸락 실수요.
아차 싶어 저쪽방으로 옮길라꼬 했더니 안되데요.
난생 처음 이쪽방에 왔더니 그래도 느낌이 괜찮은데
이왕 이리된 것
들여사랑 어불리고 좋은데
그냥 이쪽방에 찡박힐까,
뭘 또, 창문열고 띈다고
그냥 1000미터를 나르는 사람 아니던가?
@단풍들것네
맴이 있은께
저절로 손꾸락이 멈췄지라ㅋ
애마가 술 취한 거시기를 거시기로 모셔가듯이~~
엎어신 김에 쉬어간다꼬~
실컨 노시구랴~~^^
@들꽃이야기 딱 마찼네,
놀기 보다는~
그냥 가끔 들려야 겠소, 들여사의 독구야 고매묵자도 구경하고
@단풍들것네
ㅋㅋ잊지도 않으시고ㅎ
생각만 하여도
으~~으
보험은 필요합니다.
비행기 사고 경험은
아찔한 시간이었네유.
무섭습니다.
항공기 사고는 치명적
이고 만나면 절망적이
지요.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젊은 시절 경험 무섭습
니다.
네,
직접 당하면 정말 무서워요
이전에 항공사에 근무 했기때문에
시골 본가 갈때는 거의 비행기를 이용했지만
그 일 이후엔,
비행기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탑승구 앞에서 개찰 할때는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흐르며
호흡이 가빠지고 감당할수 없이 고통스러워 지더군요.
오래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비행기 타는 건 글쎄입니다.
저도 가끔 비행기를 타는데
기류 변화로 비행기가 심하게 움직일땐 정말 가슴이 덜컹하고
기도가 저절로 나오지요~
전 기본적인 보험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
저는 만약 비행기 탈 경우엔
창문쪽에 앉지 않습니다.
바깥을 일부러 안볼려고 하지요
나쁜 기류에 흔들리는 날개를 함 보세요
세차게 흔들리는걸 보면 꼭 부러질 같지 않던가요
흔들 ~ 휘청~ 이러다 땅에 쳐박지 ~
아고오,
여행도 좋지만, 비행기는 아주 ~
배가 아프고 고통스러워요.
기본적인 보험, 꼭 필요하지요. 땡큐~
얼마나 겁이 났을까
저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날지 모르니
미리 예방할수도 없네요
아이들한테
짐이 되지 말고픈 생각은
누구나 같은 생각일겁니다
하루 하루 먹고 살기 바쁘니
보험 들 여력도 없답니다 ㅎㅎ
네, 겁나지유
맞아요, 아이들 자기들 살기에도 바뻐지요
저도 하루벌어 근근히 사는 셈입니다. ㅎ
근데 올리브 기름 장복하면 장수한다네요
비행기는 글속의 사연으로도 무섭고 너무 좁고 깝깝해서 공황장애 일어날거 같아서 노땡큐입니다
내년엔 좀 타야 할건데 답이 안 나옵니다^^
뭐 비행기를 타야 여행인가요.
전 국내 열심히 다니는 것에 한표입니다. 비행 걱정 안해도 되고
@단풍들것네 요즘 국내는 아예 무시하고 일본 중국 같은 곳은 더 늙어서 가도 된다고 머나먼 미국 유럽간다고 난리도 아닙니다 저는 정말 외국 호기심없고 국내파입니다 이 나이까지 못가본 동네가 너무 많아요 한 2년 보름살기하면 50곳 살아보겠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직접 댓글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자주 들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