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청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승인받고 요양서비스 거액 환수당해

[민들래홀씨]

이경 기자

ㅣ 기사입력

2014/01/15 [04:41]

서울 서대문구에서 요양센터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황당하고 억울한 일을 겪었다. 수급비를 지급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승인에 따라 요양서비스를 제공했음에도 거액을 환수당해야만 하는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

2013년 2월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대문지사에서 2011년 1월부터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영락교회에 기거하는 기초수급자 2명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불법이라며, 이 씨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급받은 비용 약 5,000만원을 환불하겠다는 자진신고서를 작성하라고 한 것.

이 씨는 이와 관련 “서울 은평구 구청장이 공문시행 노인복지과 2126번과 5349에서 서비스 이용 (입소)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공문으로 의뢰를 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건에 대하여 인터넷 전산 상에서 승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후 4개월이 지난 2013년 6월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서울지역본부 과장 2명, 서대문구청직원1명과 서대문지사에서 온 1명은, 이 씨가 운영하는 요양센터로 찾아와 '고발이 들어와서 부득이 현지조사를 하게 되었다'며 서류 일체를 가지고 가서 조사했다. 또한, 요양보호사 16명에게 '휴대폰발신 표시가 되어있는 사용 내역서와 교통카드 사용내역서를 2일안에 준비하여 서대문 지사로 가져오라'고 하였다.

요양보호사들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았다.

조사과정에서 '여자가 남자를 어떻게 목욕 시킬 수 있느냐'라며 수치심을 유발시켜 대답을 잘 하지 못하게하는가 하면, 두 사람이 목욕 시키는 과정에서 한 사람을 옆에서 잡아주고 뒷정리 해준 것으로는 목욕을 함께 시켰다고 인정해 줄 수 없다는 등, 요양보호사의 노동에 매우 좁은 해석을 하며 부당성을 강조했다.

또 오전 4시간 오후 2시간 서비스를 요구하는 수급자 집에서 오전 일을 마친 후 2시간 간격을 두고 청구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동안 수급자 집에 때로는 있었다'라는 보호자의 말에 4개월간 오후 시간에 제공한 서비스가 모두 부당하다며 환수했다.

이 씨는 “현지조사와는 상관없이 이미 문제된 영락교회 건을 거론하며, 이 건에 대한 서비스 제공비용 일체를 환수할 것이며, 행정처분을 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며, 행정처분은 현지조사에서 발각된 부분에서만 행정처분 하는 것이고, 현지조사 전의 일을 결부시켜 행정처분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혼자서는 목욕을 시킬 수 없는 사람을 두 사람이 분명히 같이했는데 옆에서 거들어 준것은 목욕이 아니라고 한다면 거들어 준 노동의 비용은 누구한테서 지급받아야 하는 것인지, 요양보호사의 자유 시간인 2시간마저 억압하는 것은 요양보호사의 자율권을 침해 하는 것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문제는 이 씨가 영락교회에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은평구 구청장이 공문으로 서비스 이용 (입소) 의뢰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의뢰를 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건에 대하여 인터넷 전산 상에서 승인하여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 행정 심판위원회는 이 씨가 환수는 부당하다며 신청한 행정심판에 대해 최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은평구의 잘못인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잘못인지 ‘행정착오’의 판단도 하지 않고 승인하였음에도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 마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요양사와 요양센터로 떠넘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