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남아있는 눈꽃송이의 느낌으로 가방의 표면을 만져보니 송아지보다는 일종의 남성의 단단한 어깨를 만지는듯한 느낌이었고 각이 진 바닥과 길들여지지않은 손잡이는 “난 함부로 드는게 아니야” 라며 도도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내가 이런 걸 들고 다녀서 뭐할까… 애초에 명품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았는걸.
주위를 둘러보았다. 손님들은 다들 루이비통이나 구찌, 프라다 등의 가방을 팔에 걸고서는
YSL, 입생로랑의 매장에서 마치 심사위원이라도 된 듯한 눈과 손짓으로 매장 점원들에게 이거 가져와라 저거 가져와라 명령을 하고 있었고 품격있는 YSL 입생로랑의 매장직원들은 하대하는 듯한 그런 언동에도 고고하게 웃으며 서비스를 내줬다. 저게 진정 명품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의 태도란 말인가.. 궁금했다. 이 가방을 들면 나도 저렇게 사람들을, 직원들을 하대할까….?
난 동대문 보세매장에서 산 3만원짜리 가방이 전부인데, 정말 웃는 표정 땀을 흘리며 손님들의 말도 안되는 주문에 힘들어하던 점원 하나를 붙잡았다. “저기요” “네 고객님 코코아는 다 드셨어요? 안 추우세요?”
그 바쁜 와중에 내 걱정을 해준다. 고맙기도 해라. 이번에는 내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이 정도 서비스를 하는 가게의 제품이라면 묻지 않고 신용이 가능하리라.
‘매장에서 진상떠는 것도 가방 가격에 포함되는거야 호호호’ 라고 웃으며 말하는 아줌마들에게 들으란 듯이 말했다.
“이거 얼마에요?” “아..카바시크 274만원입니다 고객님”
“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
60만원짜리 지갑을 사겠다고 점원을 2시간 째 붙잡고 있던 아줌마도, 가방에 마크가 틀어진 거 같다며 1시간 째 점원을 괴롭히던 아줌마도, 다 날 쳐다봤다.
점원은 ‘이래야 내고객이지!’ 라는 표정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포장해드릴까요?” 라고 물어보았고
나는 “네. 평소와 다름없이 포장해주세요. 코코아도 한 잔 더 주시겠어요?” 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나의 한 달 월급이 그 자리에서 날아갔지만 그 추운 겨울날, 나를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좋은 가죽으로 장인이 정성들여 만든 좋은 가방. 그리고 이 모든 좋은 추억을 갖게 해 준 카바시크에게 아쉬움은 없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가방이 질려서 판매합니다.
바닥에 쓸림 조금 있습니다. 결혼식때만 들어서 20번정도 들었어요 – 사용감 있습니다 B+ 정도
274만원에 구입한 거 90만원에 판매합니다. 카바시크백 L 사이즈입니다. 저렴한 생로랑파리가 아니라 YSL 입생로랑정품입니다.
직접거래만 하며 정품확인과 크리닝을 위해 입생로랑매장에서 직접 만나 거래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ㅋㅋㅋㅋㅋㅋ미친 ㅋㅋㅋㅋㅋ 존나 앞에 몰입해서 읽다가 ㅋㅋㅋ
봐도봐도 글솜씨...ㅋㅋㅌ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
필력ㅋㅋ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짴ㅋㅋㅋㅋㅋ볼때마다 ㅋㅋㅋㅋㅋ와우
이거 금방 팔렸대 재질걍미쳤음도 이정도 정성이었음 팔렸을수도있었을까
@Roji 뜨개질실 재질의 생선잡이 그물을
니트화 시킨 옷이었을걸........?
볼때마다 직원분 센스가 진짜 어마어마햌ㅋㅋㅋㅋ
와... 글진짜 잘쓰신다ㅜㅜ
내용은 아마 소설이겠지? 특히 저 처음 명품 산건데 평소와 다름없이 저부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이분 글 잘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뢰가 가는 글짓기..!
주세요에서 왜 에코가 적용되는걸깤ㅋㅋㅋㅋ
지금보니까 여혐 장난아니네
생로랑파리랑 와이에스엘이랑 달라???
ㄴㄴ 입생로랑 디자이너 바뀌면서 이름만 바꾼거림
이 글 덕분에 (가방 이름같은거 잘 못외우는데) 저 가방은 유일하게 브랜드, 가방이름, 가방형태 매칭이 가능해...ㅋㅋㅋㅋㅋ
너무 필력이 쩔어서 매번 정독하게됨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이거 볼 때는 그저 재미잇엇는데 걍 여혐 범벅이네ㅡㅡ
이글보니까 핫초코 먹고싶다;;
재질걍미쳤네
이래야 내 고객이지!
옛날에 봤을땐 진짜 웃겼는데 지금보니까 여혐인거같아서 더이상 안웃겨
22 주작같기도 하고 아니어도 전형적인 개념녀코르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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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입생로랑이 길거리에 있어....?
팔렸을까..?
이 글이 놀라운건 문장 하나하나 뜯어보면 비문 투성인데 전체적으로 그게 안느껴질만큼 매끄럽게 읽힘ㅋㅌ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자마자부터 드링크 챙겨주는 매장들 많음 ㅋㅋ
근데 저 가방 볼때마다 너무 안예뻐ㅋㅋㅋㅋㅋㅋ
가성비좀 따져라 결국은 지자랑같아서 싫어ㅋ 약간 혜민스님같은 느낌?
주작같음 대부분의 명품관들 가죽 클리닝 서비스는 제공안할텐데...?
'이래야 내 고객이지'
으 오글거려
딱 남자들이 쓰는 허세 문체ㅋㅋㅋ
필력좋다고 칭송하는거 진심 이해안갔어
저렴한 생로랑파리가 아니라니 대체 뭔말하는거지...
입생로랑에서 생로랑으로 이름 바꾼건디 ..?
머가리에 뭐가들었는지 생로랑하고 입생로랑이 같은건대 도태남이 글?써서 여기저기 지 이목구비처럼 난리났네
ㅈㄹ한다
여친 큰 맘 먹고 사줬다가 헤어질 때 돌려받아서 중고로 파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