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53) - 도쿄를 살피고 소가(草加), 고시가야(越谷), 가스가베(春日部)를 지나다(도쿄 - 닛코 걷기 기행록 2)
10월 8일(월) 오전 8시, 우에노(上野)역 판다 데크에 도쿄 – 닛코 걷기에 참가하는 일행들이 속속 모여든다. 첫날 참가자는 40여 명, 여러 차례 함께 걸어 낯익은 얼굴들이다. 간단한 출발행사를 가진 후 정식 출발장소인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로 향하였다. 도쿄도 다이토(台東)구에 있는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는 조선통신사들이 여러 차례 머문 곳, 20여분 걸어 입구에 도착하자 사찰 관계자와 지역유지 등 많은 분들이 박수로 일행을 맞는다.
히가시혼간지의 출발행사 후 기념촬영, 도쿄도 의원 등 여러 내빈이 합석하였다
이어서 가진 출발행사에서는 주최 측인 한일우정걷기의 엔도 야스오 회장과 한국 측 파트너인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의 조 마사히로 총무부장등 여러 관계자들이 2017년 10월에 17-19세기에 왕래한 조선통신사 일원들의 기록과 행적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결정된 것을 기념하여 기획된 도쿄 – 닛코 걷기의 의미를 새기며 성신(誠信)과 우정(友情)을 다지는 뜻깊은 행진이 되기를 염원하였다. 주최 측이 정한 행사 명칭은 ‘유네스코 등록기념! 21세기 조선통신사 닛코 워크’다.
국가지정 명승, 소가공원 숲길을 지나다
출발에 앞서 사찰 입구에 설치된 최근 제작의 동판을 살폈다. 한글로도 적힌 내용, 조선통신사란 조선이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을 말하며, 2017년 10월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 17세게 ~ 19세기 한일 간 평화구축과 문화교류의 역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히가시혼간지 절은 조선통신사가 에도(도쿄의 옛 이름)를 방문했을 때의 숙소로 네 번 사용되었다. 단, 당시의 건물은 간토대지진으로 인해 소실되어 현존하지 않는다.
9시 15분쯤 히가시혼간지를 출발하여 도쿄의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지 아사쿠사(淺草)구역을 관통하여 도쿄타워 옆을 지나 닛코로 가는 옛길이 보존된 시가지를 거쳐 강변의 경관이 수려한 기타센슈(北千住)를 벗어나니 오후 1시가 가깝다.
도쿄를 지나 이어진 지역은 사이타마현(琦玉縣) 소가시((草加市), 처음 들어본 지명인데 셈베 과자와 피혁, 유카다의 명산지고 특히 유명한 하이쿠 시인 마스오 바쇼(松尾芭焦)가 명명한 ‘내지의 호젓한 길 풍경지 소가공원’은 국가가 지정한 명승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 소가공원에서 각기 준비해온 점심을 들고 걷는 강변을 낀 아름다운 공원 숲길이 명승임을 실감케 한다.
소가시를 지나 들어선 곳은 고시가야(越谷)시, 거대한 규모의 최신 빌딩과 옛 가옥들이 조화를 이룬 낯선 지명이다. 소가시에 이어 자주 눈에 띠는 것은 수많은 치과와 접골원 등 의료시설, 동행한 일본인은 치과가 많다는 지적에 미처 의식하지 못한 듯.
오후 5시, 벌써 어둠이 깃든다. 5시 반쯤 고시가야(越谷)를 벗어나기 직전의 대형 마트 앞에서 마지막휴식을 취하고 이내 들어선 곳은 가스가베(春日部)시, 이미 어둠이 짙어 주변경관을 살피지 못한 체 캄캄한 거리를 속도 내어 걷는다. 밤이라서 그런가, 환하게 불 밝힌 라멘과 우동 등 전문 가게들이 많이 눈에 띤다. 저녁 6시 반쯤 가스가베(春日部) 중심부에 들어선 듯, 가로등이 밝혀지고 거대한 고층건물들이 즐비하다. 목적지인 가스가베(春日部) 동역(東驛)에 이르니 저녁 7시, 10시간가량 38km를 걸었다. 숙소는 열차로 이동하여 이와쓰키(岩槻)역 부근의 도요코인, 여장을 풀고 식당으로 향하니 저녁 8시간 넘었다. 호텔 부근의 아늑한 식당 이름은 일본해장(日本海庄), 싱싱한 해산물 등 푸짐한 메뉴에 시원한 음료로 종일 걸은 피로를 푸는 표정들이 환하다. 첫날 100리길 열심히 걸었으니 푹 쉬고 내일도 잘 걸읍시다.
열심히 걷고 잘 먹는 건각들
* 전날 30도를 웃도는 늦가을 더위라서 걷기 힘들까 염려했는데 의외로 구름 끼고 걷기 쾌적한 기온이어서 다행이다. 신문을 살피니 10월 8일은 체육의 날, 한로라 적혀 있다. 1964년의 도쿄올림픽 개막을 기념하여 체육의 날을 휴일로 정하였다고 한다.
첫댓글 조카딸이 사이타마에 살고 있는데 그 이름을 보니 반갑네요. 건강하게 잘 걷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