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이랑 이름을 모르는 꽃 두 송이랑 외 1편
하록
어제는 꽃을 샀어
발름발름 궁금한 분홍코를 그릴 수도 있었어
고양이가 안개꽃 먹어도 되나요?
몽당몽당 안개꽃 머리를 재밌게도 챱챱대기에 걱정하며 물었었지
소담한 꽃과 보송한 복덩이는 맞춘 듯이 예뻤지만
식물은 너무 많고
안전한 종은 몇 알지 못해
부재의 실재 끝에야 들인 꽃다발을 머리맡에 두고서
꽃잎은 우리 꿀털처럼 부드럽구나
잎사귀를 뜯기지도
꽃병이 넘어지지도
물이 엎어지지도
이건 무슨 꽃인지 유해식물을 잘못 안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지도
않겠구나
자고 일어났더니
꽃잎이 후두둑 떨어져 있는 거 있지
흩뿌린 듯 많이도
후일담
하록
긴 숨을 쉬고
빈 글을 읽고
흰 땅을 떼어
진 별을 가둔다
마른 땅에서 자란
푸른 발의 인내
숭덩숭덩 잘린 이끼의 기억
하나는 신기루예요
우리는 갈라질 것입니다
야광버섯의 손을 잡고
우리를 생에서 구해달라고
우리의 삶으로 구하겠다고
도로에 뜬 성단이
뿌듯한 박제로 남던 날
화석을 남기는 도시는 없다
고래를 불러
묻어둔 별을 찾아내
파편만 들고서도 떠오를 수 있는지
빛나는 메아리로 떠돌기만 하는지
약력(저서명, 대학, 문학상 경력)
<설원과 마른 나무와 검은색에 가까운 녹색의> (2024) /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