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계속되는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친 게 몇날 며칠인지 손으로 헤아리기도 힘들었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아주 달게 잤습니다.
달게 자다 못해 추워서 이불을 꺼내 덮느라 중간에 잠을 깨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어젯밤은 날씨가 다르더군요.
비가 오기도 했지만, 어제는 정말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선선한 밤이었습니다.
강건너에서 간을 보던 가을이 어젯밤엔 '우리집에 왜왔니, 왜왔니?" , 아이들 술래놀이처럼 한발을 슬쩍 디밀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낮에는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 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이 더위도 우리 곁을 곧 떠날 것이란 걸 느낄 수 있는 걸 보면 분명 가을은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와 있는 것입니다.
오늘이 백로(白露)입니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젠 서서히 여름이 떠날 차비를 하고, 가을이 우리 곁으로 들어오려고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어디쯤 왔나 강건너 내다보니 소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 이젠 가을인가 봅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