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0 09:42
| ◇ 박진형 야구부 기자 | |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품었을 법한 의문 한 가지.
스탠드에서 느낀 체감 관중수와 다음날 아침 신문에 나는 공식 관중수가 어쩐지 매치가 안 되는 듯한 느낌은 뭘까. 아무리 넉넉히 봐줘도 5000명 언저리다 했는데 공식 발표된 관중수는 8000명 이상이다. 그럼 3000명은 대체 어디 숨어서 야구를 본 걸까.
이런 일로 고개를 갸우뚱했던 경험이 있다면 대단한 눈썰미라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분명히 제대로 본 것이다.
눈으로 본 숫자와 발표된 숫자의 격차는 궂은 날씨에 벌어진 경기일수록 더하다. 도무지 공감 가지 않는 관중수의 비밀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식 발표된 관중수는 구단이 (어떤 형태로든) 판매한 티켓 숫자이고, 운동장에서 본 것은 사람의 '머릿수'인 탓이다.
프로야구 관중수에 '거품'이 심하게 껴 있다.
19일 현재 프로야구 총 관중수는 275만9977명. 당초 목표였던 300만 명은 힘들게 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티켓'으로만 존재했던 관중이란 것을 알면 더욱 허탈해진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관중을 집계할 때 사전에 계열사에 뿌렸던 입장권을 모두 포함시킨다. 실제로 그들이 운동장에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두산 LG 등 서울 구단들이나 삼성 SK 등 거대 기업 소속 구단은 경기에 따라 입장권 3000∼4000장을 관계사 직원들에게 뿌리기도 한다. 심지어 시즌 연간 회원권 소유자들을 홈 경기 전체에 '개근'한 것으로 간주해서 매 경기 관중 집계에 포함시킨다. 계열사 직원들에게 미리 배포된 입장권은 날씨가 나빠지면 휴지통으로 간다. 비 오는 날 체감 관중수와 발표된 관중수가 더욱 현격히 차이 나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구장은 한국과 달리 똑같이 만원이 돼도 매번 발표되는 관중 숫자가 조금씩 다르다. 선수나 관계자들에게 나간 일부 공짜표를 빼고 그날 게이트를 통과해서 입장한 진짜 관중수만 헤아리기 때문이다.
물론 관중이 점점 줄어드는 판에 이렇게 해서라도 '외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부 구단들의 주장도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라는 진정한 자부심을 가지려면 이제 껍데기보다는 실체를 붙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첫댓글 에휴... 그냥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축구만하려구요.ㅋㄷㅋㄷ
사실 저도 90년부터 2000년까진 계열사에 나오는 티켓으로 다니긴했지만......서글픈 현실이네요
저희 작은아버지댁에 목동이어서 목동에 자주 가는데 작년까지만해도 목동 운동장 그 근처에서 꼭 축구표 나누어 주더라고요 -ㅅ- 그리고 상암이나 합정에 놀러가면 마포구청 공익들 총동원해서 표 뿌리고요 ㅋㅋㅋ
그나저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국야구 관중수가 줄어든 이유는 단하나... 이씨 아저씨가 엘지에 부임하면서 일단 우리팬들 야구장 가는 숫자가 급하락 했네요... 이게다 이씨 아저씨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