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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영주 교수 지도 아래 학생이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 구민지 기자 |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것은 두렵다. 스스로 길을 만들고 헤쳐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약학대가 신설된 후 1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은 멈추지 않고 그 길과 방향을 찾아 도전하고 있다. 지난 2일(금) 약학대 약학과 변영주 교수와 약학대 옥기원 학생회장을 만나 지난 1년간의 여정을 들어봤다.
교수와 학생 사이가 돈독해 보인다 변영주 교수 | 본교 생명과학대에 계셨던 박영인 학장님을 제외한 모든 교수들이 새로 임용됐다. 때문에 약대 1기로 입학한 학생들과 ‘처음’이라는 공감대가 생겼다. 학업은 물론 연애상담이나 개인적인 고민을 들어주는 등 가족처럼 함께 했다. 옥기원 회장 | 선배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교수님들이 선배의 역할을 대신 해주셨다. 사발식도 교수님들께서 해주셨고 2학기 땐 교수님들과 함께 두 차례 체육대회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교수님들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힘들거나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위로하고 격려해주셨다.
학생 수가 적은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 같은데 변영주 교수 | 학생 수가 29명이다. 그 학생의 이름과 성격은 물론 학업을 어느 정도 따라오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신경이 더 가게 된다. 내년에 36명이 입학하는데, 인원이 점차 늘어나면 이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열정 있는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싶다. 아무래도 교수들이 1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전문성을 지닌 임상약사와 신약개발을 하는 약과학자의 자질을 갖추게 하고 싶다.
첫 해인데 힘든 점은 없었나 변영주 교수 | 연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설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힘든 부분이 있었다. 올해 원하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내년 상반기에 동물실험실이 생기고 기자재가 갖춰지면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인력에 한계를 느꼈다. 사실 올해 메디컬리서치센터 연구 과제 수주 과정에서도 1차 땐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2차 땐 인력부족을 지적받았고 결국 선정되지 못했다. 옥기원 회장 | 모든 것이 처음이라 학생회를 구성하고 과를 이끄는 것에 힘겨움을 느꼈다. 약식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했지만 운영을 하는데 서툰 점이 많았다. 기자재에 관해서는 처음엔 조금 불편했지만 교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오히려 실험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늦게까지 실험에 임한다고 들었다 옥기원 회장 | 자율적으로 원하는 시간에 조별로 모여 실험을 진행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교수님이 항상 오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해주시고 관리 감독 해주셨다.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면 모르는 부분을 잘못 짚고 넘어가게 되지만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설명해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변영주 교수 | 사실 이번 학기 학생들의 실험을 지켜보면서 매일 밤 10시, 11시에 퇴근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하는 것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실험은 그만큼 학생들 역량을 길러준다. 훗날 학생들이 최고 약학전문가가 됐을 때 실험에서 얻은 지식들은 큰 밑거름이 된다. 또한 실험을 같이 하다보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을 수도 있다.
- 보완해나가야 할 사안은 무엇인가 변영주 교수 | 약학대에 입학한 학생들 진로 중 하나가 약사가 되는 것이다. 6년제(2+4년제) 체제가 올해 처음 시행됐다고 하지만, 현재 약사고시가 어떻게 출제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이렇게 되면 아직 저학년이더라도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임상교육 역시 마찬가지로 불분명하다. 정부에서도 노력해야겠지만, 35개 약학대학 임상관련 교수진들이 갖춰지고 분과학회를 구성해 학생들에게 방향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옥기원 회장 | 1기로서 전통을 만들고 기틀을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선 막연하다. 이런 점들을 보완해 후배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약대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 또한 본교 약대 홍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약대 유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홍보를 하며 자료를 배포하지만 한계가 있다.
내년 약대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나 변영주 교수 | 동물실험동이 완공되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기기들이 구비될 것이다. 이후엔 정상적인 연구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현재까진 약대 내부적인 일에 집중을 했지만 내년엔 다른 과와 협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교수도 5명이 새로 초빙된다고 들었는데, 그 교수들의 전문성과 현재 교수들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창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옥기원 회장 | 후배가 들어오면서 약대 규모가 현재보다 2배 이상 커진다. 늘어난 인원만큼 올해보다 활발한 학생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참여하지 못했던 대동제나 여러 축제에도 참여가 가능할 것이고 다른 단과대와의 교류도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옥기원 회장 | 원래 다니던 대학에선 교수님들을 이렇게 사석에서 뵌 적이 별로 없었다. 늘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굳이 꼽자면 학업과 잦은 시험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영어 강의에 대한 어려움도 남아 있다. 이런 부담들을 조금 해소해주셨으면 좋겠다. 변영주 교수 | 자신감과 개척정신을 갖고 원대한 꿈을 품었으면 좋겠다. 미래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곰곰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약대 졸업 이후 진출할 분야는 다양하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라. 당장 눈앞에 있는 학점에 연연하지 말고 더 넓은 세계를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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