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냉정 편
아빠가 만화책은 별로 읽지 않는데,
기다리는 시리즈가 하나 있단다.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 키두니스트 님의 <고전 리뷰툰> 시리즈란다.
고전은 읽기도 쉽지 않고,
그것을 읽고 리뷰를 쓰기도 쉽지 않은데,
리뷰를 만화로 그리는 초현실적인 작가가 있으니 바로 키두니스트 님이란다.
작년에 이어 <고전 리뷰툰 –내정과 열정-> 두 번째 이야기 냉정 편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 보았단다.
여전히 위트 넘치고 리뷰툰만 봐도 그 고전을 읽은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단다.
물론 중요한 장면에서는 스포일러는 멈추어서
소개해 준 고전들을 읽고 싶게 만드는 능력 또한 갖고 있단다.
아빠도 이전 <고전 리뷰툰> 시리즈들을 읽고 나서
거기서 소개한 책들을 여럿 읽었단다.
좋은 고전들을 소개해주어 고맙구나.
이번에 읽은 <고전 리뷰툰 –내정과 열정-> 냉정 편은
냉정 편답게 고전들 중에 좀 차분하면서 또는 서늘한 이야기 또는 허무한 이야기들을
모았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생각보다 그런 고전이 많지는 않다고 하더구나.
어떤 작품은 지은이 키두니스트 님이 억지로 냉정 편에 넣은 것도 있으니 양해해 달라고 했어.
십분 이해하고 말고….
차분하고, 서늘하고, 허무한 고전들을 여덟 편 골랐는데,
그 중에 일본 작품이 세 개나 되는구나.
일본의 작가들이 스산하고 허무하고 분위기의 명작을 많이 쓰는 것이
민족성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들을 보면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
이렇게 여덟 작품인데
아빠가 읽은 책은 <인간실격>과 <위대한 개츠비> 이렇게 두 권뿐이구나.
어렸을 때 동화로 읽은 <보물섬>도 쳐주면 세 권이구나.
심지어 제목조차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더구나.
정말 세상에는 읽을 책들, 특히 고전들이 많구나.
1. 허무하고 허무하게
여덟 작품 중에 가장 특이하면서 읽고 싶은 책이
첫 번째로 소개한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라는 책이란다.
아빠가 제목조차 처음 본다는 책이
바로 이 책이란다.
물론 지은이 아베 코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 봤지.
책은 무척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는 가볍지 않은 소설이란다.
곤충학자인 주인공이 곤충 연구를 하러 출장을 갔다가
어떤 사막 마을에 도착을 하는데
그 곳의 사막 구덩이에 지은 집에 갇히게 되고,
그 구덩이 안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매일 모래를 퍼내야만 하는 그런 기이한 소재의 소설이란다.
주인공은 그곳에서 매일 모래를 퍼내면서
탈출을 하려고 시도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야.
무슨 이런 소설이 다 있나 싶지만,
매일 똑같이 일을 반복하면서 아빠의 시간을 퍼내고 있는 모습이
주인공과 다를 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었단다.
이 소설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구나.
…
두 번째 소개한 책은 너무 유명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책이란다.
나쓰메 소세키는 예전에 읽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소개되어
그의 책들을 읽어보겠다고 두어 권 사두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한 것 같구나.
<마음>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봐야 하나?
…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긴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 보면 이야기가 너무 초현실적이라
흥미를 못 느낀 작품이란다.
아빠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이상해서
나중에 커서도 책으로 읽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어.
마치 꿈 이야기를 그대로 소설로 쓴 듯한 이야기…
지은이 키두니스트 님이 이야기하기를,
이 작품은 언어유희와 상징을 통해
1856년 출간된 당시 빅토리아 시대를 풍자한 작품이라고 하는구나.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아빠가 읽은 책이라고 했는데,
찾아 읽은 것이 아니고
출판사 열린책들 35주년 특별판을 산 적이 있는데,
그 특별판에 포함되어 있어 읽은 적이 있단다.
당시 그 책을 읽고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를 쓰면서
아마 이 책은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고 쓴 기억이 있구나.
이야기는 재미 있긴 한데, 너무 허무하고 염세적이라는 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은 모험 소설인데,
냉정 편과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구나.
모험 소설의 대명사로 저희들 책장에서 꽂혀 있더구나.
..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는 쌍으로 소개하는 것이 낫겠구나.
이 두 소설은 19세기 초 불과 몇 십 년 차이의 미국 세계를 그리고 있단다.
불과 몇 십 년 차이지만 그 사이에 빠른 속도로 변한 미국 사회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래.
<순수의 시대>에서는 숨막히는 규범의 시대를 그린 반면에,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물질주의를 비판한 소설이지.
아빠도 이 소설을 읽긴 했는데, 다시 한번 읽기보다
디카프리오가 출연하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한번 보고 싶구나.
..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은 SF 소설인데
디스토피아 SF 소설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고전 중에 고전이라고 하는구나.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지은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구 소련 출신인데,
이 작품이 당시 소련 세계를 빗댄 것 같은 느낌이 들다 보니
출간되자마자 금지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
이상 이 책에서 소개된 여덟 개의 작품을 아주 짧게 이야기해 보았다.
이 책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유머도 담겨 있어서
너희들도 읽으면 재미있게 읽겠다 싶구나.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한번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도 읽어보면 좋고…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키두니스트입니다.
책의 끝 문장: 이상, 혁명 후 머나먼 미래였습니다.
책제목 : 고전 리뷰툰 –냉정과 열정- (냉정 편)
지은이 : 키두니스트
펴낸곳 : 골든래빗
페이지 : 328 page
책무게 : 426 g
펴낸날 : 2025년 06월 01일
책정가 : 22,000원
읽은날 : 2025.08.11~2025.08.13
글쓴날 :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