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54) - 드넓은 평원으로 이어지는 닛코(日光)가도(도쿄 - 닛코 걷기 기행록 3)
10월 9일(화요일, 한글날), 어제는 일본의 휴일이더니 오늘은 한국의 휴일이다. 찬이슬 내린다는 한로도 지났는데 걷기에는 약간 더운 날씨, 일행 모두 땀 흘리며 열심히 걷는다.
오전 7시 반, 숙소를 나서 이와쓰키(岩槻)역으로 향하였다. 7시 41분에 출발하는 가스가베(春日部) 행 열차에 탑승, 전날 도착한 출발장소에 이르니 8시가 가깝다. 준비체조로 몸을 풀고 8시 20분에 가스가베(春日部) 역을 출발하여 다음 도착지인 이바라키현(茨城縣) 고가(古河)시로 향하였다. 이틀째 걷기참가자는 30여명, 전날보다 10여명이 줄었다.
가스가베(春日部) 역에서 조용한 국도로 접어들어 한 시간 반쯤 걸으니 스기토마치(杉戶町) 청사에 이른다.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한적한 국도를 따라 걸으니 닛코(日光)가도 스기토 로드(杉戶路)의 표기가 나오고 옛 도로를 따라 중요길목에서 유숙하는 숙소인 杉戶宿이라 쓴 지역을 지난다.
보무도 당당하게 닛코(日光)가도 스기토 로드(杉戶路)를 걷는 일행
닛코(日光)가도를 따라 한 시간여 걸으니 가스가베(春日部) 시에서 삿데(幸手)시로 접어든다. 12시 경 기타삿데(北幸手) 지역의 대형 마트에서 점심을 사들고 닛코(日光)가도를 따라 걸어가니 경관이 좋은 강변길이 나타난다. 사진 찍기 좋은 길목인 듯 전국지인 아사히신문 기자와 사이타마 지방신문 기자가 나타나 일행들의 걷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오후 1시경 호수처럼 넓은 하천 옆의 잔디밭이 잘 가꾸어진 체육공원에서 점심식사, 식사 후 천변숲길에서 출발하는 모습을 아사히신문 기자가 다시 카메라에 담는다.
아사히신문 기자가 숲길 출발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 그 옆에서 한 컷 눌렀다
오후 2시 반, 계속 이어지는 닛코(日光)가도에서 잠시 벗어나 대형 마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한국 팀에서 제공한 아이스크림이 인기다. 더운 날씨에 모두 피곤한 표정인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활력을 안겨준다. 가는 길목에 고즈넉한 신사(神社)가 눈에 띤다. 일부는 이를 찾아 참배하고 일부는 아픈 발바닥을 다스리느라 바쁘다. 걷기에 일가견이 있는 베테랑들도 곳곳에 물집이 생기고 보행이 불편한 듯 틈만 나면 양말을 벗고 발과 다리를 다스리느라 골몰한다.
오후 3시 반, 한강에 버금갈 만큼 강폭이 넓고 수량이 풍부한 큰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강 이름은 도네가와(利根川), 강 중간에서 행정구역이 이바라키현(茨城縣) 고가(古河)시로 바뀐다. 이바라키현(茨城縣)은 40여 년 전 첫 일본 여행 때 이곳에 있는 위성통신지구국을 방문하느라 낯익은 지명, 30대 초반에 왔던 곳을 70대 중반이 되어 다시 찾는 감회가 별다르다.
강폭이 넓고 수량이 많은 도네가와(利根川), 강 중간에서 행정구역이 사이타마현에서 이바라키현으로 바뀐다
옆에서 걷는 고바야시 가츄이치 씨에게 던진 질문, 도쿄를 벗어나 이틀간 넓은 평원을 계속 걷고 있는데 이 지역이 어떤 곳인가? 그의 대답, 이곳은 일본에서 제일 넓은 간토(關東)평야지대다. 이로 미루어 이 지역이 예부터 물산이 풍부한 곡창지대인 것을 새긴다. 이를 확인하듯 걸으면서 접하는 고가(古河)시의 주거환경과 걸으며서 지나는 길옆의 소학교, 고등학교의 건물과 운동장, 수목들이 규모가 크고 품위가 느껴진다.
목적지인 고가(古河)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15분, 더위를 견디며 30km를 열심히 걸었다. 역 주변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6시 반에 부근의 식당으로 향하였다. 식당은 일정메뉴에 음료와 주류를 무한 서비스하는 특이한 음식점, 도쿄 여러 곳에 같은 형태의 점포를 둔 체인업종이다. 덕분에 즐기지 않는 주류를 여럿 시음하고 시원한 차로 갈증을 풀기도 하였다. 이틀간 열심히 걸었으니 남은 여정도 잘 소화하리라. 노익장 동호인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푹 쉬고 내일도 씩씩하게 걸읍시다.
* 걷기 출발 전, 시마 후미코 씨가 팸플릿 신문을 한 부 건넨다. 정년시대라는 월 2회 발행의 작은 신문의 톱기사는 ‘광주시향의 지휘자가 인솔하는 교향악단이 12일에 일본에서 특별공연을 한다.’는 내용, 고장에서 알지 못하는 일을 현지에서 듣게 되는 색다른 경험이다. 기행록을 접한 일본의 지인들이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등 걷기를 통하여 폭 넓은 정보와 지식을 접하고 우의를 증진하는 등 보람을 얻는다. 기행록을 접한 한국의 지인들도 다양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어 감사하다.
첫댓글 노익장이라시니 대원들의 평균연령이 궁금합니다. 청바지 회원들보다 노익장이신가욥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