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기억을 소환하는 데 사진만 한 것이 있을까. 친구와의 첫 여행에서 무슨 옷을 입었는지, 그날 날씨는 좋았는지, 그때 우리는 왜 웃었는지. 구구절절 백 마디 말을 풀어놓는 대신 그저 한 장의 사진을 내밀면 될 뿐이다. 지난 한 해, 곁에 두고 오래오래 기억할 만한 순간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카메라를 챙겨 당진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자. 언젠가 이번 가을이 사뭇 그리운 날 사진을 펼치면, 셔터를 누르던 순간의 공기가 바로 옆에서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Course>
아미미술관→땡큐카페→아그로랜드 태신목장→합덕성당→신리성지→해어름 카페→삽교호 놀이동산
<추천 대상>
스쳐 지나가는 일상을 영원의 한순간으로 남기려는 모든 이들
아미미술관
폐교된 초등학교를 다듬고 꾸며 만든 미술관. 아미산 자락 아래 있어서 이름을 아미라고 지었다.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 못지않은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났다. 시골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운동장과 별다른 치레 없이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옛 교실이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자아낸다. 지난 7월 방영된 SBS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주소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753-4
전화 041-353-1555
홈페이지 armiart.co.kr
관람시간 10시~18시(12~2월 17시까지), 명절 당일 휴관
관람요금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사진제공·아미미술관>
땡큐카페
컨테이너를 개조해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소품이 즐비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많고, 흥미로운 이벤트도 종종 열려 찾아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이곳만의 레시피로 만든 친환경 엉겅퀴주스가 눈에 띈다. 음료를 주문하면 솜사탕을 무료로 준다.
주소 충남 당진시 대덕동 양지말길 14
전화 041-357-9903
운영시간 12시~22시
대표 메뉴 아메리카노+프리챌 세트 6000원, 엉겅퀴주스 5000원, 생과일주스 5000원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넓은 목장으로 2004년 문을 열었다. 가을이 저무는 목가적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마음의 속도마저 느려지는 듯하다. 가을엔 코스모스가 낭만적인 꽃길을 만들고, 여름에는 청보리가 옷자락을 간질인다. 트랙터 열차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휘 둘러보는 맛도 좋다. 우유 짜기, 치즈 만들기 등 각종 체험도 할 수 있다.
주소 충남 당진시 면천면 면천로 1092-135
전화 041-356-3154
홈페이지 www.agroland.co.kr
운영시간 10시~18시(12~2월 17시까지)
이용요금 어른 1만원, 어린이 7000원
합덕성당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성당이다. 예산에 있던 양촌성당이 옮겨온 뒤 한옥으로 지었던 것을 페랭(백문필) 신부가 1929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었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려 지은 고딕양식 건물이 아름답다. 고즈넉한 농촌 풍경을 두르고 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본당 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이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다.
주소 충남 당진시 합덕읍 합덕성당2길 22
전화 041-363-1061
홈페이지 hdcatholic.or.kr
신리성지
신리성지는 천주교 탄압기인 조선 말에 가장 규모가 컸던 천주교 교우촌이다. 최근 천주교 박해기를 그린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순교미술관을 짓고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했는데,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단 공원이기 전에 성지이므로 과도한 애정 표현이나 환경을 훼손할 만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주소 충남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
전화 041-363-1359
홈페이지 sinri.or.kr
순교미술관 관람시간 9시~17시, 매주 월요일 휴관
해어름 카페
서해대교 초입에 있는 카페.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통유리로 건물 외관을 덮어 바깥의 풍광을 안으로 끌어들였다. 창가나 옥상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파노라마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지는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 카페를 둘러싼 야외 정원은 오붓하게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음료 외에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 등 식사 메뉴도 갖췄다.
주소 충남 당진시 신평면 매산해변길 144
전화 041-362-1955
홈페이지 www.haearumcafe.com
운영시간 11시~22시(토요일은 23시까지)
대표메뉴 아메리카노 8000원, 버섯 크림파스타 2만2000원, 해어름 플레이트(치킨스테이크, 소시지&구운 감자, 샐러드, 리소토 포함) 2만2000원
삽교호 놀이동산
10개 남짓 들어선 추억의 놀이기구가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대관람차는 다분히 낭만적이고, 회전목마는 기억의 언저리에 있던 동심을 끄집어낸다. 밤에는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 더욱 로맨틱하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꺼내다 보면 양껏 못 논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바빠진다.
주소 충남 당진시 신평면 삽교천3길 15
전화 041-363-4589
홈페이지 www.sghland.com
운영시간 10시~20시(3~10월 23시까지)
이용요금 대관람차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개성만점 플러스 코스
당진은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소박하고 서정적인 해넘이는 아름답고, 가파르지 않은 산세는 어릴 적 오르내리던 뒷동산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천주교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성지와 당진과 평택 바닷길을 잇는 서해대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당진의 가볼 만한 명소들을 몇 군데 추려 소개한다.
왜목마을
서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왜목마을은 서해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해가 뜨는 위치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노적봉 촛대바위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2월과 11월을 최고로 친다.
주소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길 26 일대
홈페이지 www.waemok.kr
서해대교
세계 유명 다리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당진의 랜드마크다. 서해대교 중간에 조성된 행담도휴게소 역시 누구나 한 번쯤 쉬었다 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석양이 시작되는 즈음에 방문하면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솔뫼성지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 생가를 비롯해 그의 친필 편지, 일기 등이 전시된 기념관과 기념성당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때 찾았을 정도로 종교적 가치가 높다. 김대건 생가 뒤 소나무 군락지도 볼만하다.
주소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솔뫼로 132
홈페이지 www.solmoe.or.kr
버그내 순례길
솔뫼성지부터 인근 합덕면의 합덕성당, 신리성지까지 약 14km 구간으로 이어진 순례길이다. ‘버그내’란 합덕읍내를 거쳐 삽교천으로 흘러드는 물길 이름이면서, 조선말 천주교 신자들이 비밀리에 만나던 장소인 합덕장터의 옛 지명이다. 순례길을 탐방하려면 물고기 그림이 그려진 팻말을 따라가면 된다. 여유 있게 걸으면 4시간 정도 걸린다.
※ ‘주말여행법’은 작가가 실제 여행한 순서대로 소개하는 여행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