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꽁다리 김밥 속에
숨어 있는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는 정두리 선생님의 동시!
책고래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꽁다리 김밥》은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정두리 선생님의 동시집입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시인의 눈에 들어온 작은 들꽃, 나무, 동물뿐 아니라 떡볶이나 김밥에 이르기까지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길어 올린 55편의 동시가 실려 있습니다.
엄마는 김밥 꽁다리를 좋아한다
김밥 한 줄 말아 여덟 번 자르고 남은
처음과 끝에 찌그러지거나 풀어져 느슨해진
김밥 꽁다리 두 개
그걸 집어 입에 넣고 오물우물 맛있게 먹는다
그래서 우리 집 김밥엔 꽁다리가 없다
남이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는 엄마
오늘 김밥 속 재료가 별 볼 일 없다면서도
김밥은 내가 만들어야 맛있다는 엄마
광장시장에서 꽁다리 김밥을 도시락에 넣어
파는 걸 보았다
잘 팔린단다
엄마처럼 김밥 꽁다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진짜 김밥 맛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꽁다리 김밥> 전문
엄마는 정말 김밥의 꽁다리를 좋아하는 걸까요? 우리 집 김밥에 꽁다리가 없는 이유는 뭘까요? 남애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면서도 김밥은 내가 말아야 한다는 엄마. 꽁다리 김밥을 넣어 도시락으로 파는 걸 보니, 정말 꽁다리 김밥이 더 맛있긴 한가 봐요! 짧은 동시 속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이럴까, 저럴까. 고개를 갸울이는 사이 가슴 한켠에서 몽글몽글 올라오는 감정이 있을 거예요. 바로 엄마의 마음, 사랑이죠!
별, 별 자꾸 부르면서
하나 둘, 내 입에 가둬두고
초저녁 샛별이
가만가만 말했다
‘얘, 별사탕 먹으면서 내 얘기 했지?
죙일 귀 가려웠어!’
<별사탕> 전문
우리 동네 마을버스
탈 때마다
기사 아저씨가 앉은 의자에
눈이 간다
큼직하고
핸들 꺾을 때
쿠션 좋아 보이고
앉아서 엉덩이 움찔움찔
춤춰도 되겠다
내 의자도 저랬으면~
의자에 푸욱 깊게 앉아서
엄마가 모르게
살짝 눈감고 졸아도 되는
저 의자
갖고 싶다.
<춤추는 의자> 전문
모양도 이름도 예쁜 별사탕을 입에 넣으면 정말 입 안에 별을 넣은 것 같아요. 별, 별 모양대로 오물오물 빠는 걸 보면서 초저녁 샛별이 자기 얘기했냐고 물어요. 하루 종일 귀가 간지러웠다고요. 별사탕을 먹고 있는 아이도, 그 아이를 바라보는 초저녁 샛별도 참 예쁩니다.
마을버스에 앉아 기사 아저씨 의자를 가만 보니, 꽤 멋져 보입니다. 골목골목 누비며 쉭쉭 핸들을 꺾을 때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큼직하고 쿠션도 좋아 보여요. 의자에 앉아 춤을 춰도 될 것 같고, 의자 깊숙이 앉아서 엄마 몰래 살짝 졸아도 되는 의자! 누구나 갖고 싶죠. 이처럼 동시는 아이의 마음으로 어른이 쓴 시예요. 《꽁다리 김밥》은 오랫동안 시인이자 아동문학가로 살아온 정두리 선생님의 글밭입니다. 푸근하고 잘 다져진 글밭 《꽁다리 김밥》에서 어른도 아이도 함께 행복하길 바랍니다.
첫댓글 제목만 봐도 옛 기억이 새록 새록 나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