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나
글쓴이 용병이
" 나나나나~ "
" 뭐하니? 얘야 "
엄마가 아이에게 질문을 해온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에게 이 질문의 답을 얘기해주기 싫었나 보다.
" 비밀~ "
아이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엄마의 볼에 살짝 뽀뽀를 해 주었다. 엄마는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
이일은 벌써 몇 년전 아니 몇십년전의 이야기인지 모른다. 중학교 때다.
나는 내 인생을 그냥 되는대로 막 살며 살았다. 그때
까지만도 그것이 인생을 즐기는 것인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몇몇의 친구와 어울려 다니며 어느새 중학교를 다 보내고 고등학교를 갔지만 , 결국 이런 막가는 인생에 끝이 보이고 있었다.
퇴학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집에서 한숨을 쉬며 침대에 풀썩- 누워 보았다.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침대의 앞에는 거울이 보였다. 거울에는 망가진 나의 인생이 비추었다. 나는 문뜩 나의 책상을 바라보았다.
이미 쓰지 않는 ... 쓰지 않은지 몇 년이나 지나 아주 깔끔한 내 책상을.. 그러다가 책꽃이로 눈이 올라갔다. 내눈에 [일기장] 이라 쓰인 공책 한권이 눈에 띠었다.
' 언제 쓴거지? '
이 생각이 든건 금방이였고, 그 답이 생각난것도 금방이었다. 그 일기장을 쓴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1학년 2학년때일 것이다. 까마득한 옛날이다. 나는 추억을 되새기며, 일기장을 펴보았다. 한 장한장 읽으며 맨 뒷장으로 가니 '나나나' 라 쓰인 제목의 일기가 한면가득 깨알같은 글씨로 반복되며 쓰여 있었다.
나는 의문을 느끼고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나나나의 의미는 의외로 간단히 알아낼 수 있었다. 어릴때의 나의 주문.. '나나나' 나만의 주문... 비밀의 주문...
나는 일기장을 본 그날이후 눈에 띠게 달라졌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건 물론이고, 퇴학의 위기도 모면하고 지금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가족을 가진 가장의 자리에... 그리고 그 때 나는 생각해 보았다.
나의 어릴적 꿈들을.. 그렇게 그럭저럭 고등학교를 마치고 마침내 대학에 붙게 되었고, 대학 4년제를 마칠 무렵 나는 거의 실의에 빠져 있었다. 나의 어릴적 꿈을 위해 노력했건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직업이란 사람의 피를 말려 놓았던 것이다.
나는 현실을 알고 나니 어릴적 꿈은 그저 꿈일 뿐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살렸던 주문 '나나나' 이것을 속으로 몇 번이고 되새겼다.
그렇게 나는 꿈에 근접해 가고 있었다. 대학을 마치고 어느덧 2년이 흘러 25살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나는 내 25년 인생에서 정말이지 처음으로 사랑이란 것에 빠지고 말았다.
" 저기요 ... "
" 누구세요? "
그녀는 나의 말을 듣더니 고개만 돌리다가 내가 아무말도 못하자 친구들과 이야기를 속삭이며 사라져 갔
다. 그렇게 1년정도 나는 그녀를 쫓아다녔다. 그렇게
도 나를 애태우던 그녀였다. 나는 속으로 비밀의 주문
을 되새겼다. '나나나.. 나나나.. '
나의 구애작전은 그날후로 2달이 더 걸렸고, 2달 끝
에 그녀는 나와 사귀었고, 2년후 결혼이란 것을 하게
되었다. 내 생에 그렇게 달콤한 것은 느껴본적이 없었
던 것 같다.
그리고 결혼 후에도 나는 힘겨운 일이 있을 때 마다
나의 꿈이 잊혀질때마다 '나나나'라는 나의 주문을 외
우며 지금의 가장이라는 짐을 지며 살고 있다. 무겁지
만 가벼운 가볍기보다 행복한 짐을 지며..
*
" 여보 뭐하세요? "
아내의 말을 들은 한 아버지의 얼굴을 한 가장은 일기
장인듯한 것을 덮으며 아내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아니, 오랜만에 일기를 좀 썼어 "
아내도 같이 미소를 지어주며 남편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 남자는 기분좋게 웃으며 아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보다가 옆에서 잠이 들었다. 어찌나 그 천진난만한 아이의 자는 모습과 그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지... 분명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리라...
학교숙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로 글을 쓰는것이 있는데 연습겸 짧게 유승준의 '나나나'라는 곡으로 글을 써 보았는데 어떤지 좀 감상해주세요
분명 이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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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병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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