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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구매 협상, 가격 책정 등 리테일 운영 전반의 AI 도입으로 효율성 극대화
글로벌 리테일 AI 시장, 2032년까지 연평균 18.5% 성장해 457억 달러 전망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우리 생활 전반에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보편화와 같은 생활방식 변화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 전환을 가속하며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됐고 이는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한 개인화 마케팅, 수요 예측 및 가격 책정 솔루션 등 혁신 기술이 온라인 유통 시장 전반에 도입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과 다양성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엔데믹과 함께 재활성화된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편의성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4차 혁명의 다양한 기반 기술인 AI, ML,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산업 전방위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유통 4.0’시대를 맞아 AI는 미국 유통업계에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고객 편의성 개선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마트 구매팀에는 ‘AI 챗봇’ 사원이 있다?
그간 유통 업계에서 AI 기술이 주로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한 제품 추천이나 온라인 챗봇 상담 등 개인화 마케팅이나 고객 경험 개선 등 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상품 구매 협상이나 가격 책정 등 분야에서도 사용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약 10만 곳 이상의 공급업체를 보유한 미국 최대 유통기업 중 하나인 월마트는 개별 업체들과의 구매 협상에 사용되는 인력 및 비용 절감을 위해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인 팩텀AI(Pactum AI)에서 개발한 AI 챗봇을 이용해 공급업체와의 가격 및 계약조건 협상을 자동화하고 있다.
월마트 구매담당자와 공급업체 사이에서 AI 챗봇은 ‘조정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일례로 공급업체 측에서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경우 AI 챗봇은 과거 가격 추세, 경쟁업체에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 상품에 들어가는 주요 원재료 가격 등을 비교 분석해 월마트 측에 수락할 수 있는 최고가를 알려준다. 또한 협상 과정 중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에 따른 계약 기간 연장이나 구매 품목 다양화 등 추가적인 제안을 통해 계약 양 당사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도록 돕는다.
<팩텀AI 가격협상 챗봇 사용 예시>
[자료: Pactum AI]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 공급업체 4곳 중 3곳이 정확한 분석력에 유연성이 더해진 AI 챗봇과 협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AI 챗봇과의 협상이 몇 주씩 걸리던 거래 일정을 단 며칠로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다줬다고 밝혔다. 또한 월마트는 2021년 1월 캐나다 사업장에서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래로 약 68%의 거래 성공률과 평균 3%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월마트의 AI 챗봇 구매 협상 시스템은 소매 상품이 아닌 쇼핑카트, 베이커리 기자재 등 매장 내 필수 장비 구매에만 사용되고 있지만 월마트가 2026년까지 전체 매장의 65%를 자동화하겠다고 선언하며 운영 전반의 자동화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이면서 자사 유통 상품 조달에도 AI 기반 구매 협상 시스템을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AI 기반의 가격 최적화(AI-based Price Optimization)
한편, 시장조사기관 Prosper Insights & Analytics에서 최근 발표한 월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겪어오면서 물가 상승 전에 비해 더 자주 쇼핑(41%)하고 PB제품이나 제네릭 제품을 더 많이 구매(40%)하며, 온라인 쇼핑 시 더 많은 가격 비교(30%)를 수행한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제품 가격이 소비자들의 최종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시금 커짐에 따라 미국 유통업계에서 구매 가격 협상뿐만 아니라 판매 가격 책정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가격 최적화 모델을 사용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AI 기반 가격 최적화란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제품별 마진율 및 재고 상황, 판매 소요 시간, 경쟁품목 및 경쟁사 판매 현황, 유통기한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격 탄력성(가격 상승/하락에 따른 수요 증감)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가격을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많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AI 기반 가격 최적화 모델을 도입해 사용 중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에서는 가격 최적화 솔루션의 일환으로 각종 변수에 가격이 연동돼 시시각각 변경되는 AI 기반의 동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 모델을 차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가격 최적화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전자가격표(Electronic Shelf Label, ESL)를 통해 온라인에서처럼 실시간으로 구현될 수 있다. 현재 미국 최대 전자제품 전문 유통기업인 Bestbuy의 대부분 지점에서 ESL을 도입했고 일부 지점에서 ESL을 도입한 월마트 또한 내년 하반기까지 미국 전역 500여 개 매장에 6000만여 개 ESL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최근 발표한바, AI 기반 가격 최적화 모델은 온오프 라인을 망라하고 미국 유통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MarketResearch.biz에 따르면, 글로벌 ESL 시장은 업계 전반의 저탄소 트렌드와 더불어 2033년까지 연평균 20.0% 성장해 91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AI 기반 가격 최적화 모델 도입 확산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주요 AI 기반 가격 최적화 소프트웨어 소개>
회사명/소프트웨어명 | 개요 및 주요 기능 |
에버사이트 | - 가격 및 구매촉진 프로모션 최적화 솔루션 제공 - 주요 고객: Giant, Raley’s, Kroger, Walgreen, JCPenney 등 소비재 유통 기업 - 2013년 설립, 2022년 미국 최대 식료품 배송업체인 인스타카트(Instacart) 에 인수됨. - 웹사이트(www.eversightlabs.com) |
레비오닉스 | - 가격 책정 및 인하(markdown), 프로모션 솔루션 제공 - 주요 고객: The Home Depot, Academy Sports+Outdoors, Love’s - 시장조사기관 IDC의 마켓스케이프(MarketScape) 보고서의 ’유통 가격 최적화 솔루션’ 부문 리더로 선정 - 웹사이트(www.revionics.com) |
피크 | -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 입점 - 주요 고객: 펩시코, KFC, 나이키 등 - 2020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유통시장에서의 AI’ 보고서에서 주요 벤더로 꼽힘 - 웹사이트(www.peak.ai) |
[자료: 각 업체 웹사이트]
엣지(Edge) AI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로 매장 무인화 효율 극대화
미국의 대표적인 IT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는 올해 초 발표한 ‘2023년 기술 트렌드 레이더’ 자료에서 향후 1년 내 본격적으로 실현될 대표적인 혁신 기술로 엣지 AI와 이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비전 기술을 꼽았다. 엣지 AI란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중앙장치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연산하고 가공하는 것이 아닌 개인용 PC, 스마트폰, IoT 기기 등 로컬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AI 기술을 말하며 데이터에 가장 근접한 네트워크의 가장자리(엣지)인 사용자 주변에서 AI 연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의 클라우드 기반 중앙 집중형 AI 기술 대비 응답시간과 보안 면에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컴퓨터 비전은 컴퓨터가 시각 데이터에 대한 인지 능력을 갖게 하는 기술로, 엣지AI와 결합돼 마치 사람의 눈과 뇌와 같이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다음 행동을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이 두 기술은 최근 유통 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자동화 트렌드에 힘입어 무인상점이나 스마트 물류창고 등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2023 가트너 기술 트렌드 레이더>
[자료: Gartner]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무인매장인 Amazon Go를 시작으로,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AI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계산대 없는 매장(Cashierless Store)이 점차 실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Dollar General과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상품 전문 유통기업에서 무인매장을 개점하고 최대 통신사인 Verizon에서도 계산대 없는 매장 솔루션 사업을 출시하는 등 무인매장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향후 무인매장의 운영 효율을 더 높여줄 기술로는 엣지 AI 카메라를 들 수 있다. 엣지 AI 카메라는 현재 운영되는 무인매장에서 핵심기술로 사용 중인 AI카메라와 같이 AI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 기술을 활용해 쇼핑객의 움직임이나 행위 모니터링을 통해 결제 자동화를 실현하고, 매장 내 상품 모니터링을 통해 재고 감소 및 도난을 감지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같지만,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이는 작은 매장에서 단시간에 벌어질 수 있는 물품 도난과 같은 사건을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편의점 형식의 소규모 점포인 무인매장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엣지AI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보안 카메라에서 포착된 비디오 신호들은 일괄적으로 클라우드 서버로 스트리밍돼 중앙에서 처리돼야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버에 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운영 효율성을 위해 앞으로 엣지 AI 기술이 적용된 온디바이스(On-Device) AI 카메라가 무인상점에서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컴퓨터 비전 기술이 적용된 무인매장 사례>
[자료: AiFi]
시사점
시장분석기관인 Precedence Research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계에서의 AI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18.5% 성장해 457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시장이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많은 미국 유통기업들이 상품 기획 및 리테일 운영 전반에 AI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에서의 AI 시장 규모 전망(2023~2032년)>
[자료: Precedence Research]
이미 한국에서는 많은 유통기업이 AI 기술을 도입해 운영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어 앞에서 다룬 무인매장 운영 솔루션이나 스마트 물류 기술과 같은 소프트웨어에서부터 AI 가격 최적화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현 가능케 하는 전자가격표, AI 엣지 카메라와 같은 하드웨어까지 많은 미국 유통기업들이 한국의 AI 결합 리테일 테크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
텍사스 대표 유통기업 H사의 이머징(Emerging) 기술 부서 구매 담당자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당사는 한국의 선진화된 유통기술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며, 추후 한국 방문을 통해 관심 있는 기술의 자사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우리 기업들 또한 업계 관련 전시회 참여 및 현지 유통기업들과의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급변하는 미국 유통업계 수요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자료: Pactum AI, Walmart, Amazon, Eversight, Revionics, PEAK, MarketResearch.biz, Precedence Research, Marketandmarkets, AiFi, Gartner,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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