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대 거의 끝까지 못 갈테니 초반부터 더욱 하나하나 정성들여라
행동과 대사를 나누자 (특히 격하게 움직일 때)
무대를 통채로 들어 옮기자 (제발...)
대사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게 나와야 함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죽여라
전사에 행동을 한다면 하나를 제대로!!
생각은 절대 일정할 수 없다 (혼잣말이여도 마찬가지.)
"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지?"
"뭘 원하지?"
평소처럼 일지를 쓰려고 하다가 문뜩 내가 오늘 리액팅 학원 밖에서 찾아낸 why가 있나 골똘히 생각해봤다. 분명 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기도 했고 밥을 먹으러 나갔다 오기도 했고 등원과 하원을 했을텐데... 하나도 없음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why를 즐겨 찾았고 이런 것들에 대해 선생님께 물불 안 가리고 말씀드리고 그랬는데 요즘 이런게 없다는 걸 오늘 일지를 적으면서 느꼈다. 연기 배우러 왔는데 주객전도 되어서 입시 기계가 되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힘이 빠진다...
나와 호성이형은 최초로 합사를 받지 못했다. 솔직히 나는 받고 싶었고 가기전에 학준쌤께 어필을 했지만 끝내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합당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계속 똑같은 피드백을 듣고 그걸 고치려고 부던하게 노력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대사와 행동 같이 하지 마라, 무대의 중심에서 놀아라 등 받았던 피드백을 수용하지 못하고 계속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니 선생님께서 무기력해지시고 화가나시는건 당연한 결과였다. 나도 대학을 계속 떨어지고 있는거에 영향을 받지만 선생님께서도 영향을 받으셨기 때문이다. (정말 엄청 혼났다.)
매우 침울해진 상태로 우희쌤을 오랜만에 뵀는데 차마 우희쌤을 똑바로 처다보기 힘들었다... "우리.. 과연 바뀌긴 했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똑같은 우리 모습에 우희쌤께서 깊은 인내로 견디고 계시는 걸 봤고 진심으로 나는 선생님들께 죄송스러웠다... 아무리 상태가 이상했더라도 수업에는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가장 열받는건 수업 끝나고 내가 학준쌤께 연기를 보여드렸을 때였다. 수업을 받고 왠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선생님께 보여드렸고 그 때 나는 시작할 때 이 생각을 했었다. "너 정말 너의 삶을 바꾸고 싶니??" 그런 식으로 가볍게 마음을 먹고 진행했더니 좋은 연기가 나왔다. 그러나 선생님과 나는 이게 내일 나올 수 있을까... 를 걱정하게 되는, 선생님도 나를 나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그런 너무나 가슴아픈 상황에 놓였다.
나 실력 겁나 없다. 진짜 수용력도 떨어지고 기본기도 후달린다. 안다.
그러나 나는 리액팅인이다. 이거 믿고 내일 달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