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2022년 2월 16일부터 지난해 7월 8일까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지난 25일 공개한 일이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휴대폰 화면을 캡처한 파일 형태로 모두 221개나 된다. 122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전이고 99개는 당선 후에 주고받은 것들이다. '오마이뉴스'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상당히 포함돼 있다고 했지만, 사실 핵심적인 내용은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가 지난 5월 27일 폭로한 것들이다.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 반응과 댓글이 상당한데 사인끼리 주고받은 메시지가 이렇게 공개되는 것이 적절한 일이냐는 논란은 물론이고, '맞춤법에 맞지 않는 대목이 너무 많다'거나 '오야붕'처럼 속된 표현이 많아 창피하다는 곁가지(?) 반응도 나온다.
예를 들어 김 여사가 '정. 말.약속.꼭.지켜주세요'라고 적은 뒤에 '보완!'이라고 한 것을 최 목사 본인이 나서서 '보안!이에요 보완이 아니고ㅎ'라고 교정해 준 일이 있었다. 또 김 여사가 '진보나.보수나,다,똑.갇아요, 결국 물줄기가,어디로.가는지"라며 "저희는.진보의 오야붕.이었어요'라고 적은 내용이 있었다. 영부인이란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마침표(.)와 쉼표(,)를 아무렇게나 집어 넣고 '같아요' 같은 쉬운 내용도 '갇아요'로 잘못 쓰는 것에 "낯 뜨겁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대통령 후보 시절과 대통령 재임 시절 공히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속살 깊은 얘기를, 속된 말로 베갯머리 송사 하듯 많은 사안들을 논의하고 상의해 단순한 '대통령 부인'을 뛰어넘어 '국정 파트너'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이 됐다. 이것이 적절한지 논란은 별도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 여사의 이런저런 사적인 행동마저 공적인 제도와 규제의 틀에 넣는 것이 윤 대통령 스스로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한 논란이 어디까지나 본류여야 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영부인 격에 어울리지 않는 속된 표현은 작은 사안들이다.
그런데 말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이나 윤석열 정부가 못마땅한 이들에겐 김 여사의 맞춤법 무시 등이 조롱하고 비하할 일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런 논란과 연결해 돌아보아야 할 대목이 있다. 김 여사와 천공 같은 이들은 속으로 이럴지 모른다. '그래, 나 그런 것 잘 몰라. 그런데, 너희들은 그래서 내 맞춤법 시비나 거는 거야!'
어느 정도는 맞다. 김 여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큰 그림을 갖고 국정의 이런저런 사안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검찰 인사를 주무르며, 서슬 퍼런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의 휴대폰 보안 규정을 앞세워 몰수하고 경호처 보안 청사로 불러들여 조사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니 그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바보들아, 그러니 너희들은 큰 일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