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경기였다. 유명팀들간의 컵대회 결승전은 소문난 잔치답게 먹을 것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맛나고 몸에 좋은 음식만 내놓은 건 아니었다. 끔찍한 드레싱에 쓴 맛이 섞인 음식까지 진열해두었으니 모든 걸 보여준다는 게 이날만큼은 결코 좋은 뜻이 아니었다.
좋은 장면, 보기 싫은 추태가 한 데 어우러진 이 시합에는 환상적인 패스와 깔끔한 마무리, 관중 모두를 놀라게 한 멋진 역전골이 쉴새없이 이어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큰 부상에 난투극과 다름없는 충돌까지 벌어져 보는 사람들의 진을 쏙 빼버렸다.
게다가 양팀 주장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버렸다. 첼시 주장 테리는 문전 혼전 중 중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 실려나갔고 아스날 주장 투레는 난투극의 원인제공자로 지목돼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정신없는 와중에 경기는 끝이 났고 정신차려 고개를 드니 트로피는 첼시 선수들의 손에서 높이 치켜올려져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결승전이긴 하겠으나 결코 재연되어서는 안될 끔찍한 시합이기도 했다.
▲ 전반전 : 틴에이져들, 조만장자를 누르다. “골목에서 노는 기분으로 임하겠다” 칼링컵 결승전을 앞둔 심경을 묻자 아스날의 열아홉살짜리 미드필더 데닐손이 내놓은 답이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첼시의 성의가 무색하리만치 아스날의 선발 명단은 낯설었다. GK를 뺀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80년대 출생자인데다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선수의 수만도 4명이었으니 설령 패배한다한들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구성이었던 셈이다. 그러니 출전 선수들의 마음은 도리어 가벼워져서 데닐손처럼 “부담없이 즐기겠다”는 류의 생각이 선수들 가슴에 콕콕 박혀있었다해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전반을 주도한 아스날의 시원시원한 플레이도 결국 젊은, 아니 어린 선수들의 재기발랄한 자신감과 창의적인 발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평소와 달리 4-3-3 포맷을 내세운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전방에 내세운 밥티스타-알리아디에르-월콧 세 명의 공격이 첼시 문전을 넘나드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드록바-발락 콤비의 찰떡 호흡에 동점골을 내주긴 했지만 파브리가스-데닐손-디아비를 앞세워 중원장악에 성공한 ‘젊은’ 아스날의 전반 45분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조만장자’로 불리는 아브라모비치의 재력에 힘입어 불러모은 수많은 스타들을 선발로 내세운 첼시 입장에서는 머쓱하기만한 시간이었다.
▲ 후반전 : 온몸 던진 존 테리, 첼시를 구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마케렐레를 빼고 로벤을 투입했지만 첼시는 여전히 만족할 수 없었다. 어린 아스날을 상대로 공격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반전은 의외의 순간에서 튀어나왔다. 후반 12분, 상대 골문 앞에서 헤딩 슛을 시도하던 주장 존 테리가 아스날의 미드필더 디아비의 헛발에 안면부를 정통으로 맞고 기절해버린 것이다. 7~8분 동안 그라운드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실려나간 테리의 공백은 나머지 선수들의 투쟁심으로 메워졌다. 반면, 아스날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보이던 디아비가 의도하지 않은 '가해'의 충격과 부상으로 배제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첼시에는 드록바가 있었다. 전반 위기 상황에서 깔끔한 선제골을 엮어낸 드록바는 후반 40분 로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아스날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과열된 그라운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데다 노련한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되찾아오는 등의 솜씨가 부족해 전반전의 우위를 지키지 못한 채 무너졌다.
8만여 관중과 전세계 수천만명의 시청자를 불러 모아 경기를 벌였다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테리의 끔찍한 부상장면을 반복재생하지 않은 방송사의 예의가 고마웠다면 불의의 부상으로 8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경기를 더욱 어지럽힌 양팀 선수들의 무례함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제 K리그 개막도 코앞인데 우리 땅에서는 관중과 서로를 싸잡아 무시하는 이런 식의 경기가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존 테리의 쾌유를 간절히 바란다.
MBC 축구해설위원, 스포탈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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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이 화내고 하니까 투레가 먼저 친거 아니에여?근데 그 후에 말렷어야 했는데 세스크랑 램파드가 엮이는 바람에 완전 난장판;;
뚜레가 흥분한게 시작이고 그 이후에 람파드가 뚜레한테 뭐라하니까 뚜레가 급흥분 파브레가스가 말리러 가는데 다른선수들 오해하고 !!
물론 아스날팬이 봣을때는 미켈로 보이겟지만 3자인 내가봣을때 아스날
미켈이 성격이 더럽긴 더러운거 같음 -_-).. 카드캡쳐류던데요 미켈도
서형욱씨 이만하면 상당히 빠르네요ㄷㄷㄷㄷㄷㄷㄷ
오랜만에 제대로 됀 기사나왓네....
정말 존 테리의 부상이 얼마나 심할지가 걱정.. 안면 강타라서 아마 정신이 정말 혼미할텐데..
서형욱 빛나는구나
테리도 테리지만 디아비도 진짜 맘이 맘이 아니겠네...스읍
디아비 울었짜나요..;;그 일 잇은 후에 교체까지 하고 씁;
첼시 응원하는 나로서도 디아비 잘못이 아님을 안다...맘추스려 디아비...
정말 맞는 말인듯..
조만장자가 뭔가했네 ㅡㅡ
양쪽다 똑같지 머 누가 잘못했다고 말할께 없어
역시 서형욱씨 개념글 굿!! 아 제발 축구경기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뭐 누구나 흥분은 할 수 있다만 혼자 흥분한다고 될일이 아닌데 그것도 결승전 자기컨트롤 할 수있어야 되는데 참 그게 어렵지만 축구인이라면 기본적인 것은 지켰으면 합니다. 에휴~~
아 앞날 창창한 디아비 이걸로 주저 앉지 말고 더 커야 될텐데
맨 처음 댓글 자삭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래도 이런 상황에서는 더 커질것 같더군요 그리고 테리 빨리 회복하기를 디아비도.........
아..완쾌하길 빨리..
이 경기 기억하고 싶지 않음..
테리 걱정되서 죽겠어요..디아비도 너무 상심하지말았으면
디아비가 울엇다고 하던데 그래서 경기 더 못뛰겟다고 사인도 보냇다고 누가 그러던데...맞나요? 맞다면 정말로 디아비도 충격을 받앗나봐요
맞는거 같아요.. 눈물 훔치는것 같던데.... 너무 의축되진 말았으면 해요~~ 첼시 우승이고뭐고 이런경기 다신 안봤으면
디아비 진짜 안쓰러웠음... 존 테리가 안 다쳐서 다행임
양팀간에 분위기가 너무 민감했었음. 둘다 잘못했다고 봅니다. 개념글 ㄳ
무슨 투레가 원인제공자야 분명히 미켈이 시비 걸었구만
한준희 해설의 예상대로 테리 부상 이후 분위기 반전. 영 아스날s 들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고, 드록바는 제 몫 해내고. 전반만 놓고 본다면 최고의 경기, 후반은 최악의 경기라 불려도 될 만 함.
미켈이 시비 걸었지만 투레가 너무 흥분했고 파브레가스는 왜 갑자기 람파드한테 시비를 거는고 -_- 아스날 욕 듣는 거 이제 지겨운데 제발 좀 자제하길.. 람파드도 잘한 건 없음
투레가 램파드가 무슨말을하자 흥분한걸로보아. 투레 혹은 아스날선수들을 자극하는말을 했었던것같네요. 세스크는 거기에 열받은거고
GK를 뺀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80년대 출생자인데다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선수의 수만도 4명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