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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후에 먹는 점심이 꿀맛입니다. 어제는 ‘한 바‘를 먹었는데 오늘은
사장님이 소꼬리를 삶아서 만들어준 꼬리곰탕을 먹었습니다.
밥을 어떻게 지었는지 번쩍번쩍 윤이 나는 아끼바리가 완전 예술입니다.
제가 나름 밥 돌이 경력 10년 차인데 아무리 헤드를 굴려 봐도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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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테’ 같습니다. 적당한 물, 아끼바리, 돌솥에 서리테를 첨가했답니다.
서리테는 검정콩의 한 종류로서 종자의 껍질색깔이 검정색이고 속이 녹색으로
알이 굵은 콩을 말합니다. 그래서 푸르테 콩, 또는 속청 이라고도 합니다.
콩알이 굵고 속이 녹색인 재래종들은 일반적으로 작물생육 기간이 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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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를 맞으면서 익어간다고 하여 서리태라고 이름이 지어졌답니다.
이놈은 물에 담갔을 때 무름성이 좋고 당도가 높아서 그 닥 오래 담가
놓지 않아도 됩니다. 일하는 내 내 전화가 한통도 오지 않아서 모처럼
편하게 일을 했는데 오후나절 시계에 눈길이 가는 저를 보니 일용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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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이 납니다. 저는 요새 내가 왜 이공계를 천시했을까 후회막급입니다.
이제라도 열심히 일을 배워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문득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란 생각이 새로운 시작에 발목을
잡습니다. 우리 공장은 농업용 트레일러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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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장님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제가 공장에서 중고 트레일러를 보수
하는 작업을 3일 째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구인 광고를 띄웠으니 조만간
직원들이 벌떼처럼 몰려올 것입니다. 칠순이 낼모레인 사장님은 저만큼이나
준비가 된 오너입니다. 미미하게 시작하였으나 반드시 한 번은 일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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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라고 봅니다. 퇴비 수거용 트레일러 하드를 만드는 공정을 위해 맨 먼저
스텐 원판 제단을 합니다. 지게차나 호스트를 가지고 운반할 만큼 무겁고
단단한 철판을 절단기로 자르는데 포청천에서 나오는 작두가 생각났습니다.
아주 무시무시합니다. 절단한 철판의 끝부분을 구부리기 위해 절곡 기 머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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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는 일을 시다 바리인 제가 했는데 운동 삼아 바벨을 들듯이 일부러
번쩍 들었습니다. 스텐이 일반 강철보다 부식이나 강도 면에서 서너 배가
우성인 반면 한번 미스가 나면 회복이 어렵다고 했는데 좌측 판 넬 을
3번째 굴절하는 과정에서 우려했던 미스가 나버렸습니다. 당근,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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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웠지요. 그래도 농기구 박박사인 우리 사장님이 잘 해결구먼요.
물론 오차가 난 부분만큼 절단해서 이은다음 재작업을 했습니다.
초짜인 제가 본 관점에서 스텐을 굴절하는 공정이 가장 난코스입니다.
굴절을 할 때는 커팅 할 때만큼이나 커진 불도 다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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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을 끝낸 철판을 트레일러 상판에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쇠가 종이나
나무보다 순간 접착 도는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박스를 만들
때도 프레임 세우기가 만만치 않은데 쇠는 용접기 한번만 대면 바로 다음
작업이 가능하니 말입니다. 좌측 프레임이 약간 뒤틀린 바람에 제가 틈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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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기 위해 핸드프레스를 하면서 순식간에 오른 속 엄지와 검지 사이에
용접 불통이 튀면서 가벼운 사고가 났습니다. 작업장에서는 자나 깨나 안전이
중요합니다. 똥배가 나와서 어제 저녁을 걸은 데다 가 아침을 못 먹어서
그런지 현기증이 날만큼 배가 고파왔습니다. 현장 일을 오전만 하고 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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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는데 3일을 문닫아놓아서 그런지 손님이 하나도 없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작업을 다 끝내고 올 걸 그랬나 봅니다. 갑자기 엄습해오는 이 그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몰라서 당황스럽습니다. 배부르고 편해서 오는 부르주아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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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한다고 여론이 북을 치고 문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유시민은 객관적으로 잘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박 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하니까 모든 게 달라 보이고 좋아 보이는 기저효과와 허니문 효과라고
합니다. 제생각도 같습니다. 사실 문대통령은 언론에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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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에는 언론하면 조중동같은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는데 요새 언론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고 심지어 거의 예찬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허니문 효과가 얼마나 가겠습니까? 기저효과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비교하면 심드렁해질 것입니다. 누구든 꽃길 걸을 때 정신 차리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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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훅 가게 될 수 있습니다. 성경묵상 내용이 공교롭게도 한 순간에
훅 간 솔로몬의 실책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문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성전과 왕궁 건축을 마치고 난 뒤의 솔로몬의
치적으로, 많은 건축 재료를 제공해 준, 두로 왕 히람에게 갈릴리 지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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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읍 스무 곳을 넘겨주었고 이어서 지방 성읍과 요새를 건축하였고, 더
나아가 해상무역을 위해 선박까지 지었다는 내용입니다.
솔로몬은 두로 왕 히람에게 갈릴리 지역의 스무 개 성을 주었습니다.
왜 그것들을 주었는지 이유가 분명치 않습니다. 건축 재료의 값은 계약한
-
대로 두로에게 많은 음식물로 제공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추가비용
이라는 주장이 있고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기술자들까지 보내줘 솔로몬이
히람의 호의에 답례하는 뜻에서 주었다는 의견입니다. 통설은 전자입니다.
그 이유는 두로 왕 히람이 그 선물을 좋지 않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
히람은 그 선물을 보고 눈에 들지 않았다고 했는데 ‘눈에 들지 않았다’는
말은 자신이 제공한 엄청난 물량의 대가로서 충분치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솔로몬은 계약보다 오버한 물량의 값으로 변방의 성읍을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읍을 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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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성읍에 살고 있는 백성들은 하루아침에 조국이 바뀌지는 운명에 처
해졌습니다. 두로 왕에게 복종을 하든지 아니면 땅과 집을 포기하고 고향을
떠나든지 해야 하는 것이지요. 결국 이 문제는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원인을 제공합니다. 한편, 두로 왕 히람도 불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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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원하는 땅은 산악 지역이 아닌 해안 지역이나 평야지대였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성전과 왕궁과 밀로와 예루살렘 성을 건축했다고 했습니다.
밀로의 원래 의미는 ‘채우다'란 의미로 예루살렘 성 북쪽의 방어를 위해
흙과 돌로써 채워 세워놓은 성채’를 말합니다. 예루살렘은 본래 여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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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들의 성이었으나 다윗이 빼앗아 그곳에서부터 성을 쌓아 예루살렘 성을
건축했습니다. 따라서 밀로는 예루살렘 성의 기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은 이곳을 증축했습니다. 후에 히스기야 왕도 이곳을 수축했습니다.
그런 뜻에서 ‘밀로’란 말은 ‘기초공사’라는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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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의 딸을 위하여 솔로몬이 밀로를 건축했다는 말이 그 뜻입니다.
애급 왕 바로가 올라와서 게셀을 정복하고 그것을 솔로몬의 아내가 된
자신의 딸인 공주에게 주었습니다. 그 곳을 솔로몬이 왕비 궁을 짓기
위하여 기초공사를 한 것입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숙명 사업이기도
-
하고 아버지 다윗 왕의 소원이기도 한 성전건축을 완공 하였습니다.
온 백성들이 기뻐하였고 하나님께서도 그것을 좋게 여기셨습니다.
이어서 그는 왕궁을 지었습니다. 한 나라의 왕이 거처할 곳 이었으므로
왕비의 궁까지 건축하는 것을 백성들은 용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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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건축 사업은 그칠 줄 몰랐습니다. 하솔과 므깃도와 계셀 등
본문에 있는 데로 예루살렘과 레바논과 그가 다스리는 온 땅에 건축
하고자 하는 것을 다 건축했던 것입니다. 자신은 소원대로 지었지만 백성들은
그 소원이 그대로 원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과도한 세금이 징수되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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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나중에는 노예들 외에 백성들도 노역으로 징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발광은 그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후에는 거대한 선박까지
건조하였습니다. 먼 외국에까지 나가 무역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예루살렘 성전건축으로 시작된 일은 끝내 돈 버는 일로 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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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탐욕의 종말은 멸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제어되지 않는 자동차는 사고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칠 때 그쳐야 아름답습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가나안 족속들을 노예 역군으로 삼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공사 감독으로
-
삼아 대형 건축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지혜로운 행정력일지 모르겠으나
어느새 그는 이스라엘이 바로의 지배아래서 노욕에 시달리던 잔악한 시
절로 되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꼬박
꼬박 드리고 제단에 분향하였습니다. 배를 만들어 탁월한 해상무역을
-
전개할 만큼 지혜로웠습니다. 하지만 바로의 딸을 위해 백성들의 노력을
착취하고 빼앗을 만큼 그는, 백성보다 아내의 나라 애급의 환심을 사는데
민감한 사람이 되고 있었습니다. 신앙생활도 보면 어떤 이는 성경만을
고집합니다. 또 어떤 이는 기도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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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 만 영성으로 보는 사람도, 봉사와 섬김을 영성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기도만 하고 극단적으로 성경만 보면 균형
있는 신앙 성장을 할 수 없습니다. 바른 영성은 은사와 봉사와 또한 섬김과
교육이 함께 가는 것이지요.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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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할 수는 있지만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성도들도 주일에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과 물질 아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발길은 교회로 향하고. 나보다는 남을
위하여 씁니다. 우리도 안락한 삶을 추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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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삶을 위하여 절제하고 인내합니다. 우리도 늦으면 과속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혹시 내 차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앗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내가 늦는 쪽을 택해야 합니다.
저도 솔로몬처럼 가치 없는 것을 선물로 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
남에게 쓸모없는 것을 주면 주고도 욕을 먹습니다. 최고로 좋은 것을
주는 것이 선물입니다. 우정을 부끄럽게 만든 처세,
형제들을 노예로 삼은 무리한 건축, 삶의 예배가 빠진 제의적 예배,
내 고립은 이웃에게 차선으로 행한 자업자득이 아닐까?
-
솔로몬이 성전과 왕국을 짓는 20년 동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하나님이여, 영광과 찬송을 받으옵소서. 히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우정을 부끄럽게 만든 왕의 처세를 보았고, 화려한 궁 안에서 삶이
없는 제의적 예배만 드린 것을 목도하였고, 무엇보다 화려한 성전 건축
뒤에 노예로 전락한 형제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나이다.
주여, 남의 허물을 보았을 때 부디 내 소위를 돌아보게 하옵소서.
2017.5.27.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