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톱이 깨진 이유가
올아/김단현
얼마전 실험실에서,
압축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나와 사십년 넘게 지나온 이빨 하나
아랫니 송곳니 옆에서 내 마음을 정확하게 보고있던 아주 못생긴 이빨이 부서젔다
어제는 그 기계 고치려고 연장 들고 낑낑 대다
왼손 검지 손톱이 부러져 버렸다.
아프다,
지금까지...
차라리,
내 마음 다첬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마음의 무의식에 충실하던 손톱이 나를 대신해 영영 다시 같이 있을 수 없는 존재로 가니
그 아이,
내 손톱이 깨진 이유가 무얼까..?
지금도 네가 가버린 터전에 그래도 남아 있는 뿌리를 보며 생각이 많아 짐은
내가 너를 너무도 사랑했었다는 마음의 파문 이려니
잘가,
어디에서라도 너의 삶을
저 파란 우주에 마음껏 띄우려무나.
네가 떠난 이유
생각해 보니
앞에 선 것은 콘크리트 벽 뿐이다.
첫댓글 그게 무얼까요>>>우리 함께 고민해보지요...
... 콘크리트가 주는 이미지를 생각해 봅니다. 멋있는 일을 하시나봐요.. 실험실에서 그런일들을 겪어시니..
손톱이 깨진 이유가 핵심이군요. 상상의 나래를 펴보며 님의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불멸..밀란 쿤데라의 글이었지요..아마도..滅하지않음을 말하려나 했더니..滅하지 못한 영혼들의 푸념이더군요..떠난지 백년이 지나서도 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려야 하는 대가들의 한탄...끼득이며 가슴 쓸어 내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콘크리트 벽으로 마주하는 이유란..나 여기 있고..너 그 곳에 있음이 아닐까..그냥 그리 어림 잡네요..놓아버리지도, 놓여나지도 못하는 상념..내 살 떨어져 나가는 아픔으로 오나 봅니다...훨훨 자유로울 순 없다 하여도..그저 긴 숨자락 끝으로라도 놓아 보시길...지금 내리는 저 빗속에 흘려..마지막 한방울 피눈물로 맺히더라도...할 수 있는 말...마음밭 평온 하시길..
손톱이 깨진 이유......부주의함....정신을 외출 보냈음...맞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