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촌읍 수양리 지산전원마을 지척 능선에 76만5천볼트 고압송전철탑이 2개나 들어선다. 가까운 곳은 주택과 직선거리로 57m이고 다른 하나도 200m(환경영향평가 500M이상 규정)밖에 안 된다. 팔을 감싸듯 병풍처럼 둘러싼 능선에 80m 거대 철탑을 2개나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할 운명이 된 것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 마을 주민들이 철탑건설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작년 5월 27일경이란 것이다. 97년 실촌읍에서 실시했다는 주민사업설명회 개최사실을 당시 이장을 비롯 마을 주민들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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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리 지산전원마을 머리 위(직선거리 57m)에서 고압철탑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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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지산마을은 지난 99년도부터 단지개발허가를 받아 조성된 바, 현재 지산마을만 30여가구 수양리까지 80여가구가 철탑의 피해 권역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전 측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철탑 기초공사를 하던 중 지난 7월 12일 폭우로 인해 산비탈 약 150m 구간에 산사태가 발생해 농작물 및 도로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이를 기화로 수양리서 철탑공사현장으로 향하는 길을 차량으로 봉쇄하고 건축자재 블록을 쌓아놓고 원두막에서 시위를 해왔다. 그러던 지난 19일 오전에 일방적으로 복구공사를 통보하고 현장으로 중장비를 동원해 진입하던 중 이를 막는 마을 주민 이모(55)씨가 블록에 부딪혀 부상을 입는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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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원장인 장형옥씨가 철탑공사 진입로 입구 시위현장 텐트에 게시된 철탑현황 게시물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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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 장형옥(49)위원장은는 “수백기의 고압철탑이 지나가는 송전노선 어디에도 우리 마을 같은 곳은 없다”며 울분을 토로한다. “마치 온 동네 주민에게 홍보하는 옥외광고탑 처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80m 괴물철탑이 뿔처럼 2개나 만들어 질 수 있냐”며 기가 막힌 현실에 탄식했다.
장의원장은 주민들과 작년 5월 이후 지식경제부를 비롯 환경부, 한전, 광주시장, 국회의원 등 곳곳에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했으며 금년 5월 지식경제부와 한전을 대상으로 ‘전원개발실시계획승인취소 등’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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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은 민원소지가 없는 자연림지역으로 직선화 되지 않고 1기를 추가해 수양리 지산마을로 우회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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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들어서는 NO66, NO67기는 97년 당초에는 직선거리로 지산마을 능선너머인 이천시 산림지역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사람이 살지 않는 자연림 지역이 아니라 철탑을 1기 더 세우며 돈을 더들여가며 송전선로가 마을로 우회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다만 능선 너머가 모 종교재단 및 학원재단 이사장이 지주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주민들은 추측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송전선로건설사업이 그동안 3차에 걸쳐 64%정도 변경 승인된 바, 이는 규정에 정한 30%를 초과한 것이기에 환경영향평가를 재평가 받아야 될 것이며, 지난 2005년 한전이 선로승인을 받기 전에 개정된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야함에 그렇지 않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장형옥 주민대책위원장은 “우리 마을에 들어서는 철탑 2기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고압선로가 지근 거리에서 머리위로 지나고, 이번 산사태가 경고하듯 자칫 대형참사를 초래할 수 있는 고압철탑을 얼마든지 대안을 찾을 수 있건만 소위 국책사업이란 미명하에 강행하는 이 현실 앞에 속수무책인 입장이 안타까을 뿐이라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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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2일 철탑 공사현장의 산사태 피해 현장. 주민들은 절대로 철탑이 세워질 곳이 아니라며 민원이 없는 지역으로의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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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원장은 송전철탑 이전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광주시의 변방에서 얼마 안되는 주민들이 처절히 겪고 있는 서럽고 가슴 아픈 현실에 뜻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전 및 시공사측을 통해 여느 철탑공사현장에서 그랬듯이 주민들을 무시하고 달래는 상투적인 전문해결방식(?)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장위원장은 "훗날 만에 하나 철탑이 세워지고 불미스런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의 아버지.어머니는 철탑건립을 끝까지 반대했고 주민지원금으로 타협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라도 듣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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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공사현장 마을 진입로에 텐트를 치고 주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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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하게도 지산 전원마을엔 한전 직원조합형태로 현직 및 은퇴자들이 입주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국책사업의 전개의 실상 속에 고압철탑의 피해 현실을 맞고 있기도 하다.
산자부(현 지식경제부)가 97년부터 한국전력을 사업시행자로 추진해온 76만5천볼트 고압송전 철탑(신 안성-신 가평간)건설로 인해 송전철탑이 지나는 광주시내 곳곳에서는 지난 수년간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