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128차 산행기 - 금련산
2007년 7월 27일 10시 지하철 배산역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조정, 정상조, 허세영, 류병관, 박세주,
백의인, 최차랑, 안혜자, 이숙자, 박해량, 이유성, 김갑석, 류근모
이상 14명
낮 기온이 32도라 폭염 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과연 산 들머리에 들어서자 땀이 나기 시작한다.
경사가 50 도가 되는 가파른 길이다.
우거진 편백나무 숲이라 그늘이 짙어 그나마 다행이다.
길은 좁은 오솔길. 간간히 시원한 산바람도 불어준다.
지하철이 지나가고 지상에는 8차선 도로가 흐르는 시내 한복판에 이만한 산책로가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매미들이 심하게 울어 재낀다. 아니, 노래한다.
매미는 여름 숲의 성악가가 아닌가.
6~7 년을 땅속에서 유충 (幼蟲) 으로 지내면서 나무 수액을 빨아먹고 살다가 굼벵이가 되어 나무로 올라와서 허물을 벗고 성충 매미가 되어 겨우 15일을 산다.
어굴해서라도 저리 노래나 불러야지.
노래하는 것은 수놈 - 암놈을 유혹해서 씨를 퍼트리려는 사랑의 노래다.
씨를 퍼트린 후에 수놈은 나무에서 추락사한다.
10여분을 오르고 나서 발대식 겸 5분간 휴식.
오늘의 산행대장은 금련산 지킴이라고 할 수 있는 영암 박해량 친구.
발대식후 한림정 최차랑 친구가 로테 삼강의 신제품 쭈쭈바인 빠삐코를 하나 씩.
꼭지를 비틀어 구멍을 내고 쪽쪽 빨아먹는다.
차갑고 달콤한 팥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춘성 (春城) 이유성 친구가 가만히 있질 않는다.
딸에게서 전수 받은 것이란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밥상을 들고 들어온 며느리를 보고 시아버지가
- 아가, 조심해라. 팬티 보일라.
- 아버님, 그러실 줄 알고 팬티 안 입었어요.
전수할 때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니 지금은 30 대 - 그녀의 유머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궁금하다. Like father, like daughter. 부전여전이라.
편백나무 숲이 성깃해지자 소나무, 참나무 숲이 된다.
옛날 금련산이 아니다.
제법 나무들이 많이 자랐다. 된비알이 비교적 평탄한 오르막으로 바뀌면서 정치 이야기며 세상사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명박, 박근혜 좀 잘 해보라. 아군끼리 피터지게 싸우면 적에게만 유리하다.
고구려나 백제가 망한 이유가 바로 내분이었다.
11시 5분에 2차 5분간 휴식.
춘성이 빵을, 흰내 백의인 친구가 연양갱을 제공하여 에너지 공급.
더울 때는 잘 먹어야한다.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거나 일을 해야 한다.
집에 앉아 있어도 땀 흘릴 바에야 이렇게 산에 오르면서 운동하며 땀 흘리는 게 훨씬 낫다.
몸에 축적된 중금속이 이럴 때 다 빠져 나가는 것이다.
피서 (避暑) 가 아니고 극서 (克暑) 다.
길은 오리나무, 벚나무 숲속으로 벋어나가며 정겨움을 더해간다.
선두의 대장과 백사는 죽죽 내닫고 후위는 자꾸 처진다.
영운이 설악산을 갔다 와서 쉬지 않고 장산 등을 다녀 피로가 겹쳤는지
물순이 친구가 열심히 도우미를 하며 손을 잡아주지만 숨이 가쁘다.
천천히 오세요. 위에서 기다릴 것이니까.
12시에 선두는 금련산 정상 415m 에 도착.
정상주대신 여산 친구가 얼음이 든 냉커피 한 잔 씩을 공급해 준다.
이럴 때 마시는 한 잔의 커피 - 정말 시원하다.
- 야호! ~ 영운! ~ 물순!
불러도 대답이 없다.
정상을 밟았으니 두 사람이 올라 올 때 까지 기다릴 것 없이 그냥 오던 길로 내려가자.
다시 합류하여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은 한량하다. 영운도 금세 안정을 찾았는지 잘도 내려간다.
여산이 세미나 하나.
산에서 갑자기 심장이 답답하거나 거북하면 헛기침을 하세요.
헛기침을 계속하면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할 일이다.
12 반에 연미 시장 통에 있는 남해 횟집에 도착.
갑석, 해량 두 친구가 거의 매일이다 시피 가벼운 등산을 하고 점심을 먹는 곳이다.
차가운 맥주, 막걸리 등이 즉시 대령이오.
손회장의 건배사.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주욱 ~ 들이킨다. 아흐 ~ 세상에서 제일 시원한 순간이다.
5,000 원 짜리 회덮밥이 맛이 괜찮다.
시장 통에는 더러 값이 저렴하고 맛있는 집이 있는 법.
총무
- 127차 산행시 김영복 친구가 3만원을 희사, 손회장이 3만원을 희사해 주었는데 유성 친구가 밥값을 다 쏘는 바람에 6만원이 고스란히 남았어요. -
총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설강 류병관 친구
- 오늘 모처럼 산삼회에 나온데다가 이 집 안주인이 우리 고향 초등학교 후배라 나도 3만원 내고 싶소이다. -
내는 이유가 좋다.
그래서 오늘 9만원 나온 계산이 세 분의 희사로 마무리가 되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더운데 참여해주신 친구 여러분, 희사해주신 세분.
열대야 잘 극복하시고 잘 주무시고 즐겁게 건강을 유지해갑시다.
다음 129차는 8월 3일
해운대 신시가지 대천공원 입구에서 10십니다.
그럼 그 때까지 안녕
첫댓글 14명의 산삼회 건각들 폭염 주의보가 내린 혹서의 일기임에도 128차 금련산 완주산행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세월의 나이를 먹을 수록 더욱 건강해지는 산삼회원들,옛정이 더욱 두터워지겠군요.세월의 나이는 흘러가도 변화에의 기대와 희망이 시들지 않는 것도, 자신의 위치 모습을 더 잘 보기 위해 잠시 집을 떠나 시원한 금련산 정상을 밟아 보는 것도 바다 피서 못지않게 필요한가 봅니다.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주 만나봅시다.
청송!! 왜 산행에 불참했나요. 답글만 보내고.....모두들 궁금해 했어요. 아픈건 아니지요? 계속되는 폭염에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주 산행때 봐요.
남계!! 총무하느라 고생 많은데 나까지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 너무 설치고 다닌다고 하늘에서 경고를 내린 것 같아요. 앞으로 조심할께요. 모두들 걱정해 주는 산삼회원님들께도 고마움을 보냅니다. 물순이는 나 때문에 산행도 제대로 못하고 걱정만 끼쳤네. 그래도 좋은 친구가 있어 나는 행복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