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여왕
혹은,
흑색당(Blacks)와
녹색당(Greens)
올드타운의 시타델 소속 아크마에스터 길데인에 의해 쓰여진, 용들의 춤이라 불리는 가장 비극적인 유혈의 원인, 발단, 전개, 그리고 배신들에 대한 역사
((조지 R.R 마틴에 의해 옮겨 적어짐))
용들의 춤은 A.C(아에곤의
정복) 129년부터 131년까지 철왕좌를 두고 타르가르옌
가문의 두 파벌이 벌인 야만적이고 필사적인 내전에 붙여진 미화적인 이름이다. 이 어둡고 격동적이며 피로
물들었던 시기를 ‘춤’으로 표현한 것은 터무니없이 부적절하다. 분명 어떤 가수가 붙인 이름일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용들의
죽음”이 오히려 적절한 용어일 것이나, 전통과 시간이 이
역사의 장에 좀 더 시적인 단어를 붙여 넣었기에, 우리는 계속 ‘춤’으로 표현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국왕 비세리스 타르가르옌 1세의
죽음을 두고 철왕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은 크게 두 명이 있었다 – 그의 첫 번째 결혼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딸인 라예니라와 그의 두 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아들, 아에곤.
그들의 대립에서 비롯된 혼돈과 학살의 가운데에서, 다른 칭왕자들 또한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무대 위의 광대들처럼 2주나 보름 동안 으스대다 그들이 나타난 속도만큼 빠르게 사라져갔다.
이 ‘춤’은 일곱 왕국을 둘로 나누어 영주들과 기사들, 그리고 백성들까지 한쪽
편을 들어 서로 싸우게 만들었다. 심지어 타르가르옌 가문 그 자체도 분열되어 두 왕위 계승자의 친인척들, 그리고 자녀들까지 전투에 휘말리게 되었다. 이 분쟁은 2년이 넘어가며 웨스테로스의 대영주들과 그들의 기수 가문들, 기사들, 그리고 백성들에게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타르가르옌 왕조는 존속했지만, 전쟁의 끝에 이르러 타르가르옌 가문의 힘은 굉장히 감소했고, 세계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용들 또한 숫자가 굉장히 감소한 결과를 낳았다.
‘춤’은 일곱 왕국의 긴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종류의 전쟁이었다. 군대들이 수많은 잔혹한 전장으로 행진했고 만나서 싸웠지만, 많은
학살이 물 위에서 이루어졌고, 그리고 – 특히 - 공중에서 용들이 이빨과 발톱과 화염으로 다른 용들과 전투하며 이루어졌다. 이
전쟁은 또한 보이지 않는 암투와 살해, 그리고 배신으로 얼룩진, 그림자
속이나 계단, 회의실과 성뜰에서 칼과 거짓말과 독으로 벌어진 종류의 전쟁이었다.
긴 시간 동안 끓어온 갈등이 표면으로 부상한 것은 A.C. 129년 3월 3일, 오랫동안 침대 신세를 지며 병을 앓던 비세리스 1세 국왕이 킹스랜딩의
붉은 요새에서 낮잠을 자려고 눈을 감은 후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의 사체는 보통 왕이 향료를
넣은 포도주를 먹던 ‘박쥐의 시간’에 하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하인은 곧바로 왕의 침실 바로 밑층에 있던 앨리선트 여왕에게 알렸다.
하인은 종을 울리지 않은 채 앨리선트 여왕 혼자에게만 이 사실을
알렸다. 왕의 죽음은 앨리선트 여왕과 – 흔히 ‘녹색당(黨)’*으로 불렸던 – 그녀의 지지자들이 이미 예측하고 있던 바였고, 그들은 비세리스
왕의 모든 경비병들과 하인들에게 그 날이 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신경 써서 알려주었었다.
*A.C. 111년, 킹스랜딩에서 국왕과 앨리선트 여왕의 결혼 5주년을 맞아 성대한 마상전투
경기가 열렸었다. 개막 만찬에서 앨리선트 여왕은 녹색 드레스를 입었고,
라예니라 공주는 과시하듯 타르가르옌 가문의 색깔인 붉은색과 흑색의 옷을 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눈치챘고, 그 후부터 여왕의 지지자들과 공주의 지지자들을 각각
‘녹색당’과 ‘흑색당’으로 부르는 관습이 생겼다. 이 마상전투는 서 크리스톤 콜이 라예니라
공주의 징표를 달고 여왕의 두 친척과 그녀의 막내 동생 서 그웨인 하이타워를 비롯한 모든 대전사 들을 낙마시키면서 ‘흑색당’의 승리로 비쳐졌다.
앨리선트 여왕은 소식을 들은 즉시 킹스가드의 사령관 크리스톤 콜을
대동하고 왕의 침실로 갔다. 비세리스 왕의 죽음을 확인하자마자, 여왕은
방을 폐쇄하고 경비병을 배치했다. 그리고 왕의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한 하인은 신병을 구속하여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했다. 서 크리스톤은 백색 검의 탑으로 가서 그의 킹스가드 형제들로 하여금 왕의
소의회 의원들을 소환하게 했다. 그 때는 ‘부엉이의 시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킹스가드의
맹약으로 맺어진 형제들은 충성심과 부정할 수 없는 무용을 증명하고 국왕과 그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헌신하는 엄숙한 맹세를 한 일곱 명의
기사들로 이루어져있었다. 비세리스 왕의 죽음 당시 킹스랜딩에는 5명의
백색 망토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서 크리스톤 자신과, 서
아릭 칼길, 서 릭카드 쏜, 서 스테폰 다클린, 그리고 서 윌리스 펠이 그들이었다. 서 아릭의 쌍둥이 형제였던 서
에릭 칼길과 서 로렌트 마브랜드는 라예니라 공주와 함께 드래곤스톤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형제들이
한밤중에 소의회 의원들을 불러모으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관련도 없었다.
그녀의 부군이 윗층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동안, 앨리선트 여왕은 소의회 의원들을 그녀의 방에 불러모았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왕의 핸드인 서 오토 하이타워, 킹스가드의 사령관이었던 크리스톤 콜, 그랜드 마에스터 오윌, 재무장관이자 80살의 노인인 라이먼 비즈버리 영주, 해군장관이자 캐스털리 락의
영주의 동생인 서 틸랜드 라니스터, 정보장관(Master of
whisperers)이자 하렌할의 영주였고 ‘굽은 발 래리스’라 불렸던 래리스 스트롱, 그리고 법무장관인 ‘강철지팡이’ 재스퍼 윌드 영주가 참석해 있었다.
그랜드 마에스터 오윌이 왕의 사후 필요한 전통적 업무와 절차들을
설명하며 소의회를 시작했다. 그는 말했다. “셉톤 유스타스를
소환하여 왕의 영혼을 위한 마지막 제례와 기도를 올려야 할 것입니다. 또한 드래곤스톤으로 까마귀를 보내어
라예니라 공주님께 아버님의 죽음을 알려야 할 것입니다. 혹시 여왕 전하께서 위로의 말과 함께 이 슬픈
소식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해줄 위안의 편지를 직접 써주실 수 있으실지요? 왕의 부고를 알릴 때는 언제나
종을 쳤으니 누군가 그 일을 지시해야 하고, 그 후 물론 우리는 라예니라 여왕의 대관식 준비를 시작해야-“
서 오토 하이타워가 그의 말을 잘랐다. “이 모든 것은 기다려야 하오.” 그는 선언했다. “계승 문제가 확정이 될 때까지.” 왕의 핸드로서, 그는 왕의 목소리로서 말할 권리가 있었고, 왕의 부재 시 철왕좌에
앉을 권리 또한 있었다. 비세리스 왕은 그에게 일곱 왕국을 통치할 권리를 주었고, 그 통치는 “새로운 왕이 즉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었다.
“우리의 새로운 ‘여왕’이 즉위할 때까지겠지요.” 비즈버리 영주가 분노한 어조로 말했다.
“왕이지요.” 앨리선트
여왕이 주장했다. “철왕좌는 선왕 전하의 적장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옳아요.”
토론은 동이 틀 때까지 이어졌다.
비즈버리 영주는 라예니라 공주를 대변해서 말했다. 비세리스 왕의 즉위기간 동안 계속 일했으며, 그 전에는 늙은 왕 자헤리스 때도 일했던 이 노(老) 재무장관은 소의회 의원들에게 계속해서 라예니라 공주는 다른 형제들보다 나이가 많으며 더 적법한 타르가르옌 혈통을
가지고 있고, 선왕이 직접 그녀를 후계자로서 지목했으며 앨리선트 여왕과 그녀의 녹색당이 계속해서 항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수백의 영주들과 기사들이 A.C. 105년에 라예니라 공주에게 충성과 그녀의 권리를 수호하겠다는 엄숙한 맹세를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모든 말들은 돌로 된 것 같은 그들의 귀 앞에서 스러져갔다.
---------------------------------------------------------------------------------------------------
12월 3일에 출판 예정인 'Dangerous women'이라는 앤솔로지 집에 수록 예정인 조지 마틴 중편 소설의 샘플입니다.
번역하다가 '부엉이의 시간'이랑 '박쥐의 시간' 같은 단어들이 거슬려서 찾아봤더니 조지 마틴이 4권부터 쓰고 있는 시간 관련 용어라네요. 그 전엔 전혀 안쓰다가 5권부터 폭풍 쏟아져 나오는데 정확히 몇신지는 안나와서 서양 웹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오역 관련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ㅎ
첫댓글 잘 봤습니다 ㅎ_ㅎ;; 저땐 용들이 많았군요...ㄷㄷ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용들의 춤이 소설로
나올지 몰랐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6부를 기다는 애타는 마음에, 단비같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이거 번역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