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에 정신없이 자다가 마구 쏟아붓는 빗소리에 깼습니다. 잘 들어가셨는지요. 32차 후배들께 다시 한번 졸업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선후배간에 서로 돕는 동문회를 만들어 갑시다. 명쾌한 결론은 없더라도 서로 열띠게 논쟁하고 참여하는 동문회 게시판이 전 좋습니다. 후끈 달아오른 데서 야성미가 넘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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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기를 원했던 두 몸, 두 개의 꿈은 죽어서야 이뤄졌네요. 샴쌍둥이 말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우리들의 이미지와 늘 함께 있던 친구들 아니었나요. 커선 술자리에서 안주 떨어지거나 얘깃거리가 떨어졌을 때 한 두마디씩 나왔었죠. "야 샴 쌍둥이는 어떻게 살까" "시험볼 때 좋겠다. 화장실갈 땐 안좋고" 등등.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자 중앙과 조선일보 국제면 처리 기사가 몇가지 생각하게 합니다. 몇몇 다른 신문들을 뒤져 봤으나 시간에 쫓겼는지 연합, 외신종합처리를 했더군요. 중앙은 두 인물의 삶 속으로 들어가 사람의 감성을 울리는 피처 기사고, 조선은 토픽 기사로 처리했네요. 전 중앙 쪽이 조금 더 맛깔스럽게 쓴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토픽은 그냥 신기한 게 뭔가를 살피는 구경꾼의 눈이지만, 중앙의 피처형 기사는 그네들의 꿈을 다뤘네요. 즐독하시길...
주제: 난 기자, 넌 변호사 각자 삶 살려했는데…
부제: 29살 이란 샴쌍둥이 분리수술 후 모두 숨져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나 한 몸으로 살아온 이란인 샴 쌍둥이 자매가 8일 분리수술 후 모두 숨졌다. 수술로 인한 과다출혈 등이 사인이었다. 신이 이들에게 허락한 인생은 한 몸이었으나 이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떨어져 살 수 있기를 소망했다. 수술에 앞서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라는 의료진의 마지막 경고도 라단.랄레 비자니 자매의 독립된 인생을 향한 열망을 가로막지 못했다.
수술을 집도한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 케이스 고 박사는 "머리 부분을 분리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으나 라단은 수술 직후 출혈이 심했고 다른 쌍둥이 랄레도 뇌압이 불규칙해 중태에 빠졌었다"고 설명했다. 고 박사는 2001년 97시간의 수술 끝에 네팔의 샴 쌍둥이 아기를 분리 수술하는 데 성공했던 싱가포르의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다. 자매는 1996년 독일 의료진으로부터 분리수술을 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한때 포기했었다.
52시간에 걸친 이번 수술은 의료 사상 유례가 없는 성인 샴 쌍둥이 분리 수술이었다. 유아보다 붙어 있는 두개골의 접착 강도가 커 위험했다. 수술에는 28명의 의사와 1백명의 보조 인력 등 대규모 수술팀이 동원됐다. 수술은 자매가 공유해온 뇌의 굵은 혈관을 떼어내 한 쪽으로 돌리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한 쪽으로 분리된 뇌혈관을 허벅지에서 떼어내 새로 만든 혈관과 연결해 붙였다. 그런후 접착면의 뇌조직을 mm 단위로 분리하는 초고난도 작업을 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비자니 자매는 이란 남부 피루자바드에서 태어났다. 아이만 11명인 빈한한 가정이었지만 자매는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줄곧 의료진의 각별한 보살핌 속에서 탈 없이 자랄 수 있었다.
생전 라단은 변호사를, 랄레는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29살.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나이였다.
수술에 앞서 라단은 "지금까지 함께 살아오면서 학과 선택, 보고 싶은 방향, 심지어 잠에서 깨는 시간까지 모든 문제에 대해 서로 갈등했다. 분리 수술은 신의 뜻"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 빛을 보기 위해 눈을 떴을 때부터 우리는 떨어지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둘이 붙어있어서 좋았던 추억도 있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 시험 시간 서로에게 속삭이며 답을 알려주었던 일도 있었다는 것. 자매는 이란의 명문 테헤란대 법대에 나란히 합격했다. 하지만 자매는 서로 떨어지고 싶다는 열망을 접지 못한 채 수없이 충돌했다. 한 몸으로 살면서 아웅다웅했던 이들은 결국 목숨을 대가로 평생 소원을 이룬 셈이다.
앞서 이란 정부는 수술과 치료 비용으로 약 30만달러(약 3억8천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V를 통해 수술 경과를 매시간 접하며 수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이란 국민은 이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제: 샴쌍둥이 자매 ‘29년 恨’ 못풀고 하늘로
부제: 싱가포르서 50시간 수술...출혈과다로 끝내 숨져
29년간 머리가 붙은 채 살아왔던 ‘샴 쌍둥이’인 이란인 비자니 (Bijani) 자매가 싱가포르에서 52시간에 걸친 두뇌 분리 수술을 받던 중 8일 오후 숨졌다. 이란 국영 TV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들 자매의 사망 소식을 전했으며, 모든 국민이 비탄에 빠졌다고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비자니 자매의 분리 수술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6일 오전 11시쯤 시작했으며, 성인 샴 쌍둥이의 분리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수술 성공 여부가 주목을 받았었다. 두뇌가 분리된 뒤, 보다 쉽게 회복되는 어린이 샴 쌍둥이의 분리 수술은 1952년부터 수차례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분리 수술은 싱가포르 래플즈 병원에서 28명의 전문의와 100여명의 보조 인력이 참여해 진행됐다. 그러나 래플즈 병원측은 “서로 엉킨 뇌를 분리하는 2단계 수술이 끝날 무렵, 쌍둥이 자매 중 먼저 라단(Ladan)이 8일 오후 2시(한국시각 오후 3시)쯤 과다 출혈을 하기 시작해 30분 뒤 숨졌고, 이어 다른 쌍둥이인 랄레(Laleh)도 이어 오후 4시(〃 오후 5시)쯤 숨졌다”고 발표했다.
래플즈 병원의 프렘 쿠마르(Kumar) 대변인은 “의료진이 자매의 뇌와 두개골의 마지막 조각을 완전히 분리하기 직전 혈압과 뇌압이 불규칙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하타미(Khatami)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 정부가 수술비 30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비자니 자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래플즈 병원 주변과 이란 전역은 비탄에 잠겼으며, 이들 자매의 언니인 자리(Jari)는 “더 이상 우리랑 함께 있지 않다는 말이냐”며 절규하다가 이어 실신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숨진 비자니 쌍둥이 자매는 애초 지난 1996년 독일에서 분리 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생명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러나 서로 개별적인 삶을 고집하는 이들 자매는 작년 11월 싱가포르로 와, 수술에 앞서 여러 검사를 거쳤다. 이번 수술에 앞서 수술진은 ‘이번 수술로 두 사람 또는 둘 중 한 명이 죽을 수 있으며,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쌍둥이 자매 중 외향적인 라단은 분리되면 법률가로 활동하겠다고 밝혔으며, 랄레는 테헤란에서 기자 생활을 꿈꿨었다.
우리 마음 속에 어린왕자가 살아있듯 샴 쌍둥이도 남아있겠죠? 그들이 수술 전에 했던 말이 귓속에 울립니다. "처음으로 한번 마주보고 싶다." 마주보는 것으로 행복일 수 있는 삶, 소박하지만 작은 것에 만족해야겠죠.그쵸? 우리는 욕심의 벽에 갇혀서 우리 내면의 쌍둥이와 서로 딴 곳만 보고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댓글 다들 잘 들어가셨나요? 전 어제 일찍 자리를 떴는데도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더라구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컴을 켰는데 샴 쌍둥이의 사망 소식이 눈에 띄어서 안타까웠는데...
아침엔 사진확인하면서 봤는데 안타깝더라구요..어제 사진이 올라와있길래..성공한줄 알았었는데...세상엔슬픈일이 너무도 많네요.
안타깝다... 많은 기대를 안고 수술대에 올랐을텐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분들 둘은 언제나 같이 있지만 항상 다른곳을 보고 있었겠죠..하지만 죽을때까지 그 몸이 붙어있고 하나 듯 맘도 하나였을꺼라고 생각드네요...우리는 형제..자매를 그토록 사랑했을까요..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멀리 제주도에 있는 형이 생각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어린왕자가 살아있듯 샴 쌍둥이도 남아있겠죠? 그들이 수술 전에 했던 말이 귓속에 울립니다. "처음으로 한번 마주보고 싶다." 마주보는 것으로 행복일 수 있는 삶, 소박하지만 작은 것에 만족해야겠죠.그쵸? 우리는 욕심의 벽에 갇혀서 우리 내면의 쌍둥이와 서로 딴 곳만 보고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