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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에 표면적인 것만 보고 피상적으로 욕한마디 하는 것은 경박한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인지 지난번의 일인지 모르겠으나 전후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관련되는 글이 있어 올립니다.
퍼온 글입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복지문제를 개개인에게만 떠넘기는 우리사회의
문제이고 우리모두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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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많으신 하느님 아버지. 급할 때만 당신을 찾고 아쉬울 때만 당신의 이름을 주워 섬기는 당신의 불량한 아들을 용서하소서. 오늘 또 아버지 앞에 엎드려 빌 일이 생겼나이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저 일신의 즐거움이나 이로움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오니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지난 열흘 동안 저는 한 편의 지옥도를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뿔 달린 악마도 없었고 붉은 유황불도 타오르지 않았으며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마녀는커녕 동네 어디에 내놔도 터럭 하나 튈 것이 없는 늙고 젊은 여인네들만이 살고 있을 뿐이었나이다. 하지만 그곳은 지옥이었나이다.
저를 그 지옥으로 인도했던 것은 이미 6개월 전에 들어왔던 그 지옥 인근의 주민의 제보였습니다. 한 할머니가 반지하방 창에서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멀쩡한 며느리와 손녀까지 거느리고 사는 할머니는 며느리로부터 밥 한 끼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 채 불편한 몸을 일으켜 창밖의 이웃들이 건네는 식사로 연명한다는 것이었지요.
그 할머니는 정말로 배가 고픈 듯 했습니다. 죽 한 그릇을 건네자 그 뜨거운 죽을 마시듯이 삽시간에 먹어치웠고 그 그릇이 뚫어지도록 혀로 핥았나이다. 도대체 왜 밥을 주지 않는 거냐는 질문에 할머니는 힘없이 답했나이다. "빨리 죽으라는 거지요." 치매인가 싶어 물어보니 할머니의 기억력은 상당히 또렷했습니다. 23년 돼지띠에 45년 해방 때 스물 셋이었다는 할머니는 저희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일관성 있는 대답들을 해 내고 있었습니다. 치매라고 부르기에는 그녀의 정신은 너무나 온전해 보였습니다.
밥을 제대로 주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요실변이나 요실금 등 노구에 오기 쉬운 질병을 가진 듯, 할머니는 화장실 갈 사이도 없이 대소변을 지렸고 그 수발이 귀찮은 며느리가 차라리 밥을 굶긴다는 것이었나이다. 심지어 오줌을 많이 눌까봐 물도 주지 않고 수도 계량기를 잠가 버리는가 하면 냉장고 안을 뒤질까봐 아예 문을 꽁꽁 묶어 놨다는 것이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오는 직장을 가진 며느리가 나가 있는 한나절 동안 할머니는 콘프레이크 약간을 제외하면 어떤 것도 입에 넣지 못한 채 방안을 기어다니고 있었으니 이 어찌 분기가 하늘에 닿고 노기가 구름을 찌를 일이 아니었겠습니까. 실제로 방 안에 들어갔을 때 저는 빵 한 조각, 물 바가지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억지로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져 이마에 피멍이 아라랏 산처럼 솟아오른 채 며칠 동안 방치된 할머니를 발견하였을 때 에서와 같이 성급한 저는 그만 젊은날의 베드로처럼 분노하고 말았나이다. 저것들을 그냥 두지 않으리라
기드온의 칼처럼 카메라를 쳐들고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는 여호수아의 기세로 며느리를 만나 이야기의 물꼬를 튼 순간 저는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되 떠도는 유령의 호수처럼 집안을 감싸고 있는 또 하나의 지옥에 직면할 수 있었나이다. 며느리는 "당신도 늙지 않느냐?"라는 제 말에 "나는 그렇게는 안 산다. 그냥 콱 죽어버린다"고 절규했나이다. "하도 똥을 싸대어 나로서는 식사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내뱉았나이다. 능히 사람을 해할 만한 독기였으며 뭇 사람들의 격분을 자아낼 악의였나이다. 그러나 저는 그 독기와 악의의 근원이 며느리의 가슴 속이 아님을 곧 소스라치게 알 수 있었나이다.
며느리의 남편이자 시어머니의 아들은 2년 전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나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하느님을 뵙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취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을 골억번도 더 어긴 것은 물론 그 취할 때마다 식칼이 난무하고 몽둥이가 춤춘 것은 물론, 신나를 아내의 몸에 들이붓고 불에 태워 죽인다고 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는 A급의 가정 폭력 사범이었으니 말씀입니다. 시어머니는 그 고통을 쳐다만 보아 왔다고 했나이다. 며느리가 곧 숨이 넘어갈 듯 신음을 해도 시어머니의 방은 열리지 않았고 되레 그 손녀에게 며느리의 험담을 늘어놓아 그 손녀는 자랄 때 어머니를 계모로 알고 자랐다 했나이다. 오늘의 지옥은 결국 어제의 지옥의 자식이리이다.
평생을 두고 쌓아올린 며느리의 한이, 방에 불을 지르고 수도를 틀어 물바다를 만들고, 변을 묻혀 벽에 발라 버리는 할머니의 '심통' (며느리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혈관성 치매에 시달리고 있었나이다)과 부딪쳤을 때 며느리는 저희 보기에 심히 악하게 보였나이다. 남편의 잔인한 폭행을 자식들 바라보며 버티고 무능한 남편 대신 생활 전선에 나서야 했던 억척스럽고 성실했던 며느리는 그녀 말대로 "어쩔 수 없이" 한 노인에 대한 학대자가 되어야 했나이다.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난장판이 된 집에 아연실색하기도 수십 번, 요양원에 보내 보려고도 했으나 가장 싼 요양원에서도 한 달 수입 절반을 요구하는 현실의 벽에 그만 머리 깨져 포기하고 말았나이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였으나 그녀에게는 일상의 벽을 뚫을 망치도, 자신의 길 앞에 놓인 함정을 메울 삽도 없었나이다. 결국 그녀는 "밥을 줄여 똥을 덜 싸게 하는" 황당한만큼 비참한 지옥의 보초가 될 수 밖에 없었나이다. "대부분 멀쩡하지만 뇌의 특정한 부분에서 작용하는만큼 가끔 이상행동을 보이는" 혈관성 치매의 특성상 배고픈 시어머니는 이웃들에게 한없이 가련한 영혼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었고, 마을 사람들은 며느리를 두려워하면서 멀리하였나이다. 저희가 카메라를 대놓고 들고 설친 열흘 동안 그 소식이 며느리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만큼 말이옵니다.
사랑이 많으시다 못해 유프라테스강처럼 넘쳐 흐르시는 하느님 아버지. 유황불과 뿔 달린 악마들의 지옥은 무저갱 아래에 있고 이 생 끝나기 전에는 천국처럼 구경하지 못할 곳이오나 솔방울처럼 우리의 일상에 주렁주렁 열리는 지옥들을 굽어 살피소서. 그 지옥에서 어찌 할 도리 없이, 또는 자신도 모르게 변해 가는 당신의 형상들에 눈길을 두어 주소서.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을 감당하는 것이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돌아가며,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등에 매달려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메마른 땅에 당신의 단비를 내리소서. 그 목타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부조가 "게으른 자들에 대한 사탕"일 뿐이라 우기는 이들의 입을 막아 주시고, 만인이 만인에게 늑대인 사회를 넘어 만인이 만인에게 괴물이 되는 끔찍함을 면하여 주소서. 그나마 우리 사회가 쌓아올렸던 복지와 부조의 틀마저 자유로운, 자유로와 미칠 것 같은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이제 할머니는 편안한 곳으로 모셔졌나이다. 그러나 며느리는 결코 편안하지 못하리이다. "아무리 당했어도 인간이 그럴 수 있나?"하는 비난의 화살이 앗시리아 군대의 그것처럼 쏟아질 수도 있으리이다. 바라건대 저로 하여금 그녀의 방패와 거울이게 하소서. 그녀의 잘못을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과 필요 이상으로 그녀에게 가해질 화살을 막을 방패로 남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소서. 분명 그녀는 잘못을 범하였나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만의 잘못은 아니리이다. 물론 "똑같은 처지에서 천사처럼 잘 하는 며느리" 많을 수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 사람의 인성의 문제가 될 때 우리는 우리 사회의 인성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잃게 됨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 이름 받들어 기도하였나이다. 아멘
첫댓글 내용 읽으려니 기도문은 좀 보기힘드네요;;
22
4444 왠 기도문이..
666 ....
7
88-_-;;
9999999999좀 읽자.
101010 아오 진짜 읽기 힘들어요
11 11 11 11 11 11 쫌.........-_- 많이요 -_-
12
그러게요 짜증나져서 그만둠 ㅡ.ㅡ;
신나를 붓고..몸에 불을 붙이려고 하는데도 가만히 있었다니...그 새끼는 지옥갔을꺼다..진짜......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것.. 에휴...ㅠ.ㅠ.
읽기 싫은 분들 밑에 이부분만 읽어보세요..남편이 인간이 아니었네요..시어머니도 미울만한거 같구요..(읽기 편하게 기도글을 일반글로 바꿨어요)
(남편이)취할 때마다 식칼이 난무하고 몽둥이가 춤춘 것은 물론, 신나를 아내의 몸에 들이붓고 불에 태워 죽인다고 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는 A급의 가정 폭력 사범이었다. 시어머니는 그 고통을 쳐다만 보아 왔다고 했다. 며느리가 곧 숨이 넘어갈 듯 신음을 해도 시어머니의 방은 열리지 않았고 되레 그 손녀에게 며느리의 험담을 늘어놓아 그 손녀는 자랄 때 어머니를 계모로 알고 자랐다 했다.
인과응보
읽어보니 남편은 죽은거 같구요..시어머니는 치매성도 있고..그래서 더 배고파 하고 그러니 주민들이 더 불쌍하게 보고 그런거 같구..서로 나쁜 감정들만 남아있네요..속사정을 보니 누굴 탓하기도 그렇네요..
며느리가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결국 한사람을 저지경까지 몰았던건 남편과 시어머니라고. 남편도 나몰라라하는 시어머니 모시는게 어디 쉬운일이겠어? 남편이라는 자식이 벌려놓고 며느리한테 다 떠넘기니 며느리가 안미치고 베기냐고!!!!!!!
그러게요 진짜 한쪽 말만 들어선 모르는 것 같네요
헐....뭐야
정말 딱 그말이 맞네요. 인과응보.. 특히 손녀한테 엄마를 계모로 알게끔 험담을 했다는것도 더 웃기구요. 참 못된 사람이네요. 저 할머니도..
아고...진짜 가정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낳네요...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얘길 못하게네요
할머니 당한만했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손녀한테 며느리 욕을 얼마나 해서 계모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냐고!!!!!!!!! 할머니 참 잘못하셨구만.. 누구한테 탓을 할수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이래서 가정폭력이 사라져야 합니다.. 심한 가정폭력의 피해자도 언젠가 가해자가 될 수있음을 보니 가슴이 아프네요...부디 시어머니도 며느리도 다 잊고 앞으로라도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지긋지긋한 남편도 죽었는데, 결코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던 시어머니를 왜 모시고 살아야 할까. 저 두사람을 갈라놓는게 저 두사람을 위한 최선의 방편일까 싶네요
며느리 잘못은 부정못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 잘못도 크네요. 인과응보라고 ㅉㅉㅉㅉ 가정 폭력은 진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또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 같아요. ㅉㅉ
저 며느리분 백번 공감가요. 그 시어머니 시집살이 안당해본 사람은 몰라요 진짜.. 시집살이를 겪여야만했던 한 어머니의 딸로서.. 저 할머니 정말 밉네요. 사실 그냥 말이 그냥 두고본거지 손녀한테 자기 엄마 험담까지 늘어놓을 정도였으면.. 거들어주면 줬지 평소에도 엄청 못되게 굴었을것같네요.
222222222222222 너무너무 공감되요...
33333333333 남편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만 빼면 우리 할머니랑 똑같아요..진짜 나한테도 뱃속에 거지만 든년이라고 욕도 막하고...결국 우리 엄마아빠 이혼했어요.할머닌 죽었구요. 얼마나 지긋지긋했는지, 할머니 죽었다고 아빠한테 얘기듣는데 속시원할 정도였어요. 저 할머닌 저러고 당하고 사는게 싸요 -_-
그러게요 어떤 할머닌지 짐작이되네요 .. 그냥 죽여버릴수 없으니까 할수없이 같이사는걸텐데 수발 들고 싶겠냐구여..
모시고 살고 먹을거라도 조금이라도 주는게 다행이네요. 나라면 내다 버렸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