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공감하는 글이라 퍼왔어요.
도입부 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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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느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계기로 본 한국 영화의 가능성
칸느는 올해 환갑이다. 이제 노쇠했다는 뜻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권위와 품격을 갖는 것들도 있다. 세계 각국에 수많은 영화제가 있지만, 칸느 영화제 이상의 권위를 갖는 영화제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영화인들이 칸느에 가고 싶어 한다. 물론 단순한 참가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작품이 칸느 영화제에 초대될 수 있는 영예를 원한다. 그러나 한국 영화가 칸느의 벽을 허물기 까지 80년이 걸렸다. 1919년 단성사에서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이후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츈향뎐]이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됨으로써 비로소 한국 영화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한국 영화는 이미 6,70년대에, 칸느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베를린 영화제에 강대진 감독의 [마부](1961년)가 이두용 감독의 [피막](1981년)이 초대되었다. 특히 김승호 주연의 [마부]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칸느에서 수상하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임권택 감독은 칸느 영화제 두 번째 초대된 [취화선]으로 감독상(2002년)을 받았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2004년)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남녀 주연상이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올해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되었을 때 필자를 비롯해서 그녀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밀양]에서 전도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고, 전도연의 연기 또한 극과 극을 오가는 폭넓은 영역을 깊이 있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연기상의 경우 한 작품에서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도 중요하게 작용된다. 칸느에서 시사회가 개최된 이후 현지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밀양]은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었다.
작품이 좋다고 반드시 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모든 수상에는 천운도 따른다. 그때의 심사위원 구성이나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밀양]은 시류를 타지 않는 영화다. 인간 존재와 신의 관계, 그리고 죄와 용서라는 질문은 형이상학적이고 본질적인 것이다. 낙태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 루마니아 영화 [4개월 3주일 그리고 이틀]에 황금종려상이 수여된 것은 전통적으로 수상작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해온 칸느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인권 문제를 자주 거론해 온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의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이 심사위원장인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전도연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어린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왔다가, 교통사고 보상금을 노리고 아들을 유괴한 주변 사람에 의해 고통을 받는 신애 역을 뛰어나게 형상화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것도 다 믿지 못하는 무신론자에서, 아들의 죽음 이후에는 비가시적인 것에서도 신의 섭리를 발견하는 유신론자로, 그 후 아들을 죽인 범인을 면회 갔다가 그가 이미 신에게 용서를 받고 평안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극도로 신을 부정하고 증오하는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다층적 캐릭터를, 전도연은 오직 전도연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전도연이 수상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신애 역이 빛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신애 주변에서 신애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카센타 사장 종찬 역의 송강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송강호의 연기는 경상도 사투리의 뉘앙스를 알아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외국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아쉬었다]는 이창동 감독의 말처럼 송강호라는 대배우의 시선을 통해서 관객들은 신애를 바라보기 때문에 그녀의 연기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한국 영화의 인적 인프라는 90년대 중반 이후 배우, 감독, 제작자 등으로 튼튼히 구축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거대예산이 투입되는 문화다.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원한다. 그래서 좋은 시나리오나 믿을 수 있는 감독보다 대중적 지명도와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을 원한다.
전도연의 수상으로 이제 한국 영화는 새로운 배우 마케팅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30대 중반인 그녀가 칸느로 떠나기 전 밝힌 바에 의하면, 현재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단 한 편도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올해 들어서 한국 영화의 위기가 거론되면서 제작 규모가 작아지다 보니까 여배우 중 최고인 전도연의 개런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코미디 위주의 가벼운 영화들이 양산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된 영화일수록, 그 제작비가 회수되기 위해서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들은 강렬한 사회적 발언이나 소수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주제를 피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대중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소재, 거기에서 보편적인 주제를 끄집어내고 무난한 표현방법을 찾다 보면 시작이 요란했던 블록버스터들이 평범한 모습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출현해야 한다. 제작비 규모도 지금보다 줄일 필요가 있다. 영화는 분명히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뛰어난 마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데 대중들은 그것만을 원한다. 대중들의 욕구에 맞추다 보면 영화는 자기 함정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동어반복, 구태의연한 내러티브, 식상한 이미지들이 양산되고 대중들은 어느 순간, 영화를 외면하고 새로운 장르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다른 문화예술처럼 영화도 그 핵심은 상상력이다. 한국 영화의 발전에는 공적 차원에서의 영화 진흥정책도 중요하지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서 극장을 찾는 게 아니라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서, 삶을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소재를 계발하고 새로운 표현영역을 구축하려는 상상력의 신선함이다. 이것만이 영화를 지치지 않고 노쇠하지 않게 만든다.
굵게 처리한 부분은 너무 공감하는 글이라 굵게 했습니다.
첫댓글 진짜 전도연씨 연기 최고!!!! 나무랄데가 없음 ㅋㅋ 송강호씨 덕분에 코믹적인 부분도 많이 살려졌다 생각해요 ㅎㅎ
한국영화화이팅~
전도연 꼭 금메달 딴것 마냥 너무 자랑스럽다규~ 진짜 자랑스러움
전도연연기에 끝부분에는 정말 지치드라구요뭔가가 보기힘든게 뭔가가. 거기다 송강호는 역시 최고에요정말 ㅋㅋ 중간부분에선 송강호나오기만 하면 웃었어요정말 ㅎㅎ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아카데미상이 더 권위있지않아요?
아카데미상은 미국 국내영화제예요...우리나라 청룡영화제처럼...구색맞출려고 끼워놓은 외국어작품상 부문이 있긴하지만 세계적인 영화제는 아니죠.
아카데미=미국내잔치 < 칸영화제=세계적인영화제..역사와 전통을 봐도 칸이 훨씬 권위있죠.
아카데미는 그냥 미국영화제죠
아카데미는 걍 미국헐리우드만의 잔치........................
아카데미상 보다 깐느가 더 권위가 있는것 같아요..깐느는 전세계 영화인의 소망이죠..베니스나 베를린 보다 훨씬 위에 있어요..
아카데미는 그냥 미국영화제죠. 외국어작품상이 있긴하나 다른 상들은 미국영화를 바탕으로 상을 주는거니까요.
오늘 온다던데...밀양팀들 모두 축하한다긔....전도연이란 배우도 진짜 대단하고....난 진심으로 송강호 천재같다긔.....갈수록 연기 ㄷㄷㄷ인데 요즘 큰상 못받는것같아 아쉽다긔....ㅜㅜ
오...정말 공감가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