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대법원이 뼈 없는 치킨 윙(닭날개)이라고 해서 뼈가 하나도 안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난 25일(현지시간) 판결했다. '뼈 없는 윙'이란 조리 스타일을 언급한 것일 뿐, 글자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취지다.
오하이오주 해밀튼에 사는 마이클 버크하이머가 윙스 온 브룩우드 레스토랑을 상대로 지난 2016년 제기한 소송인데 이제야 판결이 내려졌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이 식당에 들른 그는 '뼈 없는 윙'을 주문해 선전 문구를 믿고 그대로 삼켰다가 목에 걸리는 바람에 감염되는 등 큰 곤욕을 치렀다며 이를 손해 배상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레스토랑 측이 실제로는 뼈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뭐 대단한 소송이라고 재판부는 표결까지 거쳤는데 4-3으로 간신히 원고 패소 의견이 우세했다. 소수 의견을 낸 한 판사는 다수 의견이 "완전 종잡을 수 없다"(utter jabberwocky)고 공박했다. 하지만 다수 판사는 뼈가 있을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을 대표 집필한 조지프 T 디터스 판사는 "고객이 메뉴판에서 ‘뼈 없는 윙'을 읽으면 레스토랑이 뼈가 없음을 보장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치킨 윙으로 만들어졌다고 만들어졌다고 믿기 마련이다. 마치 ‘치킨 핑거스'(chicken fingers)를 먹는다 해도 손가락을 대접받는 것은 아니란 것쯤 아는 것처럼"이라고 판시했다.
문제의 그 날, 해당 레스토랑을 아내, 친구들과 함께 찾은 버크하이머는 늘 먹던 파미산 갈릭 소스를 얹은 뼈 없는 윙스를 주문해 먹었는데 한 조각이 영 뱃속을 불편하게 한다고 느꼈다. 사흘 뒤 몸에 열이 뻗쳐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의사들은 길고 가느다란 뼈가 식도를 건드려 감염을 일으킨 것이란 진단을 내렸다.
하급심들은 버크하이머의 소송을 기각했고, 이에 불복한 그는 대법원 항고를 하기에 이르렀는데 대법원 역시 하급심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수 의견을 낸 판사들은 대배심을 진행했어야 옳다고 반박했다. 마이클 P 도넬리 판사는 “다음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 어린 자녀에게 뼈 없는 윙스나 치킨 텐더나 치킨 너겟이나 치킨 핑거스를 먹이는 이 나라 부모들이 치킨 속에 뼈가 들어 있다고 예상할 것이라고 정말로 누구라도 믿고 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부모들이 '뼈 없는' 단어를 읽을 때 모든 생각 있는 사람이 그렇듯 "뼈 없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