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데 짧게 핵심만 ,,,,, 초성어 유행, 드라마도 '방송클립'으로, 별걸 다 줄이는 세상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임모(42)선생은 최근 교실에서 민망한 상황을 겪었답니다.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칠판에 초성을 빼곡하게 적고 '초성 퀴즈'를 내고 있었습니다.'ㅂㅂㅂㄱ' 'ㅃㅂㅋㅌ',,,,, 도통 알 수 없는 글자들 사이에서 한참 헤매던중 칠판에 적힌'ㄱㅇㄷ'을 발견하고 나름 아이들과 친구 같은 교사라고 자부하던터라."가운데" 자신있게 외쳤건만 아이들의 웃음만 돌라왔답니다. "땡! 쌤, 그거 '개이득'이에요!"요즘 젊은 세대에서 강조의 의미로 쓰는 '개'와 '이득'을 합친 말로 '매우 이득'이란 뜻이랍니다. 개이득도 낯선이가 많은데 이젠 그마저도 확 줄여버립니다. 요즘 10대 아이들 사이에서 'ㅇㅈ'은 '이응 지읒'이 아닌 '인정(認定)으로 읽힌답니다.10대 해독법에 따르면 'ㅇㅇㅈ'은 '어, 인정', 'ㅇㄱㄹㅇ'은 '이거 레알(real 진짜)','ㅂㅂㅂㄱ'는 '반박 불가'랍니다. 'ㅃㅂㅋㅌ'는 '빼박캔트'로 '빼도박도'와 영어 'can't(할 수 없는)'를 붙혀 '빼도 박도 못한다'는 뜻이랍니다. '학교 급식먹는 10대들의 은어'라 해서 '급식체'로도 불리는 이 '초성어(초성으로 줄인 말)'는초,중,고생 사이에선 일상어라고 합니다. 지난 11월 교복업체 '스마트학생복'에서 초,중,고생758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10명중 7명(71.8%)이 '평소 급식체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이유로는 '쓰다 보니 재밌어서'(60.8%),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서'(11.5%) 등이 꼽혔다고합니다. 편리하고 보안성이 높은 것도 10대들이 꼽는 장점이라네요. 줄어든 것은 비단 말뿐만이 아닙니다. 모두가 바쁜 시대, 뭐든지 줄이고 간략하게 만든, 즉 '축약'한 것이 사랑받는 세상이지요. 최근 방송의 화제성을 가늠할 때 본방송 시청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방송 클립(clip 방송하이라이트를 담은 짧은 영상)'조회 수이지요. 대학생 A씨는 "요즘또래 친구중에는 집에 TV가 없거나 있어도 거의 보지 않는다는 친구가 대 부분"이라며"' 본방 사수'하는몇몇 드라마 외에 방송은 주로 클립으로 보는데, 4~5개만 봐도 무슨 흐름인지 거의 파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예 1분짜리 노래를 만드는 밴드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가 낯선 누군가는 "별걸 다 줄인다"며 한숨 내쉴지 모르나, 그런데 요즘은 "별걸 다 줄인다"도'별다줄'로 줄이는 시대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