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내일은 9월 1일.
8월의 마지막 날 해질녘,
아주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한 경주.
다시 찾은 경주의 서출지.
무성히 자란 연못의 풀들과
이미 져 버린 연꽃 속에서
작은 우산같은 연잎들이 지는 해를 향합니다.
남산 꼭대기 지는 해 아우라 속의 나무들.
우리들도 차분히 병풍같은 산자락 아래
돌 위에 앉은 樂山樂水의 二樂堂을 바라봅니다.
한달 전 수련 작은 이파리가 앙징맞게 떠있더니
지는 연꽃 옆 이어 피는 연꽃.
무더웠던 여름 뒤로하고 가버린 사람들.
대저 인생살이란 사랑과 그리움을 한 부분 줄이면 곧바로 얽히고 설킨 속박도 한 부분 줄어들고,
속박을 한 부분 줄이면 업장도 한 부분 줄어드니
그만큼 자유로워지는 것일까.
눈뜬 장님들이 사는 세상.
이 세상은 고통의 세상이라는 것을 직관하는
소수의 사람들.
눈 밖의 세상을 끊임없이 두리번거리며
보이는 모든 것을 끌어당겨
잡아당기는 시선 속에서도
세상을 정확히 보는 소수의 사람들.
세상과 인연이 옅어지면
부처님과의 인연은 깊어지니,
얼른얼른 염불하여
정토에 태어나길 구하는 사람들.
온 마음을 집중해 염불하여
생사윤회를 훌쩍 벗어나려는
세상에서 제일 쾌활한 사람들.
점점 세상과의 인연 옅어지고
부처님과의 인연 깊어져
성큼성큼 염불하여
정토에 태어나길 구하는 사람들.
경주 나정의 소나무들입니다.
지지대에 의지해 한껏 버티고 있는 소나무.
서로 등 기대어 의지한 채 하늘로 향한
소나무의 기개가 부럽습니다.
문제가 없으면 자동으로 문제를 만들어낼 방법까지 찾아내는 인간의 마음은
오류로 가득한 난장판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아는 사람들과의 산책은 참 편안합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월정교의 불이 밝았습니다.
훤히 밝은 월정교 하늘 위에도 별이 뜨고
강물 속에는 또다른 월정교가 비칩니다.
자신이 인식하는 현실은 자신을 투영한 것이며,
따라서 내가 겪는 현실은 외부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것.
참으로 무덥던 8월.
거짓말처럼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
인과를 믿고 복덕을 지어
正信으로 신심을 굳히는
진짜 신앙인을 꿈꾸는 소수의 사람들.
그런 분들 정말 멋진 사람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경주의 밤은
참 아름답습니다.
첫댓글 정말 아름답습니다.🙏🙏🙏 나무아미타불 ~~~~~~~~~~~~
멋진 사진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글이 찰떡으로 잘 어울립니다.
인과를 믿고 복을지어 신심을 굳히는 아름다운 수행자대열에 많이 많이 그 대열이 길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 🙏 🙏
나무아미타불 🙏 🙏 🙏
나무아미타불 🙏 🙏 🙏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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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 태어나신 분 덕분에 한층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