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 공연때도 10만명… 호텔-미용 ‘특수’, 스위프트 콘서트 경제효과, 북미서만 6조원
[‘콘서트 이코노미’ 효과]
스위프트 올해 미국서 52회 공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익 맞먹어
테일러 스위프트가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소피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블랙핑크가 11, 12일(현지 시간) 양일간 공연한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2주 전엔 은빛 물결로 일렁였다. 세계적 가수 비욘세의 월드투어 ‘르네상스’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이틀 공연에 10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렸다. 주변 호텔 예약률이 치솟고 ‘비욘세 스타일’로 꾸미려는 팬들로 화장품과 옷가게, 미용실 등이 상당한 경제 효과를 누렸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뷰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레이븐 부어히스 씨는 뉴욕타임스(NYT)에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테네시주 내슈빌 등 미 전역에서 온 비욘세 팬들이 콘서트 주제에 맞게 네일아트를 해갔다”며 고객당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슈퍼스타의 월드투어가 재개되자 콘서트가 열리는 전 세계 곳곳마다 이들의 팬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비욘세가 올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첫 공연을 하자 북유럽 최대 은행 단스케방크는 “비욘세 월드투어로 호텔 수요가 치솟아 스웨덴 물가를 0.2∼0.3%포인트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올 3월부터 이달 9일까지 미국에서만 52회 공연을 진행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도 등장했다.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스위프트의 공연으로 5월 필라델피아 지역 숙박업 매출이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고 진단했다.
NYT는 스위프트 콘서트가 북미에서만 46억 달러(약 6조13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08년 중국 베이징 여름올림픽이 거둔 수익 수준이다.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박람회(CES) 방문객이 5만여 명임을 감안하면 콘서트 개최가 웬만한 박람회나 스포츠 행사를 뛰어넘는 셈이다. 스위프트와 경제학의 합성어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 월드투어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투어인플레이션’ 같은 신조어도 생겼다.
각국 정상도 세계적 스타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지난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스위프트에게 “캐나다에서 보길 희망한다”고 했다. 스위프트는 내년 캐나다에서 공연을 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6월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BTS 10주년 축제에 40만 명이 몰려 일대의 호텔 예약률이 치솟았다. 여의도 상점가, 여행업계 등도 쏠쏠한 특수를 누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는 BTS의 콘서트 1회당 최대 1조2207억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