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슬퍼지거나 울음이 터진다는 건
좋은 일도 아니고, 한밤의 감상이라기엔
스스로 나약함을 증명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아니, 이유 없이 슬퍼진다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
가슴에 손을 얹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사실은 이유를 알지.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외면하고 싶으니까 모르는 척할 뿐이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거고.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그걸 했을 때의 인생을
영영 모르게 될 테니까.
죄다 실망스럽고 싫어서 사라져버리고 싶었으나
막상 용기가 나지 않았다.
명여 이모가 나타났을 땐 반가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죽기엔 그때의 해원이 덜 아팠던 것일까.
하지만 아픔의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많이 아프다고 누구나 세상을 버리는 건 아니었고,
남은 사람은 덜 아파서가 아니라
살아가려고 끝까지 애썼기 때문이다.
잘 자요, 내 침대에서 잠든 사람.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기를.
바닥을 쳤으니, 그걸 딛고 다시 올라가야지.
어쨌든 인생은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곁에 남겨가는 거지 싶어서.
해원은 새삼 공감해버렸다.
결국은 친절한 이들이 좋았고,
다정한 사람들과 더불어 잘 지내고 싶었다.
그 말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곁에 남기면서.
한때는 살아가는 일이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여긴 적이 있었다.
평화롭게 안착할 세상의 어느 한 지점.
내가 단추라면 딸깍 하고 끼워질 제자리를 찾고 싶었다.
내가 존재해도 괜찮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방해도 받지 않는, 어쩌면 거부당하지 않을 곳.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디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내 자리라는 것.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면
스스로가 하나의 공간과 위치가 된다는 것.
내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제자리라고 여기게 되었다.
가끔은, 그 마음이 흔들리곤 하지만.
'우리 매니저님, 잘 지내지?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해.
살면서 교훈 같은 거 안 얻어도 되니까. 좀 슬프잖아.
교훈이 슬픈 게 아니라 그걸 얻게 되는 과정이.
슬픔만 한 거름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건 기왕 슬펐으니 거름 삼자고 위안하는 거고···
처음부터 그냥 슬프지 않은 게 좋아.
물론 바라는 대로 되면야 얼마나 좋을까만.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 늘 그리워요.'
제목과 본문의 모든 구절은
이도우 작가님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ㄱㅆ 응! 안 지울게! 읽어줘서 고마워💙
첫 글이 너무 좋다 고마워
글좋다...
진짜 좋은 글
저 혹시.. 처음 턴테이블 짤.. 줄 수 있을까,,? 너무 맘에 들어서 ㅠㅠ 부탁할게 ㅠㅠ
ㄱㅆ 물론이지! 여기〰️🎶
@크리스틴 벨 우앙 ㅠㅠ 너무 고마워💗 오늘 하루도 세상에서 젤 행복하길 바래😘😘
@월와핸섬섬섬 ㄱㅆ 헉 따뜻한 말 너무 고마워💗 게녀도 오늘 하루 파이팅하고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