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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시사진단] 핵과 하느님 도진순 하상바오로(창원대학교 사학과 교수·평화나눔연구소 연구위원)
모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를 잊어버리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경악과 망각, 어느 것이 옳은 것인가? 두 극단 사이에 모종의 관련은 없는 것인가? 근 4반세기나 계속, 아니 심화하고 있다. 우리의 대처도 경악과 망각의 거의 동일한 패턴을 밟아 왔다. 북핵 문제와 이에 대한 경악과 망각이 근 4반세기의 장기간에 이른다는 것은, 그것이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어떤 ‘구조’의 문제이며, 앞으로도 반복 내지 계속될 것임을 말해준다. 현재 한반도는 엄연히 한국전쟁의 정전 체제라는 구조 안에 있다. 정전 체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다른 한편인 북 지도부의 의도와 입장을 아는 것이 선차적으로 필요하다. 북 지도부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입장과 시나리오를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한 바 있다. ‘북은 미국 워싱턴까지 핵무기를 보내는 것이 한국전쟁 이후 전략적 목표이며, 소련과 동구권 해체 이후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북의 핵 개발은 미국과 핵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까지 핵무기를 가게 되면 미국은 한반도의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고 북과 수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핵심 문제는 주한 미군이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거나, 적어도 북을 주한 미군의 주적 개념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 북의 이러한 방식은 워싱턴에 핵무기라는 침을 놓으므로, 주한 미군이라는 ‘종기’를 처리하는 일종의 ‘한방 요법’이며, 그렇게 되면 남과 북의 안보 역량은 현격하게 바뀐다’는 것이 그 언론인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역사는 북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또 어떤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핵 문제를 활용하여 동아시아 지역에서 동맹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수소폭탄 실험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던 국방과 정보 당국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실험 이후엔 ‘수소폭탄이다’ ‘아니다’ 소란스런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그런 미시적 정보나 군사 문제가 아니라, 북의 핵실험이 지향하는 장기적 전략과 정치·경제적 의미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국민적 공감이다. 이것이 없을 경우 북핵 문제는 일시적 ‘사건’으로 경악하고, 이후 다시 긴 망각지대로 잊히는 것이다. 즉 한편으로는 우리를 직접 치는 외과형 공격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 차원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이 있는데’ 하는 의뢰심과 안이함으로, 북핵 문제는 ‘단발적 사건’으로 경악하고, ‘장기 지속적 구조’로는 잊히는 것이다. 그는 “그것은 잘 모르지만, 제4차 세계대전은 확실히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은 한반도에서도 또 한 번의 전면 전쟁은 핵으로 해서 역사의 종언이 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제3의 한국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평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길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로 평화를 살 수 있다는 ‘평화 경제론’이나 ‘피상적 인도주의’가 핵 한반도에서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은 그간의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북핵 시대 한반도에서 ‘세상이 주는 평화’와 차원이 다른 ‘하느님이 주는 평화’가 과연 무엇인지 이제 진지하게 숙고할 때다. '평화신문' 2016. 02. 07발행 [13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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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느님께서 중개자의 역활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