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의사쌤을 만나고 꼭 가는 곳이 있다. 바로 약국~ 처방전을 내밀고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이름을 부른다. OOO님~~ 네~ 매번 받는 약이지만 약사님이 약의 갯수를 확인하면서 복용방법을 설명한다. 그런 난, 마음 속으로 말한다. 잘 압니다. 제 약이니까요~~ 앞으로 몇달은 또 매일 저 많은 약들을 내가 다 소진시키겠구나...
병원을 바꾸고 의사쌤을 3번째 만나던 날 난 명도파 10병(1병에 100알)을 10개 받아왔다. 그외의 다른 약들까지 모두 다 모우니 한 짐이다. 의사쌤은 명도파를 조절해서 먹으라고 말하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만히 생각하니 끔찍하다. 3개월동안 명도파 1000알을 내가 다 먹어야 하다니~~ 내 몸이 이 약들을 다 받아주는 게 고맙기까지 하다. 하루 3끼를 잘 먹지 못하는 데 약은 이렇게 많이 먹으니~ 나는 야 약쟁이가 다 된 듯 하다. 남편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약이 없던 시절에 환우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약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나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 답답함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힘듦이리라.
첫댓글 저도 병원다녀올때마다
장바구니에 잔뜩 받아옵니다.
집 수납장 한켠은 약으로 수북...어린조카는 울집이 약국같다고 하네요 ..그냥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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