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75번째 한일전이 열렸다. 한일전이 열리기 전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는 독도 때문에 한창 시끄럽게 언쟁을 하고 있었다. 마침 한일전이 열러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일전에서 승리하여 승리를 독도에게 바치고 싶어 했다. 역대전적에서 74전 40승 22무 12패로 우월하게 앞서 있었기에 아무리 원정경기라고 하지만 한일전의 정신무장이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 믿었다.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7시 45분 한일전이 킥 오프 했다.
- 한일전 선발 라인업
1. 선발 라인업
일단 라인업을 보면 2일 전에 발표한 라인업과 일본은 달랐다. 자케로니 감독은 3-4-3전술로 시험하겠다는 말과 달리 원래 포메이션인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그리고 오카자키가 톱이 아닌 오른쪽 미드필로로 나왔고, 제일교포의 이충성이 원톱을 맡았다. 일본은 선발라인업 11명 중 6명이 유럽파이다. 반면 한국은 예상했던 대로 4-1-4-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이청용선수의 부상으로 구자철선수가 오른쪽으로 갔고, J리그에서 뛰는 이근호선수가 선발로 나왔다. 수비라인을 보면 이정수의 파트너로 곽태휘가 아닌 이재성선수가 나온 것이 약간 불안했다.
2. 전반전
킥 오프 5분 동안 일본은 홈 분위기를 몰아서 2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볼 점유율도 65/35%로 한국을 압도했다. 5분이 지나자 우리나라도 측면공격을 풀어나가면서 찬스를 만들었지만 슈팅이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특히 전반7분에 차두리의 돌파 후 슈팅을 가와시마 골키퍼가 쳐내서 아쉬움을 토해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기회가 날 때 마다 계속해서 슈팅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1) 전반전 카가와의 선제골 장면.
첫 골 실점 장면을 6컷의 사진으로 꾸몄고, 3번과 5번 사진으로 실점의 이유를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1,2번의 사진은 이근호 선수가 드리블을 하다가 엔도선수에게 빼앗긴 것부터 시작된다.
3번사진은 엔도가 이근호의 공을 빼앗고 이충성에게 패스하는 장면이다. 엔도 주위에 한국수비는 3명이 있지만 빼앗지 못하고 공간을 내줘 패스를 허용한다. 그리고 이충성은 패스를 받으러 나온다. 여기서 아크정면에 있는 카가와를 보면 노마크로 혼자 서있다. 기성용은 혼다를 맡고 있고, 차두리는 왼쪽의 오버래핑하는 선수를 견재하기 위해 함부로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수비는 카가와를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5번사진을 보면 이충성이 엔도의 패스를 흘려 카가와에게 전달 했다. 카가와 주위에 3명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에서 파란색으로 동그랗게 표시한 선수가 한국의 센터백이다. 이정수는 이충성을 견제하고 있어서 놓쳤다고 치지만, 이재성은 박원재와 왼쪽에서 하세베를 견제하며 공간을 내줬다. 하세베는 중앙미드필더라서 박원재와 이근호가 견재했어도 되는데 무리하게 이재성이 나오는 바람에 공간을 허용했다. 하지만 카가와가 두 사람 사이를 돌파하여 슈팅할 때까지 무기력한 수비가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수비가 지역방어를 위장한 개인방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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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반전
후반전 6분이 되면서 한국은 선수기용에 변화를 준다. 이근호와 이용래를 빼고 김보경과 김식욱을 넣으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이근호 자리에 김보경이 가고, 미드필더를 기성용과 김정우가 맡고, 박주영을 쉐도우 김신욱을 전방의 톱으로 올리며 4-2-3-1 시스템으로 변화를 했다. 하지만 선수교체후 바로 역습을 당해 실점을 허용했다.
(1) 혼다의 추가골 장면.
혼다의 두 번째 골을 5컷의 사진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1번의 사진을 보면 현재 카가와가 공을 갖고 달리고 있고, 뒤에서 이충성이 한국수비진 사이로 들어가 수비의 균형을 깨고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 노란색으로 표시한 원을 보면 오른쪽 공간이 텅 비여 있습니다.
그래서 2번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빈 공간으로 고마노가 오버래핑을 해서 카가와의 패스를 받고 돌파합니다. 3번사진을 보면 고마노의 오버래핑을 수비수가 아닌 박주영이 마크를 하다가 다리사이로 공이 빠져 뚤리게 됩니다. 이때 파란색 원과 노란색 원을 보면 한국 미드필더들은 혼다와 카가와 기요타게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번 사진을 보면 고마노가 돌파하자 한국수비 사이에 있던 이충성이 공간으로 파고 나와 달라고 손짓을 합니다. 여기서 고마노 선수가 패스만 잘 줬어도 실점은 더 일찍 일어났을 것입니다. 여전히 뒤에서 혼다는 달라고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고마노의 슈팅을 정성룡선수가 펀칭하고 흘러나온 공이 기요타게에게 흘렀고, 기요타게는 슈팅각도가 더 좋은 혼다에게 밀어주었고, 혼다는 가볍게 인사이드로 성공시키며 2-0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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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추가골에 우리나라가 급격히 심리적인 충격으로 밸런스가 한 순간에 깨져버리게 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무너진 한국은 불과 2분 후에 3번째 쐐기골까지 허용하게 된다.
(2) 역습으로 실점한 쐐기골.
쐐기골의 시작은 김정우가 박주영으로 주는 패스부터 시작된다. 2-0으로 지고 있어서 빠른 추가골을 원했던 한국은 무리하게 패스를 시도하게 된다. 그때 1번 사진과 같이 김정우는 박주영에게 패스를 한다. 공을 잡은 박주영이 돌아서는 순간 엔도와 카카와가 뒤에서 협력수비를 하여 빼앗어 내어 빠른 역습으로 이어간다.
공은 사진순서대로 혼다와 카가와를 거처 기요타게까지 가는 동안 아무 방해 없이 패스가 되었다. 4번사진을 보면 카가와가 페널티에어리어로 들어올 때 우리 수비들은 더 빨리 뛰어가 앞에서 막지 못하고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2-0으로 지고 있던 나머지 정신력까지 바닥을 치고 있었다.
5번사진에서 기요타게가 패스를 줄 때 어이없이 이재성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카가와의 발앞으로 가서 실점을 허용했다. 기요타게를 막지 못한 박주호 선수의 잘못이 너무 컸다. |
3-0이 되자 일본은 서서히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로 해외파선수들을 대부분 교체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골이라도 넣길 바라는 마음에 계속되는 공격수 투입이 이어졌다. 주전선수들이 빠진 일본이라 조금씩 균형이 무너져 패스미스 및 뒷공간이 계속 노출 되었다. 공격을 계속 만들어 찬스를 만들었지만 3-0의 충격으로 1:1찬스와 득점찬스를 계속 허무하게 날리며 국민들의 마음을 잃었다. 결국 1골도 넣지 못하고 경기는 3-0으로 11년 만에 원정 무패 징크스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4. 패배요인
위 사진은 네이버에서 퍼온 사진이다.
(1) 기초통계
- 일단 기초통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유효슈팅 차이이다. 그냥 슈팅의 갯수가 똑같지만 질적으로 좋은 유효슈팅의 차이가 2배가 넘는다. 이것은 일본이 효율적인 공격과 슈팅 정확도가 좋았다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코너킥의 숫자 차이가 무려 4배가 가깝다. 코너킥의 숫자는 얼마만큼 측면공격이 활발했냐?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일본의 우치다와 고마노가 우리나라 차두리와 김영권, 박주호 보다 많은 오버래핑으로 측면공격을 시도했다.
다음은 볼 점유율을 보면 토탈 57/43%라고 되어 있지만, 일본이 주도권을 가지고 공격을 했을때 거의 70/30의 점유율로 한국을 압도했다. 마지막으로 패스성공률을 보면 일본이 무려 82%의 성공률이라는 것은 하세베와 엔도가 미드필더라인에서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를 이끌었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78%라는 낮지 않은 성공률이지만 패스갯수가 낮다. 이것은 짧은패스 보다는 무리한 긴 패스로 빠른 공격을 진행 했다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2) 이청용, 지동원, 손흥민의 결장!
-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유럽파의 몸 컨디션의 난조로 차출을 할 수 없었다.
9개월아웃된 이청용을 비롯하여 고열로 쓰러진 어린 손흥민,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적응중인 지동원까지 정예멤버가 올 수 없었기 때문에 졌다. 만약 3명의 선수가 모두 왔더라면 최소한 3-0의 점수차는 아니었을 것이다.
(3) 박지성, 이영표의 공백.
- 여전히 A매치를 치르고 나오는 답은 박지성, 이영표의 대체자 혹은 공백이다. 이번 한일전이 끝나고 더더욱 저 두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박지성이 지휘하는 중원과 이영표가 지휘하는 수비진에서 모두 실수가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저 두 선수는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
(4) 득점찬스를 놓치다.
- 수비고질병과 더불어, 공격수의 결정력이 이번 경기를 통해 절실하게 느껴졌다. 위의 기초 통계에서도 유효슈팅의 차이가 결정력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전반전 이근호의 헤딩슛, 후반전 구자철의 1:1 상황, 김신욱의 두 번의 득점찬스 모두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5) 일본 해외파의 성장.
일본의 해외파들이 무섭게 성장해 버렸다. 지난시즌 도르트문트의 우승의 주역 카가와신지, 끊임없는 이적설의 혼다, 구자철의 팀동료 하세베마코토, 챔피언스리그4강의 주역 우치다까지 모두 이번 한일전에서 활약했다. 특히 카가와신지와 우치다의 플레이는 보는 내내 왜 유럽에서 주전으로 뛰는지 증명해 보였다.
결론 - 스포츠 경기 외적으로 많은 의미가 내제된 한일전이었지만 결과는 한국의 3-0 대패로 끝났다. 분명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엄청난 분노로 대표팀을 욕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경기가 끝나자 너무 분해서 많은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못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 강해진 것이다. 역시 해외감독의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자케로니 감독이 유벤투스에서 경질되었다고 하지만, 빅클럽의 감독의 자리에 있던 사람을 함부로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조광래감독의 만화축구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보여줄 수 없는 만화로 끝이 났다. 이번 75번째 한일전의 전적은 40승 22무 13패가 되었다. 다음 한일전에서는 기필코 이기길 기원해본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당~
감독의 전술 선택 실패와 선수들의 잔실수가 이어지면서 참사를 낳았네요 ㅠ.ㅠ 레알이 바르샤 상대로 맞불놓고 5대0 당한 후로 절대 그런일 안한듯, 조광래감독도 글쓰신 무리뉴 감독처럼 깨달음을 얻고 안되는걸 무리하게 도전하는 일은 두번다시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 잘읽었씁니다.
잘 읽었습니다~좋은정보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좋은정보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축구팬들께서 조광래 감독은 책임지고 물러나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계속 다른 감독만 찾다보면, 또 우리나라는 다른 전술에 적응해야되고 시험해야될 것입니다. 한일전을 떠나 조광래의 평가전은 지금까지 잘해왔습니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조광래감독을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중원에서 완전 탈탈 털린겜이죠.우리가 공격할땐 나와서 수비를 빼주거나 아님 중원에서 볼을 받아주고 해야 하는데
오로지 로빙볼 크로스로 인한 떨굼형식이던데 김식욱땜에 그런지 몰라도
많이 뛰고 중원에서 모든걸 시작하는 세계축구실태에서 너무 예전방식의 전술이 아니였나 싶네요.
압박하는 모습도 우린 몰려서 압박하고 일본은 압박을 하더라도 뒤에서 받쳐주는 너무 쉬운 수비를 하게 하는게
너무 안타깝기만 하더군요.패스도 느리고 패스 받은 볼 컨트롤도 미숙해보였구.그만큼 패스자체도 느려서
오히려 일본 수비의 안정화에 도움만 주는격...암튼 오히려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같은 조에 속해서
그때는 멋진 경기를 펼쳤으면
잘 분석했넹!! 다음 경기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