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새벽에 도착한 곳은 조치원입니다.
여기에서 청주까지 50리 (20km) 입니다.
우리는 배가 고프지만 음식을 사 먹을 돈도 없습니다.
그런데 전에 내가 청주교동 국민학교 다닐 때 이곳 조치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통 중심지 이고 공장이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 견학을 온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공장들이 모두 초토화 된 것이고 굴뚝도 다 무너 졌습니다.
우리는 청주로 들어가는 신작로로 들어가는데
가로수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충북 도민의 귀향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길 가에는
"들어와 식사하고 가세요"
라고 쓰여 있습니다.
우리가 안의 마당으로 들어가자
기와집의 문 앞에는 구두와 고무신들이 많고
방에서는 식사하며 즐거운 소리가 들려 옵니다.
우리가 마당에서 서성거릴때
부엌에서 풍채가 좋은 부인이 나오다가
거지같은 우리3형제를 아래 위를 훑어보다가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대접에 멀건 배추국 국물을 떠와서
"밥이 다 떨어졌으니 이거라도 먹고 가거라"
고 합니다.
우리형제들은 한모금씩 마셨습니다
배추 건더기가 한개뿐 입니다.
나는 큰 형의 등에 업혀 가다가
조금씩 걷기도 합니다.
(계속)
첫댓글 아이고 배가 얼마나 고팠을까요
어서오세요 시인김정래님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배가 고팠어요. 밥이 없으면 다시하면 되는데
저희들을 무시한 것이지요 하하하
말그대로
삶 자체가 고생이네요.
청담골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그때는 모든 국민들이 다 고생하였어요
고생고생
난석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그때에 비하면 오늘의 행복은 참으로 엄청 큰 것입니다.
밥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잖아요? 하하하
그래서 옛어른들 말씀이
입은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얻어 먹는다고
했습니다.
속이야 어떻든간에 겉모습을
많이보고 평가를 했다는것이지요.
드디어 청주로 귀향길이군요.
뿌뜨러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우리삼형제의 몰골은 거지중의 상거지입니다 하하하
창피해
울컥해집니다.....
아픈데 배추잎 하나놓고 3형제가....먹는다니...
모두가 위정자놈들의 짓이건만....
피해는 착한 형제가 받고 있네요......아...스바......
세상이 뭐이런...
충청도 사람들이 원래 인ㅅ김이 좋은데
이날 보여준 것은 아주 나빠요 밥은 다시해야지요
우리가 거지같아서 무시한 것입니다.
@형광등등 오 그런거 였군요....
너무했네.....기다리라 하고 다시하면 되는것을 .....
배고픈거 그것도 참 못견디는것 중 하나지요....ㅋ
설음이란 설음은 다받고....고생 지겹도록 하시고....음...
@장안 그들이 밥을 하는것은 정부미입니다.
이 얘기~ 6.25 전쟁인가요?
저는 울 엄마가 그러시는데
피난 당시 조치원 뚝에 올랐다 내렸다
장난기로 시름을 잠시 잊었다는 ~~
오육칠공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아 부모님께서는 6.25 경험을 하셨군요
조치원은 참 좋은 곳입니다.
문둥이 시인 한하운님이 생각납니다
걷다 걷다 발가락 하나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귀향길이라 고충을 감내하면서
계속 걸어 갑니다
어서오세요 유무이님 감사합니다.
이제 전쟁이 긑나는듯 하지만 다시 시작하고 우리는 더 힘든 겨울 피난을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