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7월 16일(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천마, 다시 만나다」를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기 천마총 발굴단장은 “‘아차! 나와서는 안 될 유물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라고 1973년 발굴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천마도는, 하늘로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백마처럼 보이는 말 그림입니다.
말다래는 말의 발굽에서 튀는 흙을 막기 위해 안장 밑으로 늘어뜨리는 판이지요.
▲ 천마총에서 발굴된 천마도가 그려진 국보 <말다래>
신라의 예술혼이 즈믄해(천년)의 긴 세월 동안 암흑 속에서 살아있었던
세계적 유물 천마도. 김정기 단장은 유기물로 된 유물이 햇빛에 노출돼
미세한 가루로 변하여 감쪽같이 형태를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을 경험했기에
또 그런 일을 당할까 봐 눈앞이 캄캄해진 것입니다.
심하게 썩은 상태였던 말다래.
발굴단은 겹친 말다래 사이로 여러 개의 대칼을 조심스럽게 꽂아 넣고
그 밑으로 켄트지를 끼워 넣습니다.
그렇게 해서 천마도 말다래를 무사히 걷어낸 다음
소독된 화선지로 쌓아 상자에 집어넣음으로써 숨죽였던 천마도 발굴을 끝낸 것입니다.
하지만, 빛에 약한 탓에 상시 공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1997년, 2009년 특별전 때 2차례 공개한 이후
계속 수장고에 보관하였다가
2014년 고향인 경주로 돌아와 신라능묘 특별전 때 공개했으며,
그로부터 9년 만에 다시 공개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천마총의 말다래가 나오기 이전에는 존재를 알 수 없었던
금관총과 금령총에서 확인된 천마도 함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2014년 국립경주박물관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에 전시되었던 천마도 그려진 말다래 재현품